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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요예측 결과 공개의무, 아무도 몰랐다니 공시의무 규정에도 불구, 증권사 감독당국 인지 못해

서세미 기자공개 2012-05-23 12:07:26

이 기사는 2012년 05월 23일 12:0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그동안 발행기업과 대표주관사들이 회사채 수요예측 결과를 공개하지 않은 것은 공시의무를 위반한 것이었다. 증권사들은 수요예측을 실시한 이후에는 그 결과를 공시해야 한다는 기준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를 인지하지 못했다. 심지어 기준을 만든 감독당국마저도 제대로 알지 못했다.

회사채 수요예측 결과가 증권신고서에 공시되기 시작한 것은 지난 16일 우리투자증권이 신한금융지주의 하이브리드채권에 대해 정정공시를 내면서 부터다. 이후 입찰을 실시한 코오롱글로벌, 대선산업가스 등은 신한금융지주와 동일한 형식으로 수요예측 결과를 공시하고 있다. 그 전에 발행된 한국캐피탈, AJ렌터카, STX 등과는 명백히 구분되는 현상이다.

◇ 청약률 등 수요예측 결과 공시 의무

신한금융지주 하이브리드채를 전후로 시장의 태도가 180도로 바뀔 수 있었던 이유는 '기업공시서식 작성기준'에 명시된 규정 때문이다. 지난 4월15일 도입된 새로운 기준에 따르면 수요예측을 하게 되면 증권형태에 상관없이 공모가격 결정과정에 대한 공시가 필요하다. 공모가격 결정에 대해 언급한 제2-1-3조에서 금융감독원은 '공모가격 결정을 위해 수요예측을 실시한 경우 수요예측 참여내역, 수요예측 신청가격 분포, 배정내용 등을 기재해야 한다'고 돼 있다.

즉 회사채 수요예측제도가 도입되기 전부터 수요예측 결과에 대한 공시가 필요하다는 규정이 마련돼 있던 셈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신한금융지주 이전의 발행 회사채에서 수요에측 결과가 공시되지 않은 것은 대표주관사를 맡은 증권사는 물론 규정을 작성한 금감원까지 해당 규정에 대해 무지했기 때문인 것으로 파악된다.

실제로 금감원은 '기업공시서식 작성기준'에서 요구한 수요예측 결과를 공시하지 않은 한국캐피탈, AJ렌터카, STX 등에 대해 정정공시를 요구하지 않았다.

시장에 의하면 수요예측 결과를 공시해야 된다는 점을 먼저 지적한 것은 금융당국이 아닌 우리투자증권이다. 우리투자증권은 제도 개선 이후 첫 대표주관을 맡은 신한금융지주 하이브리드채에 대한 수요예측을 실시하기에 앞서 관련 규정을 철저히 검토, '기업공시서식 작성기준'에 언급된 기재 요구사항을 금감원과 확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 결과, 금감원은 증권신고서에 '증권발행조건확정'을 공시할 당시 수요예측 결과를 표기할 것을 요구했다.

지난 16일 우리투자증권은 증권신고서 정정공시를 통해 수요예측에 참여한 기관수, 참여수량, 청약률 등은 물론 금리수준 별로 가격 분포도를 공개했다. 이에 따라 신한금융지주 다음으로 수요예측을 실시한 코오롱글로벌과 대성산업가스도 규정에 따라 관련 결과를 공시하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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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양증권이 대표주관을 맡은 코오롱글로벌(BBB, 안정적)은 5월18일 정정신고를 통해 수요예측 결과를 공시한 결과, 참여한 기관투자자가 하나도 없었던 것으로 밝혀졌다.KB투자증권이 대표주관을 맡은 대성산업가스 역시 5월21일 발행 예정이었던 1000억원 중 600억원 이상의 미매각이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청약률, 참여수량 등의 공개가 의무화되지 않았다면 대표주관사 선에서 조용히 넘어갈 수도 있었을 것이다. 신한금융지주 이전에 수요예측을 완료한 회사채의 경우가 그렇다. 한국투자증권이 대표주관사였던 한국캐피탈, 한국투자증권과 현대증권이 대표주관사였던 AJ렌터카의 경우 오버부킹(over-booking) 결과 발행금리가 희망금리 하단 혹은 그 이하에서 결정됐다. 하지만 수요예측 신청가격이나 청약률이공개되지 않아 유효수요를 적정 수준에서 결정했는지 판단하기 어렵다. KB투자증권이 대표주관을 맡은 STX의 경우 미매각이 발생했으나, 그 규모나 기관투자자들의 제시금리 수준이 어느 정도 였는지는 주관사의 말에 의존할 수 밖에 없다.

◇ 수요예측 결과 공시, 대형 증권사에게 유리

우리투자증권은 수요예측 결과 공시를 리드하면서 회사채 시장의 선두주자로 자리매김한 모습이다. 비록 수요예측 제도 이후 첫 테입을 끊은 것은 한국투자증권, KB투자증권이지만 우리투자증권은 첫 수요예측을 통해 대형 증권사다운 면모를 보였다는 평가다.

우리투자증권처럼 우량 발행사를 주고객으로 삼는 증권사들은 수요예측 결과에 대한 부담감이 상대적으로 덜하다. 발행사들도 비교적 무리한 금리 수준을 요구하지 않는 편인데다 기관 투자자 수요가 충분히 많기 때문이다. 오히려 수요예측 결과를 꺼려하던 것은 중소형 증권사들이다. 주로 A급 이하의 발행사들을 중심으로 대표주관을 맡고 있어 미매각 위험이 상대적으로 높은 탓이다.

기관투자자들을 상대로 미매각이 발생한 물량은 인수한 후 유통시장을 통해 매각할 수는 있지만 이 경우 예전 관행을 답습한다는 비판을 피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자체 인수한 후 수수료 녹이기 등 방법을 통해 유통시장에서 회사채를 매매할 경우 제도 변경의 의미가 퇴색될 우려가 있다. 미매각 물량 발생에 따른 평판 리스크 또한 간과할 수 없다.

시장 관계자는 "제도 초기단계인 만큼 다양한 형태의 사례들이 나타날 것"이라며 "앞으로 제도가 원래 취지에 맞게 흘러가기 위해서는 금융당국에서 좀 더 철저하게 증권사들의 행태나 보고 방식을 모니터링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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