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광그룹 계열사 자진상폐, 지배구조 강화? 큐릭스홀딩스 적자 지속…티브로드홀딩스와 합병 포석
안경주 기자공개 2012-07-16 10:15:09
이 기사는 2012년 07월 16일 10:1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태광그룹이 방송사업부문에 대한 지배구조 개선 작업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종합유선방송사업자(MSO)의 방송 소유규제 완화로 티브로드홀딩스와 큐릭스홀딩스 합병이 가능해지면서 이를 위한 사전 작업으로 상장 자회사 2곳에 대해 자진 상장폐지 절차를 밟고 있다는 분석이다.특히 상장 폐지가 확정되면 태광그룹의 상장 자회사 수는 기존의 5곳에서 3곳으로 줄어들고, 방송사업부문에서의 상장회사는 전무하게 돼 이같은 분석에 힘을 실어준다. 또 현재 이원화되어 있는 방송사업부문 지배구조를 일원화해 사업 경쟁력 역시 강화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16일 업계와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태광그룹은 티브로드한빛방송과 티브로드도봉강북방송을 공개 매수를 거쳐 상장폐지시킬 계획이다. 공개매수 기간은 오는 23일까지다. 티브로드한빛방송은 티브로드홀딩스가, 티브로드도봉강북방송은 큐릭스홀딩스가 각각 유통 주식을 사들여 상장폐지한다.
회사측은 "유상증자 등의 방법을 통한 자본조달 실적이 없는 등 주권상장 유지의 실익이 없다"면서 "(티브로드한빛방송과 티브로드도봉강북방송의) 발행주식 상장을 폐지해 비상장 회사로 전환함으로써 경영활동의 유연성, 의사결정의 신속함을 확보하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두 회사가 비상장 회사로 전환되면 태광그룹의 상장 자회사는 태광산업, 대한화섬, 흥국화재해상보험 3곳만 남게된다. 특히 태광그룹의 방송사업부문 중 상장회사는 남지 않게 된다.
이를 두고 업계 안팎에선 MSO의 방송 소유규제 완화에 대비해 티브로드홀딩스와 큐릭스홀딩스 합병을 위한 사전 작업에 나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특정 MSO가 전체 케이블 가입 가구수의 3분의 1을 넘지 못하도록 한 규정을 케이블·위성방송·IPTV(인터넷방송) 등 '모든 유료방송 가구의 3분의 1 초과 금지'로 MSO 소유규제가 완화되는 만큼 이원화해서 사업장을 운영할 필요성이 없기 때문이다. 따라서 그동안 사업을 추진하는데 있어 소액주주의 저항을 받아왔던 태광그룹이 사전에 위험요소를 차단하고 나섰다는 분석이다.
또한 티브로드홀딩스와 큐릭스홀딩스는 법적으로 분리돼 있지만 지난 4월부터 티브로드홀딩스의 이상윤 대표이사가 큐릭스홀딩스 대표이사를 겸임하고 있는 등 사실상 동일 기업처럼 경영을 해오고 있다는 점도 이같은 분석에 힘이 실리는 이유다.
인수 이후 지속되어온 실적 악화도 합병 가능성을 점치게 한다. 태광그룹은 2009년 업계 5위인 큐릭스홀딩스를 인수한 이후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은 흑자전환을 하지 못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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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무엇보다 합병 가능성을 점치는 것은 태광그룹 방송사업부문에 대한 총수일가의 지배구조가 더욱 강화된다는 것이다.
현재 티브로드홀딩스는 이호진 전 회장이 24.47% 지분을 보유한 대주주로, 이 회장의 장남 이현준씨가 8.21%, 태광산업 59.05%, 태광관광개발 8.08%, 일주학술문화재단 0.17% 등으로 구성돼 있다. 큐릭스홀딩스는 티브로드홀딩스 60%와 태광산업 40%로 지분이 구성돼 있다.
따라서 티브로드홀딩스와 큐릭스홀딩스가 합병되면 이호진 전 회장과 태광산업이 100% 지배하는 구조가 된다. 이는 태광그룹 이호진 전 회장 등 총수일가의 방송사업부문 사업지배구조가 더욱 탄탄해 진다는 의미다.
업계 관계자는 "태광그룹은 방송사업부문으로의 진출 및 확장을 시도하면서 지배구조를 총수일가에게 집중하려고 했다"면서 "이번 자진 상폐도 복잡하게 얽혀있는 지분구조를 정리하면서 지배구조를 돈독히 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또 "티브로드홀딩스와 큐릭스홀딩스가 합병되면 태광그룹의 방송사업부문이 하나의 지주회사로 일원화하게 되고 총수일가의 지배구조도 강화될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지배구조 정리작업이 마무리되면 태광그룹의 3대 주력사업 가운데 섬유사업부문을 제외한 금융업과 방송사업 부문에서 대주주인 이호진 전 회장의 영향력이 더욱 강화된다. 이미 태광그룹 금융사업부문 지배구조 정점에 있는 흥국생명보험 지분 59.2%를 이호진 전 회장이 보유하고 있다. 흥국증권 지분 68.8%도 보유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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