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12년 07월 25일 10시11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호남석유화학이 어닝쇼크를 기록했다. 2분기 연결기준으로 323억 원의 영업 손실을 기록한 것. 증권가는 어닝쇼크를 기록해도 영업이익은 500억 원 안팎이 될 것으로 전망했다. 하지만 뚜껑을 열어 보니 실적은 전망치를 한참 밑돌며 적자를 기록했다. 호남석유화학 실적 전망치를 내놓은 증권사 22곳 가운데 적자를 예상한 곳은 단 한 곳도 없었다.석유화학 제품의 매출 등락이 큰 탓에 호남석유화학의 어닝쇼크도 업종 특성 탓이라는 해석이 일각에서 나온다. 하지만 비슷한 석유화학 업종인 LG화학과 금호석유화학의 2분기 실적은 시장 전망치와 큰 차이가 나지 않았다. 호남석유화학의 전망치만 유독 크게 빗나간 것을 업종 특성 탓이라고 보기엔 납득하기 어려운 면이 많다.
애널리스트에 책임을 물어야 할까. 속사정을 알고 보면 애널리스트보다는 호남석유화학에 책임이 크다는 평가가 많다. 호남석유화학과 시장간 소통 부족으로 빚어진 상황이란 평가다. 단 한곳의 증권사도 2분기 영업적자를 예상하지 못했다는 점도 그런 평가를 방증한다.
호남석유화학은 그간 시장과의 접촉을 꺼려왔다. 금융감독원 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호남석유화학은 2010년 해외 기업설명회(IR) 이후 공식 기업설명회를 중단했다. IR과 홍보업무를 담당하는 인력도 올 초까지 1~2명에 불과했다.
정보제공도 소홀했다. 핵심 계열사로 꼽히는 타이탄케미칼의 실적을 그간 외부에 공개하지 않았다. 타이탄케미칼이 어닝쇼크의 주범으로 꼽힌다는 점은 그래서 의미심장하다. 증권사 애널리스트가 그간 입소문과 추정치로 산출했던 타이탄 2분기 실적 전망이 이번에 크게 빗나갔다. 영업 손실 100억 원 안팎을 전망했지만 실제로는 690억 원의 손실을 기록한 것.
허수영 호남석유화학 사장이 올해 초 취임하면서 시장과의 소통을 강화하는 움직임을 보이기도 했다. IR·홍보 업무를 전담하는 대외협력팀을 신설하고 5명의 인원을 확충하기도 했다. 하지만 대외협력팀이 신설되고 나서도 시장과의 소통은 미진했다. 기업설명회는 전무했고 실적발표도 공시로 간단히 처리했다. 이러한 상황은 투자자들의 직간접 피해로 이어졌을 개연성이 충분하다. 실적 발표 다음날인 24일 호남석유화학의 주가는 전일보다 5.71% 하락한 23만1000원에 마감했다.
호남석유화학의 소통 부재 사례는 비단 이번만이 아니다. 자회사인 케이피케미칼과의 합병을 추진한 지 4년이 지나도록 이렇다 할 결론을 내리지 못하고 있다. 합병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가 연기하기를 번복하면서 혼선을 빚기도 했다.
연매출 20조원대의 호남석유화학은 시가총액으로 유가증권시장 상장기업 가운데 32위 기업이다. 다수 투자자와의 이해관계가 얽혀있고, 시장과의 접촉면도 크다. 그 위상만큼이나 시장과의 소통을 강화해 다시 신뢰를 회복하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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