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12년 08월 28일 08:4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드림허브프로젝트금융투자㈜ 이사회에서 코레일 측 이사 3명은 반대입장을 나타냈으나 타 출자사 이사들의 찬성으로 보상계획 승인이 의결됐다." "(코레일은) 자금조달 계획이 불확실한 상태에서 보상이 추진될 경우 자칫 더 큰 혼란을 야기시킬 수도 있다고 판단을 해 왔다."지난 23일 한국철도공사(이하 코레일)가 낸 보도자료 내용이다. 용산 국제업무지구 개발사업의 자산관리 위탁업무를 맡고 있는 용산역세권개발㈜이 서부이촌동 주민들의 보상계획을 발표한 바로 다음날이다. 이유는 일부 언론에서 기사화한 '코레일이 주민과의 약속을 지켜야 한다는 공감대를 바탕으로 보상안을 승인했다'는 문구를 반박하기 위해서였다.
코레일은 용산국제업무지구개발사업의 발주처이자 드림허브프로젝트금융투자㈜(이하 드림허브)의 최대출자사(25%)이다. 사업의 성공을 바라는 핵심 주체 중 하나다. 하지만 보도자료의 내용은 분위기가 사뭇 다르다. 용산역세권개발㈜이 내놓은 서부이촌동 주민들의 보상계획에 전혀 동의하지 않았다. 게다가 보상을 위한 자금조달 계획이 불확실하다고 명징한 실토까지 했다.
드림허브 이사회의 세부 회의 내용은 공식적으로는 확인할 수 없다. 하지만 코레일은 찬반입장을 구체적으로 밝혔고 대응은 기민했다. 보상계획이 발표된 후 채 하루가 지나지 않아 반박자료를 내놓았다. 언론이 보상계획을 기사화하는 시간을 고려하면 이미 관련 계획의 승인이 날 때부터 반박자료를 염두에 뒀을 가능성도 충분하다.
이해하기 힘든 모습은 용산역세권개발㈜도 보였다. 용산역세권개발㈜은 보상계획 발표 다음날로 예정된 기자회견을 23일 오후 돌연 취소했다. 이유는 보상계획에 대한 보도자료가 이른 시간에 배포돼 관련 설명회를 여는 게 무리라는 것이었다. 납득하기 힘든 설명이다. 보상계획을 위한 이사회 논의는 올해 들어서만 4번째 열렸다. 보상계획은 아직 제대로 수립되지 않아 보인다.
실제로 용산역세권개발㈜이 내놓은 보상계획에 따르면 자금조달 부분은 지나칠만큼 간략하다. '금융컨설팅 결과 트리플원과 부띠크오피스텔, 펜토미니엄 등 3개 빌딩에 대한 분양매출채권 유동화로 최대 5조6000억원의 자금조달이 가능할 것', '이를 통한 보상비 마련과 공사비 충당도 문제 없을 것'. 이게 전부다. 건설업계 안팎의 예상에 따르면 보상비는 최대 3조원을 넘을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금액을 보면 보상 역사상 최대 규모에 이를 것으로 보이지만 보상계획은 확정안도 없는 컨설팅 내용 뿐이다.
'분양매출채권유동화'란 나중에 받을 분양대금을 투자자들을 통해 미리 받는다는 것이다. 용산역세권개발㈜은 내년에 건축인·허가가 나고 시공사 등이 결정되면 이 금융구조를 통해 5.5% 정도의 낮은 금리로 자금조달이 가능하다고 보고 있다. 하지만 마땅한 담보없이 사업성만을 기초로 자금을 조달하는 방식이어서 프로젝트파이낸싱(PF·Project Financing) 금융구조와 크게 다르지 않다. 부동산 침체기인 요즘엔 신규 PF대출은 거의 사라졌다. 보상계획에 대한 시장의 반응은 싸늘했다.
코레일과 용산역세권개발㈜은 단군 이래 최대라던 사업의 시작부터 엇박자를 내고 있다. 용산역세권개발㈜은 여론 등에 밀려 서둘러 보상계획을 발표했고 코레일은 곧바로 이 계획을 부정하고 나섰다. 어쩌면 끝내 PF구조로 선회할 수 밖에 없었던 지금의 상황을 서로 인정하기 싫었을지 모른다. 외부에 밝힌 보상계획 어디에도 PF구조란 말은 없다. 하지만 기자의 개인적인 질문에 용산역세권개발㈜의 한 관계자는 "PF가 맞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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