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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오일뱅크, 돈줄 말라붙고 IPO 멀어지고 영업현금창출력 급감...차입금 늘면서 재무구조 악화

김익환 기자공개 2012-09-05 15:26:13

이 기사는 2012년 09월 05일 15:2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현대오일뱅크가 시황 악화로 속앓이를 하고 있다. 사업 부진이 이어지면서 벌어들이는 현금이 말라 붙었다. 부족한 영업현금흐름을 메우기 위해서 차입금을 늘려나갔다. 늘어난 차입금에 오일뱅크의 재무구조는 나날이 나빠지고 있다. 앞서 오일뱅크는 시황 악화로 기업공개(IPO)를 철회한 바 있다. 상반기 여건을 놓고 볼 때 기업공개(IPO) 재추진은 당분간 어려울 전망이다.

5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이하 개별 기준) 오일뱅크의 영업활동현금흐름은 -3773억 원으로 지난해 상반기(1123억 원) 대비 적자로 전환했다. 영업활동현금흐름은 영업을 통한 현금창출력의 시금석 역할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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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업활동현금흐름이 적자로 전환한 것은 우선 시황악화에 따라 상반기에 당기순손실을 기록한 영향이 컸다. 두바이유는 올해 2분기 배럴당 95달러로 1분기말(배럴당 120달러) 대비 하락하면서 정제마진도 급락했다. 덩달아 상반기 당기순손실로 1084억 원을 기록했다. 지난해엔 시황 호조로 2358억 원의 순이익을 기록했다.

영업현금창출력의 또 다른 지표인 상각전영업이익(EBITDA, 영업이익+감가상각비+무형자산상각비)도 크게 악화됐다. 올해 상반기 EBITDA는 1121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72.6% 감소했다.

오일뱅크는 돈줄이 말라붙자 차입금을 대폭 늘려나갔다. 상반기 총차입금은 3조5161억 원이다. 2011년 상반기 2조9433억 원, 2011년말 2조7058억 원에서 크게 늘어난 수치다. 지난해 1월과 3월 회사채로 4000억 원을 조달했고, 단기차입금도 크게 늘렸다.

차입금이 늘면서 재무구조가 악화됐다. 올해 상반기 부채비율은 234.07%를 기록했다. 2010년말과 2011년말 각각 200.64%, 215.06%에서 나날이 부채비율은 상승하고 있는 셈이다. 차입금의존도 역시 올해 39.99%로 2011년말 36.95%, 2010년말 33.53%보다 높아졌다.

차입확대는 환율 변동 위험도 키웠다. 오일뱅크는 단기차입금인 뱅커스유전스(Banker's USANCE)를 중심으로 차입금을 크게 늘렸다.오일뱅크의 상반기 뱅커스유전스 규모는 1조798억 원으로 지난해말 대비 3배 가까이 늘었다.

지난해 고도화설비 완공으로 원유 구매가 늘면서 유전스 규모도 크게 늘었다. 원유 뱅커스유전스는 차환이 쉽다는 장점이 있지만 환율이 상승하면 손실이 발생한다. 지난 7월 회사채 3000억 원을 발행해 뱅커스유전스 1218억원과 기업어음(CP) 1800억 원을 상환하면서 단기차입 부담을 다소 덜어냈다.

다만 오일뱅크는 조달 여건이 좋고 유형자산이 넉넉하다는 점에서 재무융통성은 우수하다는 평가다. NICE신용평가는 평가보고서를 통해"유산스 차입금은 외환시장 교란 때 차환에 어려움을 겪을 수 있지만 오일뱅크는 풍부한 차입한도와 대체 가능한 자금조달수단을 보유하고 있어 원할한 대응력을 갖추고 있다"며 "토지(장부가액 9,566억 원, 자산재평가 후) 등 유형자산, 환금성이 우수한 운전자금 등 활용 가능한 자산을 다수 보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재무구조가 악화되면서 오일뱅크의 IPO 재추진 시점도 점점 멀어지고 있다. 지난 6월15일 오일뱅크는 유럽발 재정위기 등을 이유로 추진하던 기업공개를 철회한다고 밝혔다. 무기한 보류된 IPO는 오일뱅크의 여건을 감안할 때 당분간 어려울 전망이다. 시황 악화로 기업 가치의 잣대인 EBITDA가 크게 줄어든 점을 감안하면 특히 그렇다.

'상각전 영업이익 대비 기업가치(EV/EBITDA)' 방식으로 정유업계 평균 EBITDA 배수(10~11배)를 적용하면 오일뱅크의 기업가치는 올해 초까지 7조 원 안팎으로 추정됐다. 하지만 올해 상반기 EBITDA가 크게 줄어든 점을 감안하면 오일뱅크의 기업가치는 크게 줄어든 것으로 보인다. 그 까닭에 오일뱅크는 일단 올해는 물론 당분간 상장 카드를 다시 꺼내지는 않을 계획이다.

오일뱅크 관계자는 "지분에 대한 적정한 평가를 받게 되는 해가 되면 상장을 추진하겠지만 시황이 어려운 올해는 물론 당분간 상장은 어렵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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