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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 흐르듯' 순조로웠던 EMLSI-에스이티아이 M&A 우호적 관계 덕에 과도한 경영권 프리미엄 발생하지 않아

권일운 기자공개 2012-09-20 18:00:35

이 기사는 2012년 09월 20일 18:0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EMLSI의 에스이티아이 경영권 인수 작업은 '물 흐르듯' 순조로웠다. 투자-재무구조 개선-경영권 확보라는 일련의 과정으로 이뤄진 이번 인수합병(M&A)을 놓고 시장에서는 "최근 사례를 찾아보기 힘들 정도로 매끄럽게 진행된 코스닥 기업간 M&A"라고 평가하고 있다.

EMLSI가 에스이티아이 인수를 위해 투입한 비용은 총 46억4800만 원. 지난 7월 이뤄진 유상증자에 26억4800만 원, 최대주주인 나이스그룹 산하 서울전자통신이 보유한 지분을 인수하는 데 10억 원이 들었다. 여기에 지난해 발행한 신주인수권부사채(BW)의 워런트를 보통주로 전환하기 위해 주금 10억 원을 납입했다.

증권업계에서는 에스이티아이 지분 26.83%가 50억 원 미만에 거래된 데는 매각-인수 측의 관계가 우호적이었던 점이 결정적으로 작용했다고 보고 있다. 에스이티아이의 기사회생을 위한 '구원투수'로 EMLSI를 영입한 나이스그룹이 회사의 미래 가치를 위해서라도 EMLSI에 경영권을 넘기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판단했다는 얘기다.

실제로 EMLSI가 BW 인수를 통해 경영에 참여한 지난해 8월 에스이티아이는 창사 이래 최대의 위기를 겪고 있었다. 시장 예측에 실패한 나머지 적자가 계속되고 있었고 재고 자산 규모가 220억 원에 달했다. 단기차입금은 150억 원까지 늘어나 상반기에만 57억 원의 금융비용을 지출하는 상태였다.

긴급 수혈을 통해 급한 불을 끄는데 성공한 에스이티아이는 EMLSI의 이승훈 부사장을 대표이사로 영입, 체질 개선에 나섰다. 이 대표는 극심한 침체를 겪었던 EMLSI를 정상화시키는 데 일등 공신으로 꼽히는 인물이다. 이런 이유에서 이 대표는 에스이티아이를 기사회생시킬 적임자로 발탁됐고 회사는 올 상반기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이승훈 대표가 회사의 사업과 재무구조 정상화에 주력하는 동안 EMLSI는 지원 사격에 나섰다. 에스이티아이의 주주배정 유상증자에서 발생한 실권주를 전량 인수한 것. 여기에는 서울전자통신의 배려도 작용했다. 지분율 희석과는 무관하게 믿고 영입한 파트너에게 힘을 실어준다는 의도였다.

경영권은 EMLSI로 넘어갔지만 서울전자통신은 여전히 에스이티아이의 지분 26.09%를 보유한 2대 주주다. 시장에서는 서울전자통신이 향후 블록딜(Block Deal) 형식으로 이 지분을 매각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다만 에스이티아이의 정상화 작업이 아직 마무리되지는 않은 까닭에 당장 거래가 이뤄지지는 않을 전망이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에스이티아이가 팹리스(Fabless) 반도체 기업 정상화의 최고 전문가 집단인 EMLSI를 새 주인으로 맞이한 만큼 경영 정상화에 한층 더 탄력이 생길 것"이라며 "서울전자통신은 향후 에스이티아이의 실적이 완전히 회복됐다고 판단하는 시점이 돼야 이 지분을 처분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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