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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라운제과, '만성적자' 베이커리 품에 안은 이유는 자본잠식 불가피...모회사 피해 확산 방지 차원

정준화 기자공개 2012-10-26 15:59:48

이 기사는 2012년 10월 26일 15:5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크라운제과가 '만성적자' 자회사인 크라운베이커리를 품에 안았다. 사측은 합병을 통한 통합운영으로 시너지를 발휘하기 위한 목적이라고 밝히지만 '합병' 자체가 불가피한 선택이었다는 점을 감안할 때 승부수가 통할 지는 미지수다.

26일 업계에 따르면 크라운제과는 오는 12월 27일 100%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크라운베이커리와 합병을 진행한다. 존속회사는 크라운제과며, 크라운베이커리는 해산절차를 밟게 된다.

크라운제과의 생과사업부로 출발해 지난 1988년 별도 법인으로 분리된 크라운베이커리가 24년 만에 다시 크라운제과 품으로 돌아가는 셈이다.

이번 결정은 크라운베이커리의 만성적자가 주된 원인으로 지목된다. 크라운베이커리는 설립 이후 2000년대 초반까지만해도 제빵 시장을 주름잡았던 1위 업체였지만 이후 파리바게트의 도약으로 선두 자리를 완전히 내준 이후 실적 부진에 골병을 앓았다.

2000년대 중반부터 당기순손실을 기록한 이후 2008년부터 5년간은 매년 30억~50억 원 가량의 적자를 면치 못했다. 부채비율도 1200%대로 치솟으며 재무상황이 악화됐다.

올 상반기 기준 자본총계는 34억 원으로 내년 자본잠식이 불가피한 상황이었다. 크라운제과가 이 시점에서 크라운베이커리와 합병을 결정한 것도 더 이상 크라운베이커리를 놔둬서는 안되겠다는 판단에서다. 자본잠식에 빠질 경우 증자 등을 통한 추가적인 자본 투입이나, 사업 철수 등의 기로에 놓이게 된다.

크라운제과는 크라운베이커리를 합병한 후 크라운제과가 가진 역량을 투입해 크라운베이커리의 체질 자체를 바꾸겠다는 계획이다. 신규 브랜드를 런칭하고 기존 매장에 대한 지원도 강화하겠다는 복안이다. 고급 베이커리 매장인 딜리델리 매장도 확대해 차별화된 전략을 펼칠 예정이다.

크라운제과의 신용도가 크라운베이커리 보다 높아 자금 조달 코스트도 낮추는 효과를 기대해 볼 수 있다. 크라운제과는 2008년에도 100% 자회사인 크라운스낵을 합병해 비용절감 및 통합효과를 본 적이 있어 이번 합병에도 기대를 거는 모습이다.

하지만 관련업계에서는 빠리바게트의 득세가 여전하고 외식업체 프랜차이즈 가맹점이 우후죽순으로 늘고 있는 상황에서 위기 상황을 타개하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이번 합병은 자회사의 손실로 인해 모회사가 더 큰 피해를 입는 것을 방지하기 위한 차원에서 진행된 측면이 크다"며 "특별한 계기가 있지 않은 이상 과거의 영예를 되찾아오기는 어려운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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