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12년 10월 30일 11시34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LG생명과학은 제약업계 '모범생'으로 통한다. 앞날을 내다보고 연구개발(R&D)에 집중해서다. 투자 씀씀이도 제약업계 으뜸이었다. 충청북도 오송생명과학단지에 들어선 신공장은 대표적 투자 성과다.투자는 짙은 그늘도 남겼다. 투자금 마련을 위해 차입금을 늘리면서 재무구조가 악화됐다. 문제는 투자가 실적으로 연결되지 않았다는 점이다. 약가인하로 적자가 이어지면서 악재가 겹쳤다.
오송 공장을 비롯한 설비투자는 아직 마무리되지 않았다. 투자금 추가지출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다만 정일재 사장이 부임하면서 사업구조의 변화가 눈에 띈다. R&D 모범생 이미지를 벗고 수익성을 끌어올리는 실험을 단행하고 있다.
◇ 아낌없는 투자의 그늘, 재무구조 악화일로
LG생명과학은 R&D에 아낌없는 투자를 진행했다. 2009년~2011년 R&D투자비로 1895억 원을 썼다. 투자규모로는 혁신형제약기업 가운데 3위다. 올해 상반기에도 376억 원을 투자했고 연말까지 750억원을 집행할 계획이다. R&D투자 비중은 매출의 19~20%수준으로 상위제약사 가운데 가장 높다.
2009년부터 올해 말까지 오송 공장에 1428억 원을 투자할 계획이다. 아울러 2013년 말까지 항체 바이오의약품 설비투자 380억 원을 추가로 집행한다. LG생명과학은 2010년과 2011년 각각 상각전영업이익(EBITDA, 연결기준)으로 375억 원, 313억 원을 기록했다.
300억대 현금창출력으로는 R&D 투자금과 운전자금을 충당하기에도 벅차다. 그 까닭에 LG생명과학은 외부조달에 속도를 냈다. 투자 첫발을 뗀 2009년부터 차입금은 불어났다. 총차입금(연결기준)은 2009년 592억 원에서 올해 상반기 2087억 원으로 크게 늘었다.
덩달아 재무구조도 악화됐다. 2009년 말 부채비율과 차입금의존도는 각각 62%, 16%였다. 불어나는 차입금 탓에 올해 상반기 부채비율과 차입금의존도는 각각 121%, 39%를 기록했다.
LG생명과학의 재무구조 악화는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다. 올 들어서 현금창출력은 급감했고 설비투자는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LG생명과학은 2012년과 2013년 설비투자로 각각 238억 원, 116억 원을 지출할 계획이다.
|
◇ 웅답없는 R&D투자 ...약가인하로 적자 지속
연구개발과 설비투자는 아직 실적으로 응답하지 못하고 있다. 항생제 '팩티브'를 비롯한 자체개발 신약은 실적기여도가 낮았다. 신약 성과물도 최근 눈에 띄는 게 없다. 설상가상으로 올해 4월 시행된 약가인하로 실적은 급감했다.
LG생명과학은 올해 3분기 누적으로 37억 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로 적자로 돌아선 것이다. 누적 매출액도 2803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44% 감소했다.
LG생명과학 관계자는 "약가인하 등으로 수익성은 감소했는데 생산비를 비롯한 지출은 변동이 없어 수익성이 악화된 것"이라며 "4분기에는 타제약사와 판매제휴 및 기술수출 계약을 할 계획이라 올해는 적자수준은 면할 것"이라고 밝혔다.
현금창출력도 급감했다. 올해 상반기 기준 영업으로부터 창출된 현금흐름은 -148억 원으로 지난해 상반기 38억 원에서 마이너스로 전환했다. 현금창출력이 급감하면서 곳간이 비자 차입금(회사채 500억 원 발행)으로 이를 메우고 있다.
◇ 정일재 사장의 실험, 향방은?
LG생명과학은 잇단 실적악화의 돌파구를 찾고 있다. LG그룹 경영관리팀과 LG유플러스를 거친 정일재 사장이 부임하면서 사업 전략 변화가 두드러진다. 자체제품에 대한 연구개발·생산·판매를 전담했던 LG생명과학은 타제약사와 손잡고 분업화 체계를 갖추기 시작했다.
LG생명과학 관계자는 "선택과 집중으로 수익성을 끌어올리려고 한다"며 "순환계열, 관절염과 당뇨병 계열 신약 개발에 집중하고 다른 비주력상품은 라이선스 계약을 통해 타제약사에 생산·판매를 맡겨 수익성을 개선할 것"이라고 밝혔다.
올초 한국화이자와 손잡고 제네릭(복제약) 시장에 진출한 게 눈에 띈다. 자체 개발한 제품을 생산·판매하는 대신 다국적제약사의 복제약을 생산한다. 또 자체 생산한 B형간염신약 '베시포시어'의 생산·판매를 일동제약에 맡겼다.
LG생명과학 관계자는 "신약에 대한 연구개발을 위해선 자금력이 뒷받침돼야 한다"며 "타제약사와 협력을 튼실화하면서 수익성을 건실화해서 연구개발을 지속할 것"이라고 밝혔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best clicks
최신뉴스 in 전체기사
-
- 청약증거금 2조 몰린 쎄크, 공모청약 흥행 '28일 상장'
- [영상/Red&Blue]겹경사 대한항공, 아쉬운 주가
- [i-point]모아라이프플러스, 충북대학교와 공동연구 협약 체결
- [i-point]폴라리스오피스, KT클라우드 ‘AI Foundry' 파트너로 참여
- [i-point]고영, 용인시와 지연역계 진로교육 업무협약
- [i-point]DS단석, 1분기 매출·영업이익 동반 성장
- [피스피스스튜디오 IPO]안정적 지배구조, 공모 부담요소 줄였다
- 한국은행, 관세 전쟁에 손발 묶였다…5월에 쏠리는 눈
- [보험사 CSM 점검]현대해상, 가정 변경 충격 속 뚜렷한 신계약 '질적 성과'
- [8대 카드사 지각변동]신한카드, 굳건한 비카드 강자…롯데·BC 성장세 주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