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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유플러스, 3Q 시장 '나홀로 오판' 왜? 1분기부터 "출혈경쟁 없을 것" 공언..재무구조 더 악화, 밸런싱전략도 의구심

김장환 기자공개 2012-11-05 17:32:25

이 기사는 2012년 11월 05일 17시32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LG유플러스의 올 3분기 저조한 실적에 결정적 영향을 미친 것은 단연 마케팅비용 증가다. 물론 과도한 마케팅 경쟁에 발목을 잡힌 것은 비단 LG유플러스만은 아니다. 3분기는 특히 이통사들의 LTE 가입자 유치 보조금 경쟁이 유독 심했다. 삼성전자의 갤럭시S3 가격이 출시 한 달 만에 20만 원까지 떨어졌을 정도다.

그럼에도 LG유플러스의 3분기 저조한 실적에 유독 눈이 가는 이유가 있다. 1분기부터 공개석상에서 "하반기에는 시장이 안정화 돼 마케팅 비용이 줄게 될 것"이라고 '호언장담' 해왔기 때문이다. 그것도 그룹의 가장 핵심, 미래 전략 수립의 중축이 되고 있는 재무팀에서 나왔던 얘기다. 하지만 시장의 상황은 정확히 '반대' 방향으로 흘렀다.

◇ 3Q 시장 과열 '주춤' 해 진다더니, 과도한 보조금 경쟁에 그만….

LG유플러스는 1분기부터 꾸준히 올 하반기에는 호실적을 내놓을 수 있을 것이란 전망을 내놨다. 4세대(G) 롱텀에볼루션(LTE) 시장이 점차 안정화되고 마케팅 과열 경쟁이 일정 수준 후퇴할 것이라고 봤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발 빠르게 LTE 시장을 선점한 영향이 올 하반기 실적에 투영될 것으로 봤다.

시장의 평가도 호의적이었다. 무엇보다 가입자당평균매출(ARPU) 증가세가 놀라웠다. SKT, KT는 모두 하락곡선을 그릴 때 LG유플러스의 올해 ARPU(무선 3분기 말 3만5312원, 서비스 3만565원)는 계속된 상승세를 보였다. 상대적으로 통신 사용료가 비싼 4G 사용자 유입이 빠르게 확산되면서 ARPU 믹스가 좋아진 영향으로 분석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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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전환점'이 될 것이라던 3분기, 실적은 그야말로 '곤두박질'쳤다. 올해 가장 저점으로 예상한 2분기에는 영업이익(31억 원)이라도 냈다. 정작 3분기에 마이너스 61억 원의 영업적자를 기록했다.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2.8% 증가한 2조8362억 원을 올렸음에도 영업이익률은 - 0.3%. 감가상각전영업이익(EBITDA)은 3506억 원에 그쳐 전년보다 500억 원이 줄었다. 외형만 커지고 실속은 챙기지 못했다.

일단은 LG유플러스가 생각했던 '기본 전제'부터 틀렸다. 3분기부터 시장 과열 현상이 수그러들 것이라고 했지만 오히려 경쟁은 심화됐다. 하이닉스라는 '대어' 잡기에 몰두했던 SK텔레콤, 2G '셧다운'에 묶였던 KT는 뒤늦은 LTE 경쟁에서 마케팅 경쟁을 촉발시켰다. 삼성전자가 내놓은 신제품(갤럭시S3, 노트2)도 과열 경쟁에 한 몫을 했다. 경쟁사들이 뛰고 있는데 LG유플러스 혼자 마케팅 경쟁에서 동떨어져 있을 수는 없는 노릇이었다.

이 같은 3분기 상황에 대해 LG유플러스는 '이상 과열 현상'이라고 설명했다. 성기섭 LG유플러스 재무최고책임자(CFO·전무)는 지난 1일 3분기 실적 컨퍼런스콜 자리에서 "비정상적인 시장 과열에 따라 마케팅비용 급속도로 증가했다"며 "LTE 시장에 집중하고 가입자 확보를 위해 마케팅비용 지출이 늘다보니 수익이 생각보다 덜 나오는 현상이 빚어졌다"고 밝혔다.

◇ 경쟁사 마케팅비 늘린다는데..나 홀로 시장 흐름 '오판'

그러나 3분기 마케팅 과열 심화는 예상 못할 비정상적인 요인으로 보기가 어려웠다는 것이 시장의 판단이다. 비슷한 시기 연달아 실적을 발표했던 다른 이동통신사(이통사)들이 공식적으로 밝힌 얘기만 해도 LG유플러스의 말은 의아한 대목이다. 지난 2분기 SKT나 KT 모두 실적발표를 통해 "3Q 마케팅비용을 비슷한 수준 혹은 전 분기 이상으로 집행하게 될 것"이라는 입장을 분명히 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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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는 2분기 실적발표 당시 "시장경쟁을 과열시켜 가입자를 획득하고자 하는 것은 아니다"라면서도 "전반적인 마케팅 비용은 증가 추세이고 (앞으로 하반기에도) 현 상태가 적절한 수준이라고 생각하고 있다"고 밝혔다. 당시 KT의 마케팅비용(별도기준)은 6270억 원으로 전 분기(4570억 원)보다 1700억 원가량이 상승한 상태였다.

SKT도 비슷한 생각을 밝혔기는 마찬가지다. 당시 SKT는 컨퍼런스콜을 통해 "3분기 전체 시장은 사업자별 경쟁 자중 노력이 시작될 것"이라면서도 "하지만 신규 단말기 출시에 따른 시장 확대로 인해 일시적인 경쟁이 발생할 것으로 보여 (마케팅 비용 지출에) 부담이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결국 업계에서는 LG유플러스가 업계의 동향을 읽는 데 실패했다는 지적을 내놓고 있다. 물론 타사와 다른 특별한 요인이 있었거나 업종 전반에 이상 흐름이 있었다고 치면 오인이 있을 수는 있다. 하지만 경쟁사들이 하나같이 '비관적' 전망을 내놓을 때 혼자만 '장밋빛' 시장전망을 예상했다는 점은 납득하기가 어렵다는 지적이다.

증권사의 한 관계자는 "IR 과정에서 시장에 내포돼 있는 부정적 유인들을 희석시키기 위한 시도로 볼 수는 있다"면서도 "물론 기업 경영의 가장 핵심인 재무팀에서 내놓은 시장 전망이 정반대였다는 점과 공식적인 커뮤니케이션 과정에서 나온 발언이었다는 점에서 실질적인 시장 관측에 실패했다고 볼 여지는 있다"고 지목했다.

◇ '밸런싱 전략', 재무개선 언제쯤?.."내년 상반기까지는 힘들 듯"

문제는 가장 기본적인 시장 관측 조차 실패하면서 LG유플러스가 시장에 공언했던 사안들도 덩달아 불안감을 키우고 있다는 점이다. 특히 올해 초부터 지속적으로 밝혀왔던 소위 '밸런싱 전략', 또 재무구조 개선 약속이 과연 언제쯤 지켜질 수 있을지가 관심사다. 이번 분기에도 LG유플러스는 4분기부터 이익을 보는데 치중하고 재무구조 개선 작업도 시작하겠다는 생각을 밝혔다. 이미 지난 1분기부터 투자자들과 관련 약속을 해왔지만 지켜지지 않은데다 시장흐름 오판과 맞물려 불신을 키우고 있다는 지적이다.

결론적으로 업계에서는 이통사들이 처해있는 현실을 볼 때 최소 내년 상반기까지 LG유플러스가 관련 약속을 지키기는 어려울 것이란 지적을 내놓는다. LG유플러스는 내년부터 LTE 설비 고도화 작업에 들어가고, 또 VoLTE 서비스 상용화도 본격화할 계획이다. 기본적으로 VoLTE 서비스를 위해서는 LTE 망이 전국에 촘촘히 깔려야 한다. 대형 투자비 지출이 내년에도 지속될 수밖에 없는 셈이다.

여기에 마케팅 과열 경쟁 역시 최소 내년 상반기까지는 계속될 것이란 전망도 있어 부담이 크다. 현재 방송통신위원회가 추진 중인 보조금 규제가 강화되면 내년 초부터 시장 경쟁이 주춤할 것이란 예측도 있다. 하지만 보조금 출혈 경쟁은 일반적으로 신제품 출시에 따라 흐름을 같이 한다. 이에 따라 조만간 공개될 아이폰5 및 내년도 초 갤럭시S3의 후속모델이 나오게 되면 다시 극대화 될 것이란 예측도 있다.

한편, LG유플러스의 올 3분기 재무구조는 역대 최악의 상태였던 지난 2분기보다도 더욱 악화된 상태다. 순차입금은 전 분기보다 1000억 원 가량 증가한 4조3000억 원까지 치솟았다. 부채비율 역시 전 분기 대비 1.1%포인트 가량 증가한 201.9%까지 올랐다. 3분기 LTE 투자와 마케팅 경쟁을 벌이면서 부족한 자금력을 외부에 의존하면서 빚어진 현상으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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