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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권단·금호산업 모두 불행하지 않으려면

김영수 기자공개 2012-11-15 08:02:38

이 기사는 2012년 11월 15일 08:0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기옥 금호산업 총괄사장 사임에 따른 후폭풍이 만만치 않다. 채권단 내에서 조차 부천 중동 PF사업장(리첸시아)을 놓고 채권금융회사간 첨예한 대립을 벌이는 과정에서 벌어진 일이라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하지만 채권단 내 갈등은 갈수록 꼬이고 있다. 우리은행이 지난 달 말 채권단에 상정한 2차 부의안건도 부결될 가능성이 큰 상황이다. 더구나 이번 2차 부의안건에 대해 우리은행과 같은 PF대주단인 농협도 불만을 품고 부동의 표를 던지는 일이 벌어졌다. 이처럼 각 채권금융회사의 이해관계가 복잡하게 얽히면서 채권단 전체로 갈등이 확산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문제는 올해 결산이 끝나는 12월 이후다. 직접공사비 지급을 주요 골자로 한 이번 2차 부의안이 통과되지 못할 경우 금호산업 정상화는 일부 차질이 불가피하다. 손실확대로 인한 재무구조 악화로 내년에 관리종목(6월 말 현재 자본잠식률 87.2%)으로 지정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이다. 이른 시일 내에 재무구조 개선을 위한 감자가 필요한 것도 이 때문이다.

관리종목으로 지정될 경우 채권단 및 PF대주단의 투자금액 회수는 요원해질 수 밖에 없다. 결국 '채권금융회사간 자율협약에 의해 회생가능한 기업을 살려보자'는 워크아웃의 궁극적인 취지는 무색해지고 채권단, PF대주단, 금호산업 모두 불행한 결과를 맞게 되는 것이다.

따라서 현 시점에서 채권단 내 갈등은 차치하더라도 금호산업의 현재 재무 및 유동성 상태 등이 어떠한지 살펴보고, 이에 따른 감자문제 등을 본격적으로 논의해야 한다. 이를 통해 정상화가 가능한지, 어떠한 방법으로 정상화를 추진할 것인가에 대한 검토가 다각도로 이뤄져야 한다. 감자 등을 통해 정상화를 지속적으로 추진할 수 있다면 이를 우선 해결하는 것이 옳다.

물론 이 같은 방향성에 대해서는 주채권은행인 우리은행이 전체 채권단을 설득할 논거를 만들고, 동의를 구해야 한다. 그 과정에서 다른 채권금융회사의 의견을 수렴하고 반영해 절충안을 제시하는 것도 우리은행이 할 일이다.

현재 갈등을 빚고 있는 부천 사업장 처리문제에 대해서는 끝까지 이견을 좁히지 못한다면 채권금융기관조정위원회의 조정을 받던가, 이마저도 어렵다면 소송을 통해 해결하면 된다. 서로 신뢰할 수 없다고 주장하는 고래(채권금융회사) 싸움에 새우(금호산업) 등이 터지게 해서는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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