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사업다각화' 해법 통할까 공공 IT사업 입찰 제한, 그룹물량 기대'無'..해외시장, 신사업 모색
김장환 기자공개 2013-01-08 16:10:44
[편집자주]
시스템통합(SI) 산업에 칼바람이 분다. 대기업을 비롯한 SI업계는 그간 계열사 일감을 기반삼아 승승장구했다. 하지만 당국의 규제망이 촘촘해지면서 타격이 불가피하다. 산업이 성숙기에 진입하면서 실적 성장세도 둔화되고 있다. 신사업 발굴 등 SI업계의 대응전략과 현황을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13년 01월 08일 16:1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SK C&C는 SK그룹의 유일한 전산서비스통합(SI) 업체다. 비록 외형은 주력계열사들에 비해 작지만, 지배구조상 SK그룹의 최고 정점에 서 있기도 하다. 그만큼 어떤 SI업체들보다도 재계의 관심을 끄는 곳이기도 하다.올해는 SK C&C에 그 어느 때보다 힘든 한해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대기업의 계열사간 물량 몰아주기 규제가 강화되고, 상호출자제한 기업의 공공기관 IT사업 입찰도 제한된다. 물론 대기업 SI업체들이 함께 갖고 있는 공통분모이기도 하다.
그럼에도 SK C&C가 그리고 있는 2013년 한해 전망은 '장밋빛'이다. 올해를 시작으로 2015년에는 또 다른 모습의 기업이 될 수 있을 것이란 자신감도 내비치고 있다. 무엇보다 위기상황을 극복할 수 있는 해답을 찾았기 때문이다. 바로 '사업다각화'와 '글로벌'이다.
◇ 공공 IT사업 입찰 제한 부담, 그룹 물량도 기대 어려워
SK C&C는 수년간 안정적 수익률을 올려오고 있다. 대기업들의 그룹내 물량 몰아주기 규제 움직임과 글로벌 경기 침체 여파가 잇따른 지난해에도 전년에 비해 크게 증가한 매출액과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더불어 영업이익률도 8%대의 안정적 수준을 유지하고 있는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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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3분기 말 연결재무제표 기준 SK C&C의 매출액은 1조5837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8.7% 증가했다. 영업이익도 10.2% 증가한 1317억 원을 기록했다. 다만 당기순이익은 2643억 원으로 같은 기간 40.2% 줄었다. 또 영업이익률은 8.32%로 전년(10.47%)에 비해 소폭 하락했다.
이 같은 호실적에도 불구하고 재무구조는 예년에 비해 둔화된 모습을 보이고 있다. 기본적으로 현금흐름이 악화되면서 발생한 현상으로 풀이된다. SK C&C의 지난 3분기 영업활동현금흐름(NCF)은 382억 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665억 원)보다 300억 원 가량 하락했다. 유입된 현금이 그만큼 줄었다는 의미다.
무엇보다 지난해 말 104.7%였던 부채비율이 지난해 3분기 말에는 121.7%로 17%포인트 늘었다. 부채비율의 증가는 전체적인 차입금의 증대가 결정적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3분기 말 기준 총차입금은 1조6743억 원으로 전년 말(1조2479억 원)보다 4000억 원 가량 늘었다. 현금성자산은 4810억 원으로 순차입금은 1조1933억 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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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작 문제는 공공입찰 제한제도에 따라 올해 다가오는 수익성 부담이다. 국내에서는 지난 1월1일부터 소프트웨어산업 진흥법이 본격적으로 시행됐다. 이에 따라 55개 상호출자제한기업에 속한 SI업체들은 공공기관이 발주한 IT사업에 입찰하지 못하게 된다. SK C&C 역시 관련법에 따라 공공 IT사업 입찰을 제한받게 된다.
당장 이 법이 시행됐다고 해서 수익성에 심각한 타격은 입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SK C&C의 매출에서 공공입찰 사업이 차지하는 규모는 15%대로 여타 SI업체에 비해 그리 높지가 않다. 또 정부에서 아직 확정하지 않은 '예외조항'이 결정되면 대기업도 일부 참여할 수 있는 공공사업 분야가 생길 수 있어 15%대 매출을 전부 잃을 가능성은 희박하다.
하지만 기존 '먹거리 시장'에 작게나마 출입제한선이 생겼다는 점은 여러모로 부담이다. 대기업의 SI업체라는 장점, 확고한 기술력을 확보하고 있는 기업임에도 공공기관 발주 사업에는 참여를 못하게 됐다. 적다고는 해도 연간 안정적으로 올려왔던 일정수준의 매출을 또 다른 곳에서 찾아야 하는 부담도 안게 됐다.
이런 이유로 SK C&C 내부에서 위기의식이 강하게 자리 잡고 있다. 크지는 않다고 하나 공공기관 발주 물량 입찰에 규제가 생겼고, 또 그룹내 물량에 기대기도 어렵다. 현재까지 국내외에서 단연 돋보이는 수주 실적을 이어가고 있는 SK C&C지만 현재 상황에서 안주하기가 어려운 것은 마찬가지다.
◇ 글로벌시장 먹거리 찾기, 사업다각화 숙제
SK C&C는 이 같은 부담을 탈피하기 위해 올해부터 신사업을 찾는데 만전을 기하기로 했다. '4th To-Be' 계획 하에 2015년까지는 IT서비스기업이 아닌 새로운 모습의 기업으로 발돋움하겠다는 각오다. '4th To-Be'는 3년 단위로 실시되는 사업계획안으로 지난해를 끝으로 세 번째 종료됐다.
일단 SK C&C는 글로벌 시장에서 신사업을 찾는데 주력하겠다는 계획이다. SK C&C는 미국, 중국, 인도, 네덜란드 등 현재 전 세계 19개 국가에 진출해있다. 아직까지는 전체 매출에서 글로벌 매출이 차지하는 비중이 크지는 않다. 하지만 지난해 방글라데시, 말레이시아 등 해외에서 연이어 성공했던 수주 성과를 보면 올해 급속한 글로벌 매출 신장이 예상되고 있다.
특히 방글라데시와 말레이시아 사업 수주의 경우 동남아시아에 IT사업을 뻗어나갈 수 있는 교두보를 마련했다는 의미부여가 가능하다. 향후 관련 시장에서 더욱 전방위로 사업을 확대해나갈 수 있을 것이란 전망이다. 만약 이 같은 꿈이 현실화되면, 국내 공공입찰 제한으로 인한 매출 저하폭을 만회하고도 남을만한 수준의 실적을 해외에서 올릴 수 있을 것이란 기대가 나온다.
더불어 SK C&C는 단순 IT업종뿐만 아니라 다양한 분야로의 사업다각화도 모색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정부의 경제민주화 계획, 대기업에 대한 내부자간 거래 규제, 또 중소기업과 상생을 강조하는 기류에 따라 단순 IT업체만으로는 성장 여력에 한계가 있다는 지적을 꾸준히 해왔다. 물론 SK C&C뿐만 아니라 삼성SDS, LG CNS 등 SI업체들을 향한 공통의 경고 메시지였다.
이에 따라 SK C&C는 SK엔카(엔카네트워크), 인디펜던스 등 IT업종과는 다소 동떨어져 있으면서 그룹의 신성장동력으로 삼을 수 있을만한 업체들을 본격적으로 키울 것으로 전망된다. SK엔카는 자동차매매, 인디펜던스는 영상제작 및 게임, 소프트웨어 개발을 영위하고 있다. 특히 SK엔카는 지난해 전년 동기 대비 1000억 원가량 급신장한 5000억 원대 매출을 올린 것으로 전해져, 향후 그룹의 핵심 사업체로 성장할 가능성이 높게 점쳐진다.
정철길 SK C&C 대표는 지난 2일 신년사를 통해 "기존사업의 수익성을 강화하고 글로벌·신성장 사업에서 구체적 성과를 가시화할 것"이라며 "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응하고 성과를 낼 수 있는 기업문화 정착과 기업 가치를 지속적으로 높여나가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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