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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권사, 미매각회사채 다 팔았다 8개 대형사 잔액 2000억 불과…금리하락 기조에 모두 처분

임정수 기자/ 이승연 기자공개 2013-01-21 10:05:40

이 기사는 2013년 01월 21일 10:0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한때 3조 원에 육박했던 것으로 알려진 증권사 보유 미매각 회사채가 거의 해소된 것으로 나타났다. 증권사들은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추가 인하에 대한 기대로 연초부터 시장금리가 큰 폭으로 하락한 틈을 타 수요예측에서 비싼 금리에 떠안은 회사채를 대거 시장에 매출할 수 있었다.

증권업계의 미매각 회사채 해소용으로 채권담보부증권(CBO)을 만들자는 목소리도 잦아들었다. 지난해 11월 이후 증권업계 미매각 회사채가 급증하자 일부 증권사를 중심으로 회사채 위기설이 제기되는가 하면 업계가 공동으로 CBO를 조성해 미매각 회사채를 해소할 수 있도록 허용해 달라고 금융감독당국에 청원하는 일까지 있었다.

◇ 증권사 미매각 회사채 최대 2100억 원…한국>현대>신한금투>대우>KB 順

21일 머니투데이더벨이 대우증권 우리투자증권 한국투자증권 삼성증권 현대증권 신한금융투자 KB투자증권 동부증권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8개 증권사가 보유한 미매각 회사채 총액은 2000억~2100억 원 수준인 것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12월 초만 해도 회사채 인수에 적극적인 증권사들은 평균 3000억~4000억 원 가량의 미매각 회사채를 보유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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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더벨, 구두 조사)

그러나 현재 가장 많은 미매각 물량을 보유한 한국투자증권도 그 규모가 1000억 원에 그쳤다. 지난 해 회사채 북(book) 규모를 증권업계 최대 규모인 5000억 원 까지 늘린 것을 고려하면 현재 4000억 원 가량의 회사채를 추가로 인수할 수 있는 여유가 남아있는 셈이다. 한국투자증권 관계자는 "미매각을 떠안았다고 해서 급하게 시장에 내다팔기 보다는 시장상황을 고려해 적절한 매도 타이밍을 찾아 조금 씩 정리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뒤를 이어 현대증권이 490억 원, 신한금융투자가 300~400억 원의 미매각 회사채를 보유하고 있었다. 대우증권과 KB투자증권은 각각 100억 원 씩, 동부증권이 50억 원을 보유했다.

최근 미매각 물량을 모두 시장에 내다 판 증권사들도 있었다. 지난 해 미매각으로 떠 안은 회사채가 수천억 원에 달했던 우리투자증권은 지난 해 말 부터 올해 초 까지 미매각 회사채를 모두 정리한 것으로 조사됐다. 우리투자증권 관계자는 "최근 까지 삼성물산과 CJ계열사 등에 대한 미매각 물량을 보유했다가 연초에 모두 유통시장에서 매각했다"고 말했다. 삼성증권도 올들어 미매각 물량을 모두 정리했다고 밝혔다.

◇ 금리하락 국면에 모두 정리…매각시 손실 크거나 등급 낮은 채권만 남아

증권사들은 최근의 금리 하락 국면을 이용해 미매각 채권을 시장에 내다 팔았다. 금리인하에 대한 기대감이 일면서 국고채 금리와 회사채 스프레드가 동반 하락한 데 따른 것이다. 지난 해 말 절대수익률 기준으로 3.27%까지 상승했던 3년 만기 AA등급 회사채 민평 금리는 최근 3.09% 까지 떨어졌다. A등급의 경우에도 3.67% 까지 올랐다가 3.50%로 하락했다. 지난 해 말 한 때 4%를 넘어섰던 A-등급의 3년물 수익률도 최근 3.83%로 내려앉았다

특히 증권사들은 대한항공을 비롯해 심성물산 GS칼텍스 대우조선해양 대림산업 LG상사 삼성물산 두산중공업 등의 회사채를 대거 처분한 것으로 파악됐다. 이들 중 대부분은 지난 해 10월 이후 발행된 종목들이다. 5년물 대한항공의 경우 4.36%에 발행돼 4.30~4.33%에 대규모 물량이 거래됐다.대한항공 3년물의 경우에도 발행금리 보다 낮은 금리로 대규모 거래가 성사됐다. 3.31%에 발행된 5년물 삼성물산의 경우 3.35% 언저리에 거래가 이뤄지는 등 일부 채권에 대해서는 증권사들이 손실을 감수하고 시장에 내다 팔았다.

남아 있는 미매각 물량 또한 증권사가 일부 손실을 부담하면 충분히 시장에서 매각할 수 있는 채권들인 것으로 평가된다. 발행금리 보다 시장금리가 소폭 높은 수준에 형성돼 있어 증권사들이 매각 시기를 저울질 하고 있다. 아시아나항공(BBB+) 등 극소수의 채권만 신용등급이 낮아 기관투자가에 매각하기 어려운 채권인 것으로 파악됐다.

증권사 관계자는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추가로 인하할 것이라는 기대감이 일고 있어, 시장 상황을 보면서 남아있는 미매각채권의 매각 시기를 저울질 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BBB+ 등급인 아시아나항공은 기관투자가에게 매각할 수 없기 때문에 소매채권으로 팔아, 미매각 부담을 해소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 회사채 수요 폭발…금리 조금만 높여도 바로 팔려

미매각 물량이 해소되고 시장 유통금리가 떨어지는 등 회사채 수요가 활발하다는 점이 확인되면서 최근 제기되는 회사채 위기설이 지나치게 과장된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 제기된다.

증권업계는 지난 해 A급 이하 기업의 회사채 발행이 어려워질 것이라며 미매각채권을 기초로 한 프라이머리담보부채권(P-CBO) 발행할 것을 요구하는 등 정부가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주장했었다. 하지만 최근 증권사들이 미매각 물량을 유통시장에서 내 놓는 과정에서 회사채가 한 주에 3조 원 이상 거래되면서 회사채에 대한 충분한 수요가 있음이 확인됐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회사채 금리를 조금만 올려서 시장에 내 놓아도 바로 바로 팔려나간다"면서 "가격이 문제이지 회사채에 대한 절대 수요는 충분한 것 같다"고 전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증권사들이 회사채 인수 북을 비웠으니 다시 여유가 많이 생기게 됐다"면서 "미매각 부담은 증권사들이 손실을 감수할 수 있느냐의 문제일 뿐 시장이 경색된 것은 아니다"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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