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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금공, 은행 커버드본드 벤치마크 세우다 첫 민간 커버드본드 성공적 발행…은행권 관심집중

한희연 기자공개 2013-02-27 18:26:44

이 기사는 2013년 02월 27일 18:2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시중은행 대출자산을 기초로 한 커버드본드 발행에 물꼬가 트였다. 한국주택금융공사는 첫 민간 해외 커버드본드 발행을 성공적으로 이끌며 그 포문을 열었다.

지난해 이후 시중은행의 적격대출은 크게 늘고 있다. MBS나 커버드본드를 발행할 수 있는 담보자산이 쌓이고 있는 셈이다. 이번 커버드본드가 성공적으로 발행된 것을 계기로 시중은행들의 커버드본드 발행이 줄을 이을지 주목된다.

◇ 첫 민간자산 유동화 커버드본드 발행…적격대출 쌓여가는 은행, 주금공 딜 주목

국제금융시장에 따르면 주택금융공사는 27일 새벽 5억 달러 규모의 해외 커버드본드 발행에 성공했다. 만기는 5년6개월이며, 발행금리는 '미국 국채수익률(T)+100bp'로 결정됐다. 지난 밤 유럽 시장 악재로 시장 상황이 좋지만은 않았지만, 이니셜 가이던스인 'T+110bp'에서 10bp를 낮추며 발행을 성사시켰다.

주택금융공사가 해외 커버드본드를 발행한 것은 이번이 세 번째다. 다만 지난 두번의 커버드본드가 공사의 보금자리론을 유동화 한 것이라면, 이번에는 스탠다드차타드은행의 대출자산을 유동화한 첫 민간 커버드본드다.

커버드본드는 은행이 신용으로 발행한 일반 채권이지만 담보자산에서 우선적으로 변제받을 수 있는 권리가 부여된다는 속성이 있다. 민간부문 대출과 모기지 등을 담보로 발행되는 채권이라는 점에서 자산유동화증권(ABS)과 유사하지만 안전성이 높아 발행사 입장에서는 조달금리를 낮출 수 있다.

그동안 국내기관 중 법제화된 커버드본드를 발행할 수 있는 곳은 한국주택금융공사가 유일했다. 하지만 커버드본드의 법제화 문제가 해결되면서 은행들도 이 부분에 관심을 가질 수 있게 됐다. 커버드본드법은 지난 1월 국무회의를 통과해 오는 8월부터 본격적으로 시행될 예정이다.

가계부채 문제 대책으로 장기 고정금리 대출인 적격대출을 권장하며 은행의 적격대출은 지속적으로 늘고 있으며, 이들 대출의 유동화 수요도 커지고 있는 추세다. 지난해 스탠다드차타드은행, 한국씨티은행, 국민은행 등이 일부 참여했던 적격대출 유동화에 지난해말부터는 대형 시중은행들과 지방은행, 농협은행, 수협은행까지 참여하고 있다. 올해 적격대출과 보금자리론을 포함한 유동화 수요는 30~40조원에 이를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지난 22일 김중수 한국은행 총재와 8개 은행 대표들이 만난 '금융협의회' 자리에서도 커버드본드는 주요 논의 대상이었다. 이 자리에서 은행 대표들은 "현재 입법화 과정에 있는 커버드본드가 도입되어 활성화될 경우 은행의 장기자금 조달 비용을 줄여 수익성 개선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적격대출은 늘어나고 유동화 수요는 늘지만 MBS 등으로 이를 다 받아주기엔 주택금융공사도 한계가 있는 상황. 주택금융공사가 받아주지 못한 이후의 상황을 고려해야 하는 은행들에게 이번 커버드본드 발행이 초미의 관심사였음은 어찌 보면 당연한 일이다. 커버드본드 발행이 일반 조달보다 저렴하다고 여겨진다면 굳이 이를 마다할 필요가 없을 터. 이번 발행은 이를 확인시켜줄 무대였던 셈이다.

◇ 발행금리, 향후 커버드본드 벤치마크 자리매김…은행 커버드본드 발행 봇물 터질까

기대에 화답하듯 이번 주택금융공사 커버드본드는 발행금리 측면에서, 앞으로의 커버드본드 발행 시도에 벤치마크 역할을 하기 충분했다. 주택금융공사의 이번 커버드본드는 5년만기로 환산했을 때, 서브프라임 사태 이후 삼성전자 미국 법인을 제외하고는 LIBOR 대비로나 미국 국채 대비로나, 한국물중 가장 낮은 금리를 기록했다.

주택금융공사의 2016년 만기 기존 커버드본드의 유통금리를 5년만기 기준으로 환산했을 때도, 이번 채권이 40bp 가량 더 낮은 수준인 것으로 알려졌다. 시중은행이 현재 기발행 채권의 유통금리 수준을 감안할 때, 만약 일반채권이 아닌 커버드본드를 발행하면 단순 발행금리가 20~30bp 정도 낮은 수준이라는 설명이다.

게다가 민간 대출자산 커버드본드가 아직 많이 나오지는 않은 탓에 스프레드 또한 아직은 다소 벌어져 있는 상태. 앞으로 스프레드 축소를 예상한다면, 시중은행 입장에서 커버드 본드 발행 검토는 해볼만한 도전이라는 얘기가 나온다. 이번 주택금융공사의 커버드본드 발행 성공으로, 앞으로 민간 커버드본드 발행이 연이어 시도될 것이라는 전망이 허황되지만은 않았다는 얘기다. 다만 직접 발행과 주택금융공사를 통한 발행 등 방법상의 측면에서 어떤 점이 더 유리할 지 따져보는 일은 남은 과제다.

한편 국제신용평가회사 무디스는 지난 8일 주택금융공사가 발행하는 이번 커버드본드에 'Aa1' 등급을 부여했다. 국가가 발행하는 외평채가 'Aa3'임을 감안할 때 국내기관에서 발행하는 채권 중 가장 높은 등급이다. 이번 채권의 주관은 씨티그룹글로벌마켓증권, 스탠다드차타드, 노무라증권이 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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