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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엘리 유증, 일반공모 카드...셈법은 기존 주주 부담 덜고 흥행시 경영권 위협도 멀어져

정준화 기자공개 2013-03-06 13:41:40

이 기사는 2013년 03월 06일 13:4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1108억 원 규모로 진행 중인 현대엘리베이터 유상증자 경쟁률에 관심이 집중된다. 유상증자 경쟁률이 높을수록 2대 주주인 쉰들러의 경영권 위협에서 멀어질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현대엘리베이터는 내달 9일 상장을 목표로 신주 160만 주 발행을 추진 중이다. 예정발행가액은 증자 계획을 발표한 지난 달 20일 종가에서 25% 할인된 6만9300원이다. 삼성증권이 주관사며 오는 25~26일 이틀간 일반공모를 진행한다.

◇일반공모 방식 눈길...잇따른 증자는 주주에게 부담

눈길을 끄는 것은 증자방식이다. 이번 증자는 주주배정 후 실권주 일반공모 방식이 아닌 일반공모 방식으로 진행된다. 우리사주조합에 20%가 우선 배정되고 나머지 80%는 구주주 청약없이 일반공모로 소화한다.

보통 증자를 진행하면 신주 발행으로 인한 기존 주주의 지분율 하락을 막기 위해 주주들에게 우선적으로 배정하는 방식을 선호하기 마련이다. 특히 쉰들러와의 경영권 분쟁 이슈가 매번 불거지는 현대엘리베이터는 주주배정 방식이 더 적절할 법도 하다.

그럼에도 일반 공모를 택한 것은 잇따른 증자로 인한 주주 부담이 고려된 것으로 해석된다. 현대엘리베이터는 현대상선 증자에 참여하기 위한 자금을 마련키 위해 불과 두 달여 전인 지난 12월 826억 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진행했다. 당시 선택한 방식은 주주배정 후 실권주 일반공모였다.

주요 주주인 현대로지스틱스는 적자 상태임에도 현대엘리베이터 증자에 100억 원을 투입했고,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을 비롯한 현대그룹이 투입한 금액은 모두 200억 원이 넘었다. 잇따른 증자가 부담이 될 수 밖에 없는 셈이다.

◇ 유증 경쟁률에 촉각...경쟁률 높을수록 쉰들러 부담 가중

하지만 일반공모 방식의 증자를 진행하면 주주 부담은 없어진다. 기존 주주의 지분율이 다소 떨어질 수 있겠지만 경영권을 유지하는데는 문제가 없는 수준이라는 판단을 내린 것으로 해석된다.

증권신고서에 따르면 현정은 회장을 비롯한 현대그룹의 현대엘리베이터 지분율은 43.3%다. 여기에 우리사주조합 7%를 합하면 50.3%가 그룹 측 지분이다. 2대 주주인 쉰들러의 지분율은 35%로 현대그룹과 약 15%포인트 가량의 격차를 보이고 있다.

현대그룹이 이번 증자에 불참하면 지분율은 40% 밑으로 떨어지고, 쉰들러 역시 30% 초반대로 낮아진다. 하지만 현대그룹의 경우 현대엘리베이터 우리사주조합에 20%가 우선 배정돼 이들이 모두 참여할 경우 지분율이 7%에서 8.4%로 상향, 든든한 우군이 된다.

문제는 쉰들러가 이번 증자에 대거 참여해 현대그룹과의 지분율 격차를 줄일 것이냐는 점이다. 이 때문에 경쟁률 여부가 중요한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쉰들러가 1108억 원 증자에 참여해 기존 지분율 35%를 유지하려면 약 387억 원 가량의 자금을 투입해야 한다. 주주배정 방식일 때는 이 금액만큼만 필요하지만 일반공모 방식은 경쟁률에 따라 배정받는 주식수가 달라진다. 예컨대 경쟁률이 100대 1이면 3870억 원, 1000대 1이면 3조8700억 원의 거금이 필요하다.

앞서 지난 12월 진행된 현대엘리베이터 유상증자의 실권주 일반공모 경쟁률은 377대 1이었다. 이 정도 수준으로 이번 증자 경쟁률이 나온다고 가정을 하면 쉰들러는 현재 지분율을 유지하기 위해 약 1400억 원이 넘는 자금을 투입해야 한다.

IB업계 관계자는 "증자 경쟁률이 높으면 높을수록 경영권 분쟁과는 멀어지는 결과가 나타날 수 있다"며 "이번 증자는 할인율도 25%로 높아 가격 메리트가 있는 편"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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