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쇼핑, 국제신용등급 또 떨어질라 재무 디레버리징 시급해…해외사업 확장 투자비용 대비 수익성 열위
서세미 기자공개 2013-03-18 08:10:26
이 기사는 2013년 03월 18일 08:1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롯데쇼핑(Baa1, 부정적)의 국제 신용등급 하락 가능성은 아직 사라지지 않았다. 지난해 롯데하이마트 인수와 A급 신용등급을 맞바꿨지만 국제 신용평가사들은 롯데쇼핑의 향후 신용등급 전망을 '부정적'으로 보고 있다.포스코에서 시작해 롯데쇼핑 이마트 LG전자로 이어지고 있는 국내 대기업의 신용등급 하락 릴레이가 다시 롯데쇼핑의 순번으로 돌아갈 수도 있다는 얘기도 들리고 있다.
그 정도로 롯데쇼핑의 재무지표는 단기간 빠른 속도로 악화돼 왔다. 현재 재무지표는 국제 기준으로 투기등급 수준이라는 혹평을 받을 정도다. 적극적인 사업확대 전략을 폈지만 그로 인한 성과는 더디게 나타나고 있기 때문이다.
신용등급 하락 압력을 더욱 키우는 문제는 롯데쇼핑의 공격적인 성장 전략이 국제 신용평가사들의 요구와 정면으로 배치된다는 것이다. 국제신용평가사들은 롯데쇼핑의 가장 시급한 과제로 디레버리징(deleveraging)을 꼽고 있지만 롯데쇼핑은 아직 그럴 생각이 없어 보인다.
◇ 무디스 "롯데쇼핑 디레버리징 의지 불투명" 지적
롯데쇼핑은 지난 몇 년간 공격적인 사업 확장 전략을 지속하면서 재무 부담이 빠른 속도로 악화됐다. 현재 롯데쇼핑의 재무비율은 Baa급에 못미치는 수준으로 신용등급에 하향 압력을 가하고 있다.
지난해 상각전영업이익(EBITDA) 대비 차입금(롯데카드 제외)은 4.2배로 2011년 3.5배에서 크게 늘어났다. 순차입금 대비 보유현금흐름(RCF)도 같은 기간 27%에서 20%으로 떨어졌다. 두 지표 모두 평가 기준으로 봤을 때 Ba급 수준이다. 무디스가 예비실적을 반영해 추산한 재무지표는 올해 1월부터 롯데하이마트를 연결 기준 계열사로 반영한 수치다.
지난해 재무 악화 원인은 롯데하이마트를 포함한 대규모 차입조달 투자, 임대비용 증가, 실적 성장률 둔화 등이다. 지난해 하이마트 인수가액이 1조 2000억 원 상당이었다는 점을 고려했을 때 올해 투자비용은 2012년 3조 1000억 원보다 크게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물론 추가적인 인수가 없다는 가정에서다. 그렇지만 올해부터 임대비용이 10% 이상 증가할 가능성이 높아 임대비용을 포함한 조정 차입금은 기대보다는 축소폭이 제한적일 것으로 보인다.
롯데하이마트 인수 이후인 지난해 10월말 무디스와 피치는 나란히 롯데쇼핑의 신용등급을 각각 Baa1(부정적), BBB+(부정적)으로 한 노치(notch)씩 내렸다.
박정민 피치 애널리스트는 "신용등급 하향은 하이마트 인수 이후 약화된 재무지표를 반영한다"며 "이미 적극적인 국내외 투자로 차입금이 A-등급을 유지하기엔 어려운 수준까지 증가했던 상태"라고 말했다.
두 평가사는 또 롯데쇼핑의 재무지표가 회복하지 못할 경우 신용등급을 추가로 하향할 가능성이 높다고 경고했다. EBITDA 대비 차입금과 조정 순차입금 대비 보유현 금흐름이 지금처럼 4배 이상, 20% 이하를 유지하는 지가 주요 등급 하향 척도가 될 것으로 보인다.
무디스는 신용등급 하향을 막기 위해서 대규모 디레버리징(deleveraging)이 시급하다고 강조하면서도 이에 대한 롯데쇼핑의 의지가 불투명하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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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쇼핑의 사업다각화 부족은 국제 신용등급을 받는데 약점으로 작용하고 있다. 매출이나 영업이익에서 백화점이 차지하는 비중이 60%로 압도적이다.
지난 해 롯데쇼핑은 백화점과 홈쇼핑에서 큰 폭의 실적부진에 시달렸다. 대형마트 사업은 실적 부진의 정도가 한결 덜했다. 그동안 공격적인 투자에도 불구하고 대형마트가 매출이나 수익성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아직 제한적이라는 점이 아쉬운 대목이다.
주로 경기 소비재를 다루는 백화점 사업 비중이 높은 탓에 롯데쇼핑은 무디스 평가방법론상 사업 안정성 관련 항목에서 이마트보다 더 낮은 등급을 받고 있다. 이마트는 '사업과 현금흐름 변동성'에서 A급 평가를 받고 있는데 반해 롯데쇼핑은 Baa급을 기록한다.
대규모 투자로 인한 레버리지 확대는 단기적으로 신용등급에 부담이지만, 사업다각화 노력은 중장기적으로 롯데쇼핑의 신용도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2011년 기준 슈퍼마켓 등 기타 사업부의 영업이익 기여도는 15%에 그친다. 하지만 무디스는 견고한 점포 확장 전략과 롯데 하이마트 인수로 앞으로 1~2년 사이에 25~30%로 늘어날 것이라 예상한다. 백화점 외 사업 성장은 향후 롯데쇼핑의 영업 안정성과 사업 다각화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특히 현재 이마트와 홈플러스에 크게 뒤쳐져 있는 대형마트 업계에서의 시장지위 개선은 신용도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으로 예상된다. 백화점 사업은 물론 슈퍼마켓, TV홈쇼핑, 편의점 등 사업에서는 이미 어느 정도 이상의 시장지위를 구축한 데 대형마트 시장에서 취약점을 보이고 있다는 판단에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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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해외시장을 향한 지역 다각화에 대한 국제 신용평가사의 평가는 부정적이다. 해외 사업 비중 확대는 사업 안정성을 제고하지만 성공 여부가 불확실하다는 평가다.
무디스는 중장기적으로 어떤 사업 계획을 통해 해외 매출비중을 늘려갈 것인지, 수익구조를 국내 수준을 어떻게 맞출 것인지를 우려했다. 해외 유통사업은 2012년 800억 원 규모 영업손실을 기록, 2011년 500억 원에서 크게 늘어났다. 애매한 시장지위와 치열한 경쟁을 고려했을 때 중기적으로 해외 사업에서의 수익을 기대하기 어려울 것이란 전망이다. 롯데쇼핑은 2008년부터 중국과 인도네시아를 중심으로 적극적인 신흥국 시장 공략에 나섰다.
사업인수는 이벤트 리스크도 높인다. 롯데쇼핑은 최근 몇 년간 중국의 CTA마크로, 인도네이사의 PT마크로, 중국의 타임즈를 인수했고, 국내에서는 바이더웨이와 GS리테일의 대형마트와 백화점 점포를 인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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