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bell

전체기사

최원병 회장 절대권력…지주 회장 '넘버 3' 최원병 회장이 인사·경영권 통제…사외이사 '거쳐가는 자리' 전락

김영수 기자공개 2013-05-16 11:30:06

[편집자주]

신제윤 금융위원장은 지난 3월 취임사에서 금융회사 지배구조 개혁 의지를 천명했다. 4월 초에는 금융지주회사 지배구조 선진화를 위한 태스크포스(T/F) 구성 계획도 밝혔다. 금융지주사의 지배구조 체제를 대대적으로 손보겠다는 취지다. 이에 머니투데이 더벨은 지주사 회장 선임 등 CEO 승계 프로그램과 이사회 구성 등 금융회사의 지배구조 현황을 점검하고 대안을 제시하는 기획 시리즈를 마련했다.

이 기사는 2013년 05월 16일 11시30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농협금융지주는 농협중앙회가 100%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이로 인해 옥상옥 지배구조의 성격을 띄고 있다. 중앙회 회장이 금융지주 회장에 대한 성과평가뿐만 아니라 선출 과정에도 간접적으로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다. 여기에 금융지주의 비상근 이사 2명 모두 중앙회 출신으로 금융지주 회장을 사실상 견제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 금융지주 회장으로서는 시어머니(중앙회 회장)뿐만 아니라 시누이(중앙회 출신 이사)가 많아 인사 및 경영 의사결정에 대한 제약이 따를 수밖에 없는 구조다.

◇ 서열 순위 '농협중앙회장->경제지주 대표->농협금융지주 회장'

농협금융지주의 지배구조상 서열 순위는 최원병 농협중앙회장이 1위이고, 그 다음이 경제지주 대표이고, 신동규 금융지주 회장은 세 번째다. 신동규 회장이 금융지주 회장은 '넘버 3'라고 표현할 정도로, 농협 내에서 금융지주 회장의 존재감은 다소 떨어진다.

130516101930

금융지주 초대 회장인 신충식 전 회장(현 농협은행장)이 취임 3개월 만에 사임하는 등 파행을 겪은 이유도 여기에 있다. 신동규 회장 역시 인사 및 경영 의사결정 과정에서 중앙회 회장으로부터 견제를 받는 지배구조에 불만을 갖고 지난 15일 사의를 표한 것으로 전해졌다.

실제로 중앙회 회장이 금융지주에 미치는 영향은 상당하다. 우선 중앙회 회장은 금융지주 회장을 선출하는 과정에서 간접적으로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도록 돼 있다.

회장후보추천위원회(회추위)는 중앙회 회장이 추천하는 1인을 포함한 지주사 사외이사 2인, 지주사 이사회가 추천하는 외부전문가 2인 등 총 5명으로 구성된다. 실질적으로 중앙회 회장이 회추위를 통제하는 구조다.

금융지주 회장에 대한 성과평가를 중앙회 이사회(이사회 의장 최원병) 내 소위원회(평가보상위원회)에서 담당하는 것도 옥상옥 지배구조 때문이다.

금융지주회사법에는 금융지주가 자율적으로 이사회에서 회장의 성과평가를 하도록 돼 있지만 상위법인 농협법이 더 우선한다. 농협법 상에는 중앙회가 농협금융과 자회사 등을 '지도·감독'할 수 있도록 규정돼 있다. 중앙회 회장이 금융지주 회장의 고유권한인 인사부터 경영전반에 대해 간섭을 할 수 있는 근거가 되는 셈이다.

금융지주의 이사회 구성원 역시 금융지주 회장을 견제하는 모습이다. 현재 금융지주 이사회는 상근이사 1명(회장), 비상근(사내)이사 2명, 사외이사 4명 등 총 7명으로 구성돼 있다.

이중 비상근이사 2명 모두 농협중앙회 출신이다. 김영기 사내이사는 농협중앙회 이사를 거쳐 현재 동대전농협 조합장을 맡고 있으며 박재근 사내이사는 농협중앙회 경기지역본부장·상무, 농민신문사 대표이사 등을 지냈다.

업계는 중앙회 회장이 인사 등 경영전반에 대해 간섭을 하고 중앙회 출신 이사들이 견제하는 지배구조에서 금융지주 회장의 존재가치는 떨어질 수 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 사외이사 4명 중 1년만에 3명 퇴임…관리도 허술

농협금융지주의 사외이사는 총 4명이며 임기는 2년이다. 하지만 금융지주가 출범한지 1년도 채 안돼 3명의 사외이사가 퇴임하면서 '거쳐가는 자리'로 전락한 상태다.

130516101909

초대 사외이사였던 이만우, 이장영 전 사외이사는 지난해 각각 6월 29일, 7월 24일 자로 사임했으며 각각 제19대 국회의원(새누리당), 한국금융연수원장 등으로 자리를 옮겼다.

이들 후임으로 선임됐던 홍기택 전 사외이사(현 산은금융지주 회장겸 산업은행장) 역시 올 1월 9일 대통령직인수위원회에 경제1분과 인수위원으로 참여하게 되면서 사외이사 의장직을 사퇴했다.

홍 전 사외이사의 바통을 이어받아 4월 29일 선임된 현정택 사외이사는 무역위원회 위원장을 겸임하고 있어 논란이 지속되고 있지만, 금융지주는 현 사외이사의 겸임이 문제될 것이 없다는 입장이다.

사외이사에 대한 관리도 허술한 것으로 나타났다. 현 법무법인광장 대표변호사를 겸임하고 있는 박용석 사외이사는 지난해 지주 출범 첫 이사회에 불참한데 이어 8차, 9차 이사회에도 참석하지 않았다.

금융지주 출범후 '농협(금융)그룹 전반에 대한 이해'를 목적으로 실시('12.4.19~20)한 신임이사 교육에도 박용석, 배국환 현 사외이사 및 홍기택 전 사외이사 등이 불참했다. 하반기('12.8.24)에 실시된 교육과정에서는 허과현 사외이사가 불참했다.

사외이사의 잦은 교체로 업무의 연속성이 떨어지는데다, 금융지주에 대한 업무 이해도가 낮은 가운데 지난 한 해 동안 각종 규정 개정안, 자회사 자본금 출자안 등 총 65건의 이사회 안건은 모두 전원 만장일치로 통과됐다. 거수기 역할에 충실했던 셈이다.

지난해 사외이사에 대한 연평균 총 보수는 1억8300만 원으로, 1인당 4575만 원이 지급됐다. 올해는 이보다 14% 상승한 2억800만 원(1인당 5200만 원)으로 상향조정됐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주)더벨 주소서울시 종로구 청계천로 41 영풍빌딩 4층, 5층, 6층대표/발행인성화용 편집인김용관 등록번호서울아00483
등록년월일2007.12.27 / 제호 : 더벨(thebell) 발행년월일2007.12.30청소년보호관리책임자황철
문의TEL : 02-724-4100 / FAX : 02-724-4109서비스 문의 및 PC 초기화TEL : 02-724-4102기술 및 장애문의TEL : 02-724-4159

더벨의 모든 기사(콘텐트)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으며, 무단 전재 및 복사와 배포 등을 금지합니다.

copyright ⓒ thebell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