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13년 08월 23일 09:4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최근 3년 간 국내 기업들의 GDR(해외주식예탁증서) 발행 거래를 독점하다시피 한 크레디트스위스(CS)가 DR 주관 부문 최강자 입지를 굳혔다. 두산중공업이 추진 중인 약 5000억 원 규모의 GDR 발행 거래를 통해서다. CS는 앞으로도 GDR을 우량 기업의 확고한 자금 조달 수단으로 내세워 적극적인 마케팅을 펼친다는 전략이다.22일 IB업계에 따르면 올 들어 두산중공업에 GDR 거래를 제안한 증권사는 CS 뿐만이 아니었다. 복수의 외국계 IB는 물론 일부 국내 대형 하우스까지 두산중공업의 대규모 자금 마련에 적합한 프로덕트로 GDR을 제시했다. 미국의 양적완화 축소 우려 등으로 채권·메자닌 상품 시장 혼란이 가중되고 있는 점과 유상증자시 높은 자본비용(Cost of Capital) 등을 감안, DR이 적절한 대안이라고 판단한 것이다.
이들에게 지난 수년 간 '글로벌 두산' 이미지를 구축, 브랜드 가치를 높여온 두산은 더 없이 좋은 영업 타깃이었다. 더욱이 두산중공업이 지난 상반기 5000억 원가량의 해외 교환사채(EB) 발행을 계획했다 철회한 이후 시장에선 안살도 인수와 관련, 사측의 자금 니즈가 크다는 인식이 팽배했다.
하지만 두산중공업의 뜻은 확고했다. 지난 2011년 OCI(약 7억 달러), 올 초 영원무역(1억 1375만 달러) GDR 주관을 두루 맡은 CS에게 맨데이트를 부여했다. 다른 증권사들에겐 입찰제안요청서(RFP)조차 보내지 않은 채 거래 관계자들(CS 등)하고만 비밀리에 딜 구조를 짜온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주관사 선정이 철저히 트랙레코드(주관 실적)에 입각해 이뤄졌음을 방증한다.
CS는 2011년 바클레이즈, RBS(Royal Bank of Scotland)와 함께 OCI의 약 5753억 원 규모 GDR 발행을 주관했다. 2009년 자본시장법 개정 이후 최초로 발행된 DR 거래였다. 당시 OCI는 유상증자와 전환사채(CB) 발행 등 다각적인 자금 조달 방안을 검토 중이었다. CS를 비롯한 주관사단은 그 해 빅딜인 하나금융지주의 1조 3000억 원 규모 유상증자(제3자배정)를 주관한 경험을 들어 OCI가 GDR 발행을 적극 검토하도록 설득했다.
CS 관계자는 "딜 구조상 유상증자를 염두에 둔 기업이 GDR도 고려할 수 있다"며 "OCI의 경우 충분히 해볼 만하다고 결론 내렸고, 결국 GDR로 관심을 돌리는 데 성공했다"고 회상했다. CS의 의사가 받아들여진 데는 이우현 사장이 OCI에 영입되기 전 크레디트스위스 퍼스트보스톤(CSFB)에서 오랜 기간 근무한 점도 일조했다. CSFB는 CS의 전 사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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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후 2년이 채 안돼 시장에 나온 영원무역 GDR은 OCI와의 성공적인 딜클로징이 CS에 가져다 준 선물이나 다름 없었다. 증자를 검토하던 영원무역 측이 OCI 케이스를 확인하고 제발로 CS를 찾은 것으로 전해졌다. 당시 영원무역은 템플턴자산운용의 투자를 받고 있었고 해외 투자자들과의 교류도 활발했다. CS는 충분히 경제성이 있다고 판단, 우리투자증권과 함께 딜을 수임키로 결정했다.
이 딜 또한 해외 기관투자가 호평에 주문이 몰리면서 북을 조기에 클로징했다. 청약 일정을 5영업일에서 3영업일로 단축했다. 그러고도 수요예측 마감 전일 종가에 2.66% 할인율을 적용, 약 1230억 원 규모의 발행 금액을 확정했다.
이처럼 두 거래 모두 발행사가 만족하는 수준에서 빠른 시일 내 거래를 마감했다는 공통점을 갖고 있다. CS의 글로벌 네트워크와 딜 수행 능력이 발행사의 신뢰도를 크게 높일 수 있는 요건이다. GDR 발행을 계획한 두산중공업이 두 번 생각 않고 CS를 주관사로 낙점한 이유이기도 하다.
업계 관계자는 "2000년도 초반 이후 GDR 발행이 한 동안 뜸했다 보니 OCI 딜을 기점으로 사실상 CS가 시장을 셋업했다고 봐도 과언이 아니다"며 "한 동안 CS를 빼고 DR 발행을 생각하긴 쉽지 않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두산중공업의 GDR 주관사 명단엔 모간스탠리도 포함돼 있다. 모간스탠리의 경우 두산중공업의 안살도 인수자문을 맡고 있는 점이 선정 배경으로 지목된다. 두산중공업의 GDR 발행은 안살도 인수를 위해 추진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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