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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나, 금호산업 출자전환 재무 영향은? 할증률 33% 주가 향방 '변수'.."채권단과 고통분담 차원" 해석도

문병선 기자공개 2013-09-16 10:26:37

이 기사는 2013년 09월 12일 08:2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금호산업 기업어음(CP)을 주식으로 전환해줄 경우 아시아나항공 재무엔 어떤 영향을 줄까.

최근 금호산업 경영정상화 방안 중 하나로 추진 중인 아시아나항공의 금호산업 CP 출자전환과 관련 아시아나항공의 재무에 미치는 영향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그렇지 않아도 상반기에 1300억원대 당기순손실을 기록한 아시아나항공이 시가보다 할증된 가격으로 금호산업 CP를 출자전환하는 만큼 재무부담이 없지 않을 것이란 우려에서다.

아시아나항공이 금호산업 CP를 갖게 된 건 2009년 후반이다. 처음엔 955억원어치였다가 2010년 790억원 어치로 줄었다. 재무제표에 단기대여금으로 분류했다가 2010년부터 장기대여금으로 분류했다. 대여의 정확한 이유는 알려지지 않았다. 다만 2009년 후반 금호산업은 건설경기 불황과 대우건설 재무적투자자(FI)의 풋옵션 문제로 자금난이 가중되고 있었던 만큼 이와 연관된 아시아나항공의 자금지원이었을 것으로 보인다.

아시아나항공이 금호산업 대여금을 전량 출자전환한다고 가정하면 우선 자산 계정에 변화가 소폭 생긴다. 장기대여금은 매도가능증권으로 바뀐다. 두 계정 모두 비유동자산이어서 자산총액의 큰 변화를 수반하지 않는다.

그러나 원금이 정해진 장기대여금을 원금손실 리스크가 큰 금호산업 주식으로 바꾸게 돼 연말 공정가치 측정 결과에 따라 자산가치의 변화는 불가피하다.

아시아나항공 영업실적 추이

산업은행이 채권단에 제시한 '금호산업 경영정상화 방안'에 따르면 아시아나항공은 790억원 어치 CP를 1주당 1만8700원의 금호산업 주식(약 422만4598주)으로 전환한다. 금호산업 주가는 현재 1만8250원(11일 종가 기준)이다. 지금의 주가가 연말에도 똑같다고 가정하면 아시아나항공은 약 19억원(790억원-771억원)의 손실을 보는 셈이다.

이는 하나의 기준에 불과하고 출자전환 가격이나 금호산업 주가의 추이에 따라 손실 또는 이익의 폭이 달라지게 된다.

우선 출자전환 가격을 산정하는 기준주가(1만4032원)가 오르게 되면 그만큼 출자전환 가격이 높아지고 아시아나항공의 손실 가능성은 커진다. 아시아나항공은 기준주가 대비 33.26%의 할증률을 적용받아 출자전환키로 이사회 결의을 했다. 지금의 기준주가는 약 한달전의 구간 가격을 가중산술평균해 산정해 놓아 추후 변동될 여지가 있다. 실제 기준주가(1만4032원)보다 현 주가(1만8250원)가 크게 올라 있어 출자전환 가격이 높아질 가능성이 있다.

출자전환 이후 금호산업 주가의 하방 리스크가 크다는 점도 아시아나항공 입장에서는 악재다.

채권단 한 관계자는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 관련 보증액의 출자전환 약정에 따라 금호산업 주가가 오르면 금호산업 재무는 악화되고 주가가 내리면 금호산업 재무가 호전되는 구조"라며 "주가가 일정 선을 넘지 못하도록 채권단 차원의 관리가 예정된 상황"이라고 했다. 산업은행은 이를 위해 '제15차 금호산업 채권금융기관협의회 부의안건' 중 하나로 '소액채권자 출자전환주식 매각제한' 안건을 올려 놓았다. 이 안건이 통과되면 매각제한이 해제된 주식의 시장 출회가 예상돼 간접적으로 주가 상승을 억제하게 된다.

아울러 아시아나항공은 출자전환 이후 6개월 이내에 금호산업 주식을 매각해야 한다. 주식 매각은 시장 가격에 맞춰지기 때문에 출자전환 때 적용받은 할증률(33.26%)만큼 손실이 확정될 가능성이 크다. 대략 263억원이다. 물론 금호산업의 성장성을 높이 산 투자자를 찾아 높은 가격에 매각한다면 이익을 볼 가능성이 반대로 커지는 구조다.

금호산업 CP의 출자전환은 이처럼 아시아나항공의 재무에 당장 큰 타격을 줄 정도는 아니지만 자산손상 리스크를 아시아나항공에 안겨주고 있다. 아시아나항공은 올해 상반기에 2조7937억원의 매출액과 510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당기순손실은 1284억원에 달했다. 예상대로 아시아나항공이 출자전환한 금호산업 주식을 매각할 경우 하반기 아시아나항공의 손실액은 더 커질 수 있다.

더욱이 금호터미널에 매각하려 했던 계획은 공정거래위원회의 제동으로 시장에서 직접 매각하는 방안으로 선회했다. 시장에 대량 매물 출회가 예고된 상황에서 아시아나항공이 제값을 받고 금호산업 주식을 매각하기는 쉬운 일이 아니다.

채권단 다른 관계자는 "아시아나항공이 보유 중인 금호산업 CP는 비협약채권으로 들고 있으면 추후 금호산업이 상환해야 할 채권"이라며 "이번에 출자전환을 하게 되면 상환받을 권리를 잃게 되고 주가에 따라 손실을 확정하게 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다른 채권은행 관계자는 "지금까지 많은 금융회사가 금호산업 채권의 출자전환으로 손실을 분담해 왔다"며 "아시아나항공 역시 고통분담에 나서는 것으로 이해해야 한다"고 말했다.

특히 금호산업 주가가 도처에 하방리스크를 갖고 있다는 점은 금호석유화학 등 이해당사자들을 분쟁의 무대로 이끌고 있다. 금호석유화학은 아시아나항공 지분 12.61%를 가진 2대주주다. 공정거래위원회에 아시아나항공의 금호산업 CP 출자전환이 적법한 것인지를 질의했고 추후 상황에 따라 아시아나항공에 주주로서 실력행사를 할 가능성도 불거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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