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형 증권사, 동부그룹에 몰리는 배경은 ①동부 자금 니즈+대형證 딜 기피..대량 실권 불구 결속 강화
한형주 기자공개 2013-09-26 09:22:01
이 기사는 2013년 09월 13일 17:38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2012년 6월 동부건설 BW(800억 원) △2012년 10월 동부제철 BW(1000억 원) △2013년 5월 동부건설 BW(500억 원) △2013년 9월 동부제철 BW(300억 원).모두 동부그룹 내 자금 사정이 안 좋은 계열사들의 신주인수권부사채 거래였다는 것 외에도 공통점이 있다. 모든 거래에 KTB투자증권과 유진투자증권이 속해 있고 이들이 실시한 공모 청약은 단 한 번도 흥행에 성공한 적이 없다는 점이다. 동부증권도 인수단에 포함됐지만 동부그룹 계열사인 만큼 거래에 참여할 수밖에 없는 구조다.
사실 지난해 동부건설과 동부제철의 BW 거래를 대표주관한 것은 아이엠투자증권이었다. 하지만 기업금융부에서 동부그룹 딜을 담당하던 인력이 무더기로 KTB증권으로 옮기면서 맨데이트도 넘어갔다. 동부에겐 작년의 아이엠증권이 지금의 KTB다.
특정 증권사가 같은 고객에게서 지속적으로 딜을 수임하는 게 이상할 것은 없다. 하지만 어디까지나 딜이 성공적으로 이뤄졌을 때의 얘기다.
지난 5월 동부건설 BW 일반공모에서 미청약률이 97%에 달했을 때만 해도 잔액인수 여력이 작은 중소형 증권사들이 동부 계열사 딜을 추가로 떠맡는 게 버거울 것이란 관측이 많았다. 발행사 입장에서도 번번이 청약에 실패하는 게 부담이 될 수 밖에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KTB와 유진증권은 얼마 전 동부제철 BW 거래에도 주관사와 인수단으로 참여했다. 이번에도 역시 청약 흥행에 실패해 284억 원 어치의 실권주를 떠안았다.
동부와 KTB·유진의 공생 관계에는 단순히 결속력이 강하다는 의미 이상의 절박함도 서려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자금 니즈가 크지만 거래를 맡길 증권사가 마땅찮은 발행사, 대형 증권사들과의 경쟁을 피해 틈새를 노리는 중소 IB 간 이해가 맞아 떨어진 것이다.
◇동부제철 BW 인수단, 284억 미달에도 '무덤덤'..이유는
지난 5일 300억 원 규모의 동부제철 BW 공모 청약 결과가 나왔을 때 인수단은 당황하지 않았다. 청약 자금은 단 16억 원. 각자의 인수금액(100억 원) 중 유진은 93억 원, 동부는 90억 원, KTB는 전액을 떠안았지만 이들은 담담했다. 주가가 액면가를 크게 밑돌아 BW가 워런트(신주인수권) 매력을 상실했다는 것을 인수단도, 발행사도 이미 알고 있었다.
|
주관사 관계자는 "청약 미달의 원인은 투자자들이 BW에서 워런트를 뺀 채권을 유통시장에서 매매하는 게 더 유리하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라며 "액수가 얼마나 되느냐의 문제였을 뿐, 애초부터 실권주가 대량 나올 거란 사실을 예상하고 딜에 뛰어든 것"이라고 말했다.
동부그룹 측은 "동부 계열사 BW는 누구나 다 취급할 수 있는 상품이 아니기 때문에 KTB와 유진 등에 맨데이트를 주는 것 외에 다른 방도가 없었다"며 "비록 청약 결과는 안 좋았지만 결과적으로 회사가 목표한 자금 조달에 성공했다는 게 중요하다고 본다"고 전했다.
◇"동부-중소證 '공생관계' 이어질까
KTB·유진증권은 아이엠증권(현 KTB증권)이 지난해 처음으로 동부 계열사 딜을 맡은 이래 같은 프레임으로 공모가 아닌 실권에서 이익을 추구해 왔다.
채권과 워런트(신주인수권)의 분할 매매를 통해 기본수수료(평균 3%) 만큼의 수익은 챙긴 것으로 전해졌다. 실권수수료는 채권 가격을 녹여 세일즈하는데 주로 사용됐다. 그간 동부그룹과 함께 딜을 수행하면서 얻은 학습 효과다. 이 때문에 동부의 자금 조달 거래는 이제 '그들만의 리그'로 정착했다는 평이 나온다.
지난달 말 개정 자본시장법 시행으로 분리형 BW의 시대는 갔지만, 건설·철강 업황에 대한 시장 인식이 우호적이지 않은 데다 대형 증권사들의 딜 수임 기피 현상도 여전하다. 따라서 동부와 중소 IB 간 네트워크가 어떻게든 유지될 것으로 보는 시각이 우세하다. 최근 떠오르고 있는 전환사채(CB) 신탁 거래 등 새로운 딜 스토리가 만들어질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이다.
주식자본시장(ECM) 뿐 아니라 채권자본시장(DCM)에서도 이들의 거래는 활발하다. KTB·유진증권 등은 최근 2년 간 동부건설과 동부제철의 일반 기업 회사채(SB) 발행 딜 또한 전담하다시피 하고 있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best clicks
최신뉴스 in 전체기사
-
- [북미 질주하는 현대차]윤승규 기아 부사장 "IRA 폐지, 아직 장담 어렵다"
- [북미 질주하는 현대차]셀카와 주먹인사로 화답, 현대차 첫 외국인 CEO 무뇨스
- [북미 질주하는 현대차]무뇨스 현대차 사장 "미국 투자, 정책 변화 상관없이 지속"
- 수은 공급망 펀드 출자사업 'IMM·한투·코스톤·파라투스' 선정
- 마크 로완 아폴로 회장 "제조업 르네상스 도래, 사모 크레딧 성장 지속"
- [IR Briefing]벡트, 2030년 5000억 매출 목표
- [i-point]'기술 드라이브' 신성이엔지, 올해 특허 취득 11건
- "최고가 거래 싹쓸이, 트로피에셋 자문 역량 '압도적'"
- KCGI대체운용, 투자운용4본부 신설…사세 확장
- 이지스운용, 상장리츠 투자 '그린ON1호' 조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