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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관희 동양네트웍스 증여 '미스터리' "기업회생·청산 시나리오 모두 유리"

안경주 기자/ 김장환 기자공개 2013-10-08 10:18:27

이 기사는 2013년 10월 07일 15:1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이관희 서남재단 이사장이 동양네트웍스에 이관하기로 한 오리온주식에 대한 증여가 회생절차 개시 신청을 통해 중단되면서 그 배경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특히 이 이사장의 오리온 주식 증여가 처음부터 불가능해 숨겨진 의도가 있는 것 아니냐는 해석도 나온다.

◇ 출자전환 통해 지분율 50% 이상 확보 가능

7일 금융권과 산업계에 따르면 동양네트웍스는 지난달 24일 전자공시를 통해 이 이사장이 무상대여한 오리온 주식 15만9000주(2.66%)를 증여키로 결정하고 증여시기와 방법을 논의 중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실제 증여는 이뤄지지 않았다. 겉으로는 동양네트웍스가 법정관리(기업회생절차)를 신청하면서 증여절차가 중단됐다고 밝히고 있다. 그러나 증여에 따른 법인세를 납부할 여력이 동양네트웍스에 없었다는 점을 고려할 때 법정관리 이후를 노린 의도적인 선택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우선 법원이 법정관리 신청을 수용해 기업회생절차 개시 명령이 나올 경우 이 이사장의 향후 지위가 주채권자로 '격상'되면서 최대주주로 올라설 가능성이 커졌다.

금융권 관계자는 "기업회생절차가 개시되면 통상 자본금은 감자되고 채무는 상환유예 또는 출자전환이 이뤄진다"며 "이 이사장이 무상대여한 주식이 증여되지 않고 그대로 있으면 출자전환을 통해 최대주주로 올라설 수 있다"고 말했다.

신한은행 등 은행들 대부분이 담보채권자라는 점에 비춰봤을 때 향후 이 이사장은 출자전환을 통해 50% 이상의 지분을 확보할 수 있다.

예컨대 동양네트웍스의 무담보 채권은 이 이사장의 무상대여 주식을 통해 잡힌 1500억 원과 매입채무 1000억 원, 회사채 100억 원 등 2600억 원 규모다. 따라서 기존 주주의 감자 등을 고려하면 이 이사장이 최대 주주로 올라설 수 있다는 게 금융권의 설명이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향후 기존 주주의 감자 비율 등을 고려해야 하지만 출자전환이 진행되면 이 이사장은 50% 이상의 주식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며 "1대 주주로 올라서 경영권을 확보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반면 법정관리 신청이 기각돼 채권단 중심의 기업구조조정이 개시되더라도 이 이사장은 최대 채권자로서 영향력을 발휘할 수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은행들의 채권규모가 260억 원 정도에 불과하고 회사채 규모도 작다"며 "향후 채권단 논의 과정에서 영향력을 미칠 수 있다"고 지적했다.

◇ 동양네트웍스 청산해도 유리

동양네트웍스가 청산을 하더라도 이 이사장에게 유리하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업계 안팎에선 동양네트웍스가 청산될 가능성도 크다고 보고 있다. ㈜동양 등 주거래 기업의 법정관리 신청으로 계속기업가치가 하락했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동양그룹 주요 계열사의 법정관리 신청으로 동양네트웍스의 MRO(소모성자재납품)부문 매출은 사실상 '0'으로 볼 수밖에 없다"며 "그나마 실매출이 있는 SI(전산통합시스템)부문도 비중이 30%에 불과하고 동양생명과 동양증권을 주거래로 하고 있어 향후 사업성이 불투명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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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따라 동양네트웍스가 청산으로 가더라도 이 이사장 등 오너일가에서 자산의 절반 가량을 회수할 수 있다는 게 금융권의 시각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동양네트웍스가 청산 절차를 밟더라도 이 이사장 측에선 유리하다"며 "청산 명령으로 자산을 매각하더라도 회사채 등 무담보 채권자가 적어 절반 가량을 회수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동양네트웍스가 ㈜동양, 동양레저, 동양인터내셔널과 달리 동양그룹 부채에 크게 얽혀 있지 않다는 점에서 동양그룹 오너일가에서 '제 몫 챙기기'에 나서기 위한 수단이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금융권 관계자는 "이 이사장의 주식 증여 중단과 법정관리 신청은 여러 정황 등을 고려할 때 다양한 시나리오를 염두해 둔 포석으로 보인다"며 "향후 진행절차에 따라 어떤 시나리오를 꺼내 쓸지는 지켜봐야 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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