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13년 10월 30일 16:5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PC유통업체 피씨디렉트가 70억 원 규모 증자를 진행한 지 한 달도 지나지 않아 또다시 소액증자를 결정해 논란이다. 피씨디렉트는 설립 이래 단 한 번도 주식시장에서 자본 조달을 한 적이 없다. 하지만 회사가 적대적 인수·합병(M&A) 대상이 되자 지분율 희석 차원에서 증자를 하는 것이 아니냐는 의견이 나온다.30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피씨디렉트는 10억 원 규모의 일반공모 방식 유상증자를 지난 29일 이사회를 개최한 뒤 결정했다. 신주발행가액은 주당 2695원으로 기준주가 대비 할인율이 30%다. 내달 4일 청약을 진행하고 대금 납입일은 5일이다. 신주는 내달 15일 상장된다.
피씨디렉트는 현재 사업 상황이 좋지 않다. 주요 매출처 중 하나인 PC방들이 문을 닫고 있는 추세라 거래가 많이 끊겼기 때문이다. 스마트폰 보급률이 높아지며 PC방을 찾는 수요가 줄어든데다 정부의 금연정책 역시 PC방에 악영향을 끼쳤다. 지속적으로 흑자를 유지하던 피씨디렉트는 지난 2분기 영업이익과 순이익이 적자로 전환하기도 했다.
하지만 피씨디렉트의 반기 기준 부채비율은 70%, 단기차입금은 8억 원에 불과하는 등 재무적으로는 큰 문제가 없어 보인다. 현금 및 현금성자산도 26억 원 가량 축적돼 있다. 여기에 최근 유상증자로 인해 69억 원 정도의 현금이 들어온 상황이다. 이번 소액증자로 10억 원 가량의 현금이 유입되면 피씨디렉트는 최소 80억 원 정도의 자금을 보유하게 되는 셈이다.
피씨디렉트 관계자는 "최근 진행됐던 유상증자는 당초 100억 원 규모로 진행하려 했으나, 주가하락 등의 이유로 70억 원 규모밖에 하지 못했다"고 전했다. 이어 "이번 유상증자는 당시 진행하지 못했던 30억 원 부분을 충당하는 차원"이라고 덧붙였다. 조달한 자금은 향후 회사에서 어떤 식으로 쓰이는지 공시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는 것이 회사측 설명이다. 신규사업을 위해 쓰일 자금을 마련했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반면, 지분율 희석을 위해 유상증자를 이용한다는 의견도 있다.
피씨디렉트를 적대적 인수·합병(M&A) 대상으로 삼고 공격 중인 스틸투자자문은 "현재 시점에서 피씨디렉트가 지속적으로 자금조달을 할 필요성은 없어 보인다"고 강조했다. 1998년 설립이후 유상증자나 신주인수권부사채(BW) 등으로 자금조달을 한 적도 없는 회사가 2번 연속 증자를 진행하는 데 의문을 품은 것이다.
스틸투자자문 관계자는 "지난 주주배정 증자 당시 스틸투자자문측은 배정 주식수를 대부분 소화해 지분율 희석이 미미했지만, 서대식 피씨디렉트 대표측은 오히려 희석률이 큰 상황"이라고 전했다. 이어 "증자가 계속되는 것은 스틸투자자문측의 지분율을 조금이라도 더 떨어뜨리고, 내년 정기주총까지 대비를 하려는 차원으로 해석된다"고 말했다.
한편, 피씨디렉트 임시주총은 서울 역삼동 본사 대회의실에서 내달 26일 오전 9시부터 개최될 예정이다. 임시주총 의안은 △등기이사 해임의 건 △신규이사 선임의 건 △감사 해임의 건 △신규 감사 선임의 건 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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