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13년 11월 05일 16시24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삼성생명과 외국계 생명보험사를 제외한 생명보험사 대부분의 위험기준 자기자본비율(RBC비율)이 오는 2018년 금융감독 당국의 권고치(150%)를 밑돌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생명보험사 두곳은 RBC비율이 100% 미만으로 떨어져 적기시정조치 대상에 편입된다.

5일 보험연구원은 ‘보험회사 재무건전성 규제의 현재와 미래'라는 주제로 보험회사 재무건전성 2020 정책세미나를 개최했다. 이날 세미나의 주제발표자로 나선 조재린 보험연구원 연구위원은 내년도 RBC제도 강화와 오는 2018년 보험부채 시가평가를 골자로 하는 국제회계기준 보험계약 2단계(IFRS4 Phase II) 도입시 국내 보험사의 RBC비율이 큰 폭으로 하락할 것으로 예측했다.

지난 6월 말 기준으로 국내 생명보험사와 손해보험사의 평균 RBC비율은 각각 277.7%, 264.3%로 금융감독 당국의 권고치(150%)를 상회하고 있다. 총 55개에 달하는 생·손보사중 RBC비율이 150%를 밑도는 곳은 한화손해보험(147.1%)과 현대하이카다이렉트(135.6%)가 유일했다.

하지만 금융감독 당국이 RBC제도 강화 일정에 따라 내년도 금리위험과 신용위험의 리스크 신뢰수준 상향(95% 99%) 조정시 국내 보험사의 요구자본은 지난 6월 말 대비 평균 35% 증가하게 된다. 회사별로는 최대 39%까지 증가할 전망으로, 이 경우 생명보험사 6곳과 손해보험사 6곳의 RBC비율이 150% 밑으로 떨어질 전망이다.


또 오는 2018년 IFRS4 Phase II 도입에 따른 부채시가평가시(부채시가평가 할인율 3.5% 적용) 영향이 상대적으로 적은 손해보험사와 달리 생명보험사의 책임준비금은 지난 6월 말 대비 평균 5%, 회사별로는 최대 16%까지 증가한다.

책임준비금 증가율이 5%(20조 원 증가)라고 가정시 23개 생명보험사 중 5곳의 RBC비율이 150% 미만으로 떨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5곳의 생명보험사 중 특히 2곳은 RBC비율이 100%를 밑돌아 적기시정조치 대상이 된다. 내년도 RBC 규제강화와 오는 2018년 부채시가평가의 영향으로 23개 생명보험사 중 절반 수준인 11곳의 RBC비율이 150% 미만을 기록하게 되는 셈이다.


RBC비율이 150% 밑으로 떨어진 이후 보험사가 당기순이익 전액을 내부유보한다고 해도 RBC비율 150% 달성을 위해선 5년 이상의 시간이 필요할 전망이다. 부채시가평가의 영향만 있다면 RBC비율 150% 회복까지는 4년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됐다.

조재린 연구위원은 이러한 연구결과를 토대로 보험사의 재무건전성 규제 강화에 대한 종합적인 로드맵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조 연구위원은 "2018년 부채시가평가 시행은 의무 적용사안인 만큼 선 부채적정성 평가, 후 자본규제 정책을 시행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 금융감독 당국과 보험회사가 재무건전성 제고를 위해 각자의 입장에서 노력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조 연구위원은 "금융감독 당국은 시장조력자로서, 보험사는 시장주도자로 재무건전성 제고에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며 "보험사는 실질적인 자본확충과 전사적 위험관리 강화 등의 자구노력을 기울여야 하고, 이에 맞춰 금융감독 당국은 채권상시 발행 등의 자본규제에 따른 보완조치 와 보험료 결정 자율권 등을 보장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