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14년 01월 22일 07:4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골프장업계가 회원들의 입회금 반환 요구 문제로 몸살을 앓고 있다. 최소 수백억 원에서 최대 수천억 원의 입회반환금을 마련하지 못해 기업회생절차를 준비하는 골프장이 한 두 곳이 아니다.

문제는 이런 골프장이 법정관리 매물로 M&A시장에 나와도 매각이 쉽지 않다는 점이다. 인수자가 회원권 부채를 전부 떠안아 입회금 반환 문제를 해결해야 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골프장 현금흐름을 감안하면 전액 변제는 불가능하다. 결국 인수자 입장에서는 변제율을 낮추는 방법밖에 없지만 회원들의 반발로 의견 조율이 쉽지 않다.

문제는 이런 현실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위험한 투자에 나서는 사람들이 많다는 점이다. 연예인이나 정치인 등을 이용한 광고나 마케팅에 홀려 회사의 재무제표도 확인하지 않고 투자에 나서는 사람이 의외로 많다. 얼굴마담을 내세워 회사의 실적을 가리는 사람도 문제가 있지만, 제대로 확인하지 않고 투자에 나서는 사람에게도 잘못은 있다.

최근 모 연예인이 리조트에서 결혼 생활을 꾸려가는 모습이 방송과 인터넷을 타며 화제가 됐다. 이 역시 골프장이나 빌라 분양을 위한 스타마케팅의 일환으로 보고 있다. 이 과정에서 회사는 대재벌로 묘사됐고, 회원권과 분양권 판매에 탄력을 받았다고 전해진다.

실상 이 회사의 재무상태는 엉망이었다. 2012년 말 기준으로 완전자본잠식에 빠져 있었다. 자본은 마이너스였고, 단기차입금의 규모는 1500억 원에 달했다. 금융 비용을 감당하지 못할 만큼 회사 경영이 어려워졌다는 이야기도 들리고 있다.

이런 회사가 운영하는 골프장, 혹은 빌라에 투자하는 것은 굉장히 위험한 일이다. 분양을 통해 대규모 자금을 유치해도 문제다. 차입금 상환에 분양 대금을 전부 활용하기 때문에 몇 년 뒤 회원들이 입회금 반환을 요청하더라도 지급 불능 상태에 빠져있을 가능성이 높다.

만일 이 회사가 부도라도 나면 더 큰 문제가 발생한다. 법원의 강제채무조정으로 인해 회원권 변제율은 30% 이하로 떨어지는 것이 현실이다. 회원들 입장에서 치명적인 손실을 보게 된다.

일부 회원들은 골프장이나 리조트 부지 등 회사의 자산을 담보 삼아 투자한다고 생각하지만 이것 역시 큰 착각이다. 이미 개발 단계에서 회사의 자산은 은행권에 신탁형태로 담보 제공돼 있다. 신탁담보 물건은 매각하더라도 신탁채권자에게 돌아가기 때문에 회원들은 한 푼도 받을 수 없다.

광고나 TV프로그램에 나오는 화려한 미사여구나 그럴듯한 외형만 보고 골프장 회원권, 빌라 분양권 등에 투자하는 것은 훗날 생각지 못한 큰 손실을 야기할 수 있다. 자본주의 사회에서 투자의 자유는 그 결과도 자신이 책임진다는 전제로 주어진다. 부주의한 투자로 발생한 손실을 법과 제도가 지켜주지는 않는다. 투자 행위 전에 신중한 검토와 꼼꼼한 분석이 필요한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