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특수강, 시황 악화 직격탄… 수익·재무 '이중고' [Company Watch]차입금 급증, IPO 부담으로 작용… 베트남 공장 '진퇴양난'
강철 기자공개 2014-02-10 10:33:00
이 기사는 2014년 02월 05일 15:2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포스코특수강이 지난해 사상 최저 수준의 실적을 기록했다. 비상경영체제에 돌입하는 등 내부적으로 수익성 개선을 위한 노력을 기울였으나 전방산업에서의 수요 감소로 인한 제품 가격 하락을 극복하기에는 역부족이었다.실적 부진은 대규모 투자로 인해 가중되고 있는 재무 부담을 심화시킬 것으로 보인다. 포스코특수강은 2009년부터 지난해에 걸쳐 2단계 설비 합리화와 베트남 봉형강 공장(POSCO SS-Vina) 건설에 약 4300억 원을 투입했고, 이 과정에서 차입금이 크게 늘어났다.
◇ 시황 악화 직격탄… 영업이익 2004년 이래 '최저'
5일 특수강업계에 따르면 포스코특수강은 지난해 별도기준 매출액 1조 3168억 원, 영업이익 450억 원, 당기순이익 317억 원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3년간 1조 5000억 원 안팎을 유지했던 매출액은 1조 3000억 원 선을 간신히 유지했고,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은 매출액 1조 원을 넘어선 2004년 이래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
|
수익성 저하는 감산이 본격적으로 이뤄진 2012년을 기점으로 두드러지고 있다. 포스코특수강은 전방산업의 불황으로 인한 철강재 수요 감소에 대응하기 위해 2012년 1월부터 스테인리스 선재, 봉강, 강관 등 주력 제품의 생산량을 줄였다. 2011년 83만 톤이던 조강 생산량은 지난해 70만 톤 수준으로 감소했다. 90%에 육박하던 공장가동률도 65%까지 내려갔다.
감산은 제품 판매 가격의 하락에 대처하기 위한 조치였다. 스프링, 와이어로프, 산업기계용 기어 등 포스코특수강 전체 매출액의 80%를 차지하는 선재와 봉강의 가격은 2011년까지 꾸준하게 상승했으나 이후 급격한 하락 추세를 보이고 있다. 2011년 톤당 220만 원 수준이던 선재의 내수 가격은 지난해 180만 원대로 떨어지며 20%에 가까운 하락세를 보였다.
이같은 판가의 하락은 전방산업의 수요 감소 외에 주요 원재료인 스테인리스 스크랩과 니켈의 가격 하락에서도 원인을 찾을 수 있다. 전체 원재료 매입량의 60%를 차지하는 스크랩의 가격은 2011년 톤당 85만 원에서 지난해 70만 원 초반까지 떨어졌다. 이로 인해 포스코 그룹사와 GM 계열 자동차 부품업체 등 주요 납품처로부터 원재료 가격 하락분을 판가에 반영해달라는 요청이 이어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수강업계 관계자는 "중국발 저가 물량의 증대와 수요 부진, 원자재 가격 약세 등이 겹치면서 판가의 인하와 동결이 장기간 지속되고 있다"며 "공장 가동률이 감소하고 제고가 늘어나는 등 고정비가 증가한 것도 수익성 저하에 적잖은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안정적인 공급망을 기반으로 60~70%의 국내 시장 점유율을 가지고 있는 포스코특수강마저 흔들릴 정도로 시장 상황이 좋지 않다"고 덧붙였다.
포스코특수강은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지난해 하반기 '비전 2020'을 발표하고 비상경영체제에 돌입했다. 대표이사가 직접 수익을 관리하는 비상경영 테스크포스팀(TFT)를 가동하고 원료 조달과 마케팅 부문의 책임경영을 강화하는 세부적인 조직개편도 추진했다. 올해에도 비상경영체제를 유지하며 주력 제품의 판매망을 확대하고 원가절감 노력을 기울이는 등 수익성 개선에 총력을 기울일 방침이다.
하지만 실적 개선은 당분간 쉽지 않을 것으로 관측된다. 자동차, 건설, 조선 등 전방산업의 시황 회복이 더디게 진행되고 있고, 중국을 중심으로 한 공급과잉도 지속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특히 현대제철이 본격적으로 특수강을 생산하게 될 2016년부터 국내 특수강 시장의 공급 경쟁이 치열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 차입금 증대, 재무부담 심화… 베트남 공장 '진퇴양난'
수익성 저하는 대규모 증설과 베트남 법인 설립으로 인해 늘어나고 있는 재무 부담을 심화시킬 것으로 보인다. 기업공개(IPO) 추진에도 적잖은 걸림돌로 작용할 전망이다.
포스코특수강은 2011년까지 현금성 자산이 총차입금을 초과하는 실질적인 무차입 상태를 유지했다. 하지만 창원공장 2단계 설비 합리화 마무리와 베트남 봉형강 공장 건설을 위한 자금 투입이 지속되는 상황에서 수익성이 악화되면서 현금성 자산이 크게 감소했고, 이는 차입금의 급격한 증가로 이어졌다. 지난해에만 수출입은행 장기 차입금 2140억 원, 회사채 발행 2000억 원 등 약 4500억 원의 신규 차입금이 발생했다.
포스코특수강은 당초 포스코가 전사적인 재무구조 개선을 추진하는 점을 감안해 차입이 아닌 IPO를 통해 자금을 조달하려 했다. 그러나 수익성 저하, 업황 불황의 장기화 등의 문제로 흥행에 실패했고, 결국 상장 계획을 철회했다. 실적 부진에 따른 IPO 실패가 차입금 증가로 이어진 셈이다.
포스코특수강은 지난해 8월 미래에셋PE와 IMM PE로부터 2500억 원을 유치하며 유동성 확보와 함께 재무상태 개선에 성공했다. 하지만 최대 5년 내에 IPO를 통해 투자자들의 자금을 돌려줘야 하는 부담이 생겼다. 실적 부진 추세가 지속될 경우 또다시 IPO에 실패할 가능성이 높은 만큼 턴어라운드를 위한 실질적인 대책 마련이 필요한 상황이다.
베트남 특수강 시장이 극단적인 공급과잉으로 흘러가는 것도 포스코특수강의 장기 실적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연산 120만 톤 규모의 봉형강 및 특수강 생산이 가능한 베트남 공장은 올해 하반기 완공을 앞두고 있으나 경쟁사들의 공격적인 증설로 인해 정상적인 판매망 구축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지 철강사들이 하공정 기술 격차를 빠르게 좁힌 결과로 분석된다. 베트남 정부의 제약으로 추가적인 증설도 추진하기 힘든 상태다.
철강업계 관계자는 "포스코특수강 베트남 공장은 일반 철근이나 봉형강을 생산하도록 설계됐으나 공급과잉이 심해지자 이에 대응하는 차원에서 특수강 공정을 추가로 포함시켰다"며 "완공을 눈앞에 둔 시점에서 시장 상황이 갈수록 나빠지면서 내부적으로 베트남 사업에 대한 고민이 큰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베트남 법인에 대규모 지급보증을 제공하고 있는 포스코특수강의 재무 부담도 커질 전망이다. 베트남 법인은 지난해 시설자금 조달을 위해 수출입은행으로부터 3억 5940만 달러(약 3915억 원)을 차입했고, 포스코특수강이 채무보증을 제공했다.
|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best clicks
최신뉴스 in 전체기사
-
- [북미 질주하는 현대차]윤승규 기아 부사장 "IRA 폐지, 아직 장담 어렵다"
- [북미 질주하는 현대차]셀카와 주먹인사로 화답, 현대차 첫 외국인 CEO 무뇨스
- [북미 질주하는 현대차]무뇨스 현대차 사장 "미국 투자, 정책 변화 상관없이 지속"
- 수은 공급망 펀드 출자사업 'IMM·한투·코스톤·파라투스' 선정
- 마크 로완 아폴로 회장 "제조업 르네상스 도래, 사모 크레딧 성장 지속"
- [IR Briefing]벡트, 2030년 5000억 매출 목표
- [i-point]'기술 드라이브' 신성이엔지, 올해 특허 취득 11건
- "최고가 거래 싹쓸이, 트로피에셋 자문 역량 '압도적'"
- KCGI대체운용, 투자운용4본부 신설…사세 확장
- 이지스운용, 상장리츠 투자 '그린ON1호' 조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