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급 현대로템, IPO 열기 회사채에서 한 번 더? [발행사분석]현대차 후광 기대...주력사업 철도 실적 악화 속 차입금 부담
이상무 기자공개 2014-02-28 09:22:19
이 기사는 2014년 02월 25일 08:3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현대자동차그룹 계열 철도차량 제조업체인 현대로템(A+, 안정적)이 상장 후 첫 회사채 발행에 나선다. 주식자본시장(ECM)에서 성공적인 기업공개(IPO)를 통해 검증 받은 현대로템이 부채자본시장(DCM)에서도 좋은 평가를 받을지 수요예측 결과에 관심이 쏠린다. 현대차그룹의 우수한 신용도를 바탕으로 회사채도 무난하게 진행될 것이란 전망이 많다.하지만 A급 회사채에 대한 불신은 여전하다. 국고채 대비 스프레드도 벌어지고 있다. 여기에 예상치 못한 난관이 등장했다. 우크라이나에 수출한 전동차 운행이 무기한 중단된 것이다. 미국에서도 비슷한 문제가 발생했다. 이로 인해 현대로템의 철도차량 제작 기술력에 대한 신뢰도가 떨어져 실적 악화가 우려된다는 지적이다.
◇ IPO 시장에서 '환영', 회사채 시장에서도?
오는 28일 현대로템이 3년물과 5년물로 각각 1000억 원씩 총 2000억 원의 회사채를 발행할 예정이다. 조달한 자금 중 1100억 원은 4월에 만기 도래하는 회사채 차환에 쓰이고 나머지 900억 원은 은행 차입금 상환에 사용된다.
현대로템은 지난해 말 IPO 과정에서 공모금액 중 4389억가량은 2013년과 2014년에 만기도래하는 회사채와 장기 차입금 상환에 사용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만약 현대로템이 공모자금을 모두 밝힌대로 사용했다면 오는 4월에 만기가 돌아오는 회사채 차환을 위한 자금이 필요한 상황이다. 2013년 9월 기준 현대로템의 장기차입금은 3581억 원이었고, 2014년 1월에는 1000억 원 규모의 회사채가 만기도래했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아직 2013년 실적공시가 나오지 않아 실제로 현대로템이 IPO를 통해 공모한 자금을 장기차입금과 회사채 상환에 사용했는지 알 수 없다"며 "하지만 차입금 의존도와 부채비율이 높은 상황이었기 때문에 본래 목적대로 자금을 사용했을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현대로템은 지난해 10월 유가증권 시장 상장에 성공했다. 상장 과정에서 여러 어려움이 있었지만 결과는 좋았다. 수요예측에서 경쟁률이 58대 1을 넘어섰다. 참여 기관이 대부분이 공모가 밴드 상단 이상을 제시했다. 일반공모 청약에서도 3조 4000억 원이 넘는 시중 자금이 몰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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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계는 상장 후 처음으로 진행되는 회사채 발행도 큰 무리가 없을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현대차그룹의 신용도를 바탕으로 무난히 회사채 발행을 해낼 것이란 전망이다.
실제로 현대로템의 개별민평금리는 A등급 평균보다 낮아 비싸게 거래되고 있다. 3년물은 3.45%, 5년물은 3.88%로 A+급 개별민평금리보다 각각 20, 26bp 낮은 수치다. 그만큼 투자자들이 프리미엄을 지불하고도 투자하겠다는 의미다.
여전히 수급이 불안한 A급이기 때문에 방심해서는 안 된다는 의견도 나온다. A급 국고채 대비 스프레드가 계속 벌어지고 있어 A급 회사채의 신용 위험도 여전히 높은 상태라는 것. 지난해 10월 69bp였던 스프레드가 올해 2월 들어 77bp까지 벌어졌다.
현대로템의 국고채 대비 스프레드는 조금씩 좁혀지고 있다. IPO 이후 연초까지 53bp에서 61bp까지 벌어졌던 스프레드는 2월 들어 57bp로 줄어드는 모양새다. 증권사 크레딧 애널리스트는 "A급은 여전히 수급 상황이 좋지 않지만 등급 내 차별화가 일어나고 있다"며 "현대로템과 같은 그룹사 계열사는 A급 내에서도 우량 대우를 받고 있다"고 설명했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주식시장 입성에 성공했다고 해서 회사채 시장에서도 무조건 잘 될 거라 볼 순 없다"며 "하지만 최근 현대로템의 민평금리와 국고채 스프레드를 보면 투자자들이 현대차 그룹의 신용도와 함께 현대로템을 매력적으로 보고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 철도차량 잦은 고장 실적 악화 우려···차입금 부담은 늘어
최근에 주력사업인 철도차량 부문이 예상치 못한 문제로 현대로템을 괴롭히고 있다. 우크라이나와 미국에 수출한 전동차가 잦은 고장으로 물의를 일으키고 있는 것이다. 계속되는 전동차 고장 소식에 현대로템의 철도차량 제작 기술력에 의심이 늘고 있어 실적 악화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지난 12일 우크라이나 철도청은 현대로템이 납품한 '인터시티 플러스' 열차의 잦은 고장 때문에 검사를 실시해 이 열차가 운행되는 10개 노선의 전동차 운행을 중단한다고 밝혔다. 미국에서도 불만이 터져 나오고 있다. 지난 1월 2008년 현대로템이 미국 보스턴에 납품한 열차에서 문짝, 에어컨, 브레이크, 엔진 등 여러 부문에서 총체적인 결함이 발생했다.
이번 사태로 결제조건과 프로젝트 수주 환경이 당분간 개선되기 쉽지 않아 실적에 악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현대로템이 만든 KTX산천도 잦은 고장으로 국내 철도차량 수주와 납품에 걸림돌로 작용해 실적 하락의 주범으로 꼽혔다"며 "현대로템은 아직 해외시장에서 자리잡은 업체가 아니기 때문에 기대했던 해외 실적이 줄어들 수 있다"고 말했다.
문제는 실적 악화가 예상되는 가운데 차입금이 늘고 있다는 점이다. 2011년 32.5%, 2012년 31.3%였던 현대로템의 차입금 의존도는 2013년 9월 40.7%까지 올랐다. 영업활동 현금흐름(OCF) 대비 순차입금 비율도 2011, 2012년 각각 4.9%, 4.7%를 유지하다가 2013년 9월에 7.9%로 훌쩍 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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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2013년 10월 이후에는 IPO로 조달한 자금 중 4389억 원을 차입금 상황에 모두 사용하고 차입금이 더 이상 늘지 않는다는 가정 하에 차입금 의존도는 34.3%로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257%까지 치솟았던 부채비율도 163%로 떨어질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영업을 통한 현금 창출로 재무구조가 개선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언제든지 과거의 상태로 회귀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IPO를 통해 유입된 자금으로 당장은 나아지는 것 처럼 보이겠지만 정작 현대로템의 영업실적이 좋아진 것은 아니다"라며 "철도차량 등의 사업에서 실적이 악화되면 다시 재무구조가 나빠질 수 도 있다"고 말했다.
또다른 증권업계 관계자는 "상장 절차 당시 기업가치 책정을 위해 비교 대상에 올려놓은 해외 동종업체 13개 기업 가운데 현대로템보다 차입의존도가 높은 기업은 캐나다의 봄바디어 뿐"이라며 "실적이 예상보다 크게 나빠지지 않는다 해도 차입금이 늘고 있는 것은 현대로템에게는 부담스러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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