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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스公, 영구채 발행에 '국제신용등급' 고려할까 스텝업, 언제 얼마나 설정할지 등 발행구조 고민

임정수 기자공개 2014-03-21 09:15:00

이 기사는 2014년 03월 19일 17:0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가스공사가 신종자본증권(이하 영구채) 발행을 추진하면서 발행 구조를 놓고 고심하고 있다. 부채비율 개선에만 초점을 맞출 것인지와 해외 신용평가사의 자본인정 기준을 동시에 고려할 것인지에 대해 의사결정을 내리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19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가스공사는 이달 말께 영구채 발행 주관사 선정을 위한 제안요청서(RFP)를 발송할 계획이다. 영구채와 영구 교환사채(영구EB)를 동시에 발행하는 것과 영구채를 우선 발행하고 차후에 영구 EB를 발행하는 안, 구체적인 발행 구조 등에 대해 아직 최종 결정이 끝나지 않았다.

영구채 발행의 초점을 어디에 둘 것인지에 따라 발행 구조도 달라질 것으로 전망된다. 가스공사가 영구채를 발행하는 최우선 목적은 부채 감축이다. 부채비율은 영구채 발행 구조를 정하는데 별다른 제약 요인이 되지 않는다. 영구채의 경우 상환 강제성이 없다면 회계적으로 자본으로 인정받는 데 논란이 되지 않기 때문이다.

하지만 문제는 해외 신용평가사의 자본 인정 기준을 따를 것인지 여부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와 무디스(Moody's)는 영구채 자본인정 비율에 대한 자체 기준을 갖고 있다. 발행 구조에 따라 발행액의 최대 50%까지 자본으로 인정한다.

가장 까다로운 것으로 알려진 S&P 기준에 따르면 50%까지 자본으로 인정받으려면 만기 10년 이내에 금리를 올려주는 스텝업(Step-up)이 있으면 안 된다. 또 스텝업의 폭도 100bp 미만이어야 한다. 이 밖에도 최종 만기 등에 대한 여러 기준이 존재한다. 가스공사가 국제 신용등급 방어까지 고려할 경우 이 기준을 충족하는 구조로 발행해야 한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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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영구채를 발행한 포스코와 SK텔레콤도 국제 신용평가사의 자본인정 기준을 따랐다. 두 회사 모두 5년 후에 조기에 상환할 수 있는 콜옵션을 보유하지만, 스텝업은 10년이 지난 이후에나 적용된다. 스텝업은 10년 후와 25년 후에 각각 25bp와 75bp로 설정돼 있다. 영구채 발행 목적이 부채비율 축소보다는 국제 신용등급 방어에 있었기 때문이다.

반면에 서부발전과 남동발전은 발행 후 5년째 스텝업을 설정하거나 스텝업 폭이 100bp 이상이어서 국제 신용평가사의 자본 인정 요건을 충족하지 못했다. 부채비율 축소 효과만 노린 영구채 발행으로 해석된다.

가스공사가 부채비율 축소와 국제 신용등급 방어라는 일석이조 효과를 노릴 경우 금리 수준이 제약 요인이 된다. 스텝업을 10년 후에 설정하거나 폭을 낮출 경우 투자자들이 높은 금리를 요구할 공산이 크다. 영구채 발행 자체로는 향후 공기업 경영평가에서 문제가 되지 않는다 하더라도 높은 발행 비용은 감점 요인이나 지적의 대상이 될 수 있다.

반면 부채비율에만 초점을 맞추면 금리를 낮출 수 있지만 국제 신용등급 방어에는 도움이 되지 않는다. 가스공사에 대해 S&P는 A+(안정적), 무디스는 A1(안정적), 피치는 AA-(안정적)으로 평가하고 있다. 이 중 무디스는 가스공사의 지난해 당기 순손실에 대해 신용도에 부정적 영향을 줄 것이라고 언급했다.

IB업계 관계자는 "정부 지원 가능성 덕분에 당장에 국제 신용등급이 위협을 받는 상황은 아니다"면서도 "어차피 영구채를 발행한다면 양 쪽 측면을 고려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하지만 신임 사장이 영구채 발행을 공식적으로 선언한데다 가스공사 건이 다른 공기업 영구채의 벤치마크(BM)가 될 것으로 보여, 금리 수준 자체도 영구채 구조를 정하는데 무시하기 어려운 고려 요인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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