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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벤처투자, 창업·벤처 지원의 숨은 진주 [벤처투자기금 10조 ①]매칭활용 투자재원 3.7배 펀드 결성···벤처투자 선순환 구조 구축

김동희 기자공개 2014-03-26 08:38:13

[편집자주]

국내 벤처캐피탈 업계가 황금기를 보내고 있다. 펀딩·투자·회수 어느 것하나 활발하지 않은 분야가 없다. 박근혜정부가 창조경제의 핵심키워드로 창업·벤처기업 육성을 강조하면서 자금을 공급하는 벤처캐피탈의 역할이 중요해졌기 때문이다. 정부의 정책자금을 집행하는 한국벤처투자(모태펀드)가 책임져야 할 일도 많아졌다. 2005년 이후 국내 벤처캐피탈 업계에 자금을 공급해 온 모태펀드의 성과를 살펴봤다.

이 기사는 2014년 03월 25일 10:2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한국벤처투자(모태펀드)는 중소기업의 경쟁력 강화를 위한 종합 대책의 일환으로 지난 2005년 6월 문을 열었다. '벤처특별법'을 개정해 모태펀드 운용 근거를 마련, 국내 벤처기업에 투자 자금이 지원될 수 있도록 정책자금의 집행 통로를 만든 것이다. 그 동안의 경영성과는 나쁘지 않았다. 초기에는 중소기업공단(이하 중진)의 기금만을 맡아 출자했지만 지금은 거의 대부분의 정부기관 자금을 책임지고 있다.

정책자금뿐 아니라 민간 자금의 투자를 견인하는데도 긍정적으로 작용했다. 모태펀드에서 출자를 받은 벤처조합은 대부분 3배 정도의 민간 자금을 확보해 지원에 나서고 있다. 투자한 펀드가 높은 성과를 달성해 다시 재공급하는 선순환 구조도 정착, 모태펀드를 운용하는 한국벤처투자가 벤처투자 활성화에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했다는 평가를 얻고 있다.


설립 후 투자규모 12배 성장 창업초기·해외진출 등 출자사업 다양화


모태펀드가 분배한 정책자금은 지난 20051831억 원에서 2013년 말 기준 22301억 원으로 12배 가량 늘었다. 이를 토대로 289개 조합을 결성해 84108억 원의 벤처 투자재원을 마련했다. 전체 벤처조합 규모 104000억 원의 80% 규모다. 정책기관의 출자금 대비 3.7배에 달하는 민간 투자자금을 유치토록 하는 중간다리 역할도 충실히 담당한 것이다.

운용 계정도 다양하다. 설립 초기에느 중진계정 자금밖에 없었다. 하지만 2006년 문화체육관광부(문화 계정), 특허청(특허계정)의 자금을 운영하더니 지금은 고용노동부, 보건복지부, 영화진흥위원회, 방송통신위원회, 산업자원부 등 8개 정부기관의 자금을 관리하고 있다. 모태펀드를 운용하는 한국벤처투자가 적극적인 출자 유치에 나선데다가 정책자금을 효율적으로 관리하기 위한 정부의 니즈가 부합됐기문으로 풀이된다.

앞으로 모태펀드는 농업정책자금 외에는 거의 대부분의 정책자금을 운용한다는 목표를 가지고 있다.

지원하는 분야도 넓다. 창업초기와 인수합병(M&A)등에 중점을 두고 있지만 최근 운용규모가 늘면서 전체 산업 발전에 기여할 수 있는 투자처로 재원을 적극 배분하고 있다.

창업초기·문화콘텐츠·특허사업화 등 창업 사업화에 142개 조합을 만들어 26164억 원을 지원했다. 중국·팬아시아 등 중소 벤처기업의 해외진출지원을 전문으로 하는 조합은 19개를 만들어 13512억 원을 투자할 수 있도록 했다.M&A나 구주 인수 등 벤처캐피탈의 세컨더리 마켓을 만드는데도 39개조 합 15406억 원을 운용토록 했으며 신성장펀드 등 기타 사업분야에서 89개 조합이29026억 원을 투자할 수 있도록 했다.

이를 통해 지금까지 4677개 창업·벤처기업에 6326억 원의 자금을 지원했다.특히 창업 3년이내 초기기업 2039곳에 2568억 원을 투자했다. 업계에 조성된 창업초기전문펀드 8573억 원의 97%8176억 원을 모태펀드 주도로 조성하기도 했다.


투자금 대비 1.38배 수익융자 투자로 '전환'


모태펀드의 수익은 나쁘지 않았다. 지금까지 자펀드 30(5269억 원)가 청산돼7264억 원을 분배 받았다. 투자금 대비 1.38배의 수익을 실현, 은행권의 정기예금 보다 훨씬 높은 이익을 챙겼다. 중간 배분 등으로 회수한 금액도 7070억 원에 이른다. 벤처조합 만기가 도래한 2010983억 원을 회수한데 이어 2011년과2012년 각각 1425억 원과 2001억 원을 자조합으로부터 돌려받았다. 지난해도1830억 원을 회수했다. 이는 다시 재출자로 이어져 벤처캐피탈의 펀딩과 투자,회수라는 선순환 사업구조를 이끄는데 한 몫했다.

모태펀드의 출범이후 융자 중심의 창업·벤처기업 지원이 자본 투자로 바뀌는 분위기도 형성됐다.

벤처기업은 금융회사에 담보를 제공하지 않고 융자를 받지 못했다. 이자부담도 높아 사업이 안정을 찾기전까지 버티기 힘들었다. 특히 창업초기 기업은 융자조차 받기 힘들어 사업 자체를 포기하는 일이 비일비재 했다. 금융비융 부담없이 경영에 매진할 수 있는 벤처캐피탈의 자본 투자를 선호했지만 모태펀드가 만들어지기 전까지 체계적인 지원이 사실상 거의 없었던 것이다.

지금은 모태펀드에서 자금을 지원받은 벤처캐피탈의 자조합을 통해 투자를 받거나 기업설명회 등 적극적인 투자유치에 나서는 기업이 늘고 있다.

초기 불합리한 투자 계약을 체결하는 벤처캐피탈이 시장 질서를 흐려 놓기도 했지만 모태펀드가 보안관을 자처하며 합리적인 투자 분위기를 조성했다. 뿐만아니라 업계 발전에도 기여해 벤처캐피탈의 부담을 낮춰 벤처기업 지원에 매진할 수 있도록 앞장섰다. 실제로 기준수익률을 낮추거나 우선손실충당금제도를 폐지토록 하기도 했다.

벤처캐피탈 관계자는 "모태펀드를 운용하는 한국벤처투자 출범이후 정부의 정책자금 분배가 비교적 효율적으로 이뤄지는 분위기"라며 "다른 유한책임사원(LP)의 참여가 뒷받침돼야 하겠지만 모태펀드가 벤처캐피탈의 경영을 압박하는 여러가지 제도를 개선하는데 선봉장 역할을 하는 것은 사실"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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