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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달난항 동부팜한농, 현대증권 구원투수 등장 사모채 ABSTB로 전환, 강도 높은 신용 제공

황철 기자공개 2014-04-30 09:50:30

이 기사는 2014년 04월 28일 15:1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자금조달에 애로를 겪고 있는 동부그룹의 핵심 계열사 중 하나인 동부팜한농이 사모사채 발행에 성공했다. 자체 신용으로 투자자 모집이 어려워지자 현대증권이 구원투수로 나섰다.

동부팜한농 사모사채는 발행 당일 유동화 시장에서 ABSTB로 형태를 바꿔 투자자를 유치했다. 현대증권은 사모사채와 ABSTB 주관은 물론 신용공여를 통해 조달을 원활케 했다. 유사시 SPC가 발행할 사모 ABS의 인수를 확약하는 방식이다. 사실상 현대증권의 신용으로 발행한 ABSTB라 해도 무방하다.

최근 현대증권은 비우량 기업의 대출이나 매출채권, 사모사채 등을 동일한 방식으로 유동화하고 있다. 위험이 큰 만큼 수익도 많이 난다는 점에 영업을 확대하고 있다. 하지만 관련 익스포저의 리스크 증가에 대한 우려도 커지고 있다.

◇사모 ABS 인수 약정, 관련 익스포저 위험 상승

동부팜한농(BBB+)은 18일 만기 2년물 사모사채 200억 원어치를 발행했다. 현대증권이 주관을 맞아 6.00% 금리로 조달에 성공했다. 지난해 3월 담보부사채 400억 원을 발행한 이후 1년여만의 채권이다.

이번 사모사채는 발행 당일 자산유동화전자단기사채(ABSTB)로 옷을 갈아입었다. 에이블디씨엠팜주식회사(SPC)는 18일 현대증권을 주관사로 200억 원어치의 ABSTB를 발행했다. 투자자는 사모사채가 아니라 ABSTB 매입을 위해 자금을 운용했다.

ABSTB는 3개월 단위로 자동 차환하도록 프로그램이 짜졌다. 하지만 실질차주인 동부팜한농의 신용등급이 현재 BBB+에서 BBB- 이하로 하락하면 차환을 중단하도록 조건을 붙였다. 차환 실패나 기발행 ABSTB의 상환 재원이 부족할 경우 SPC는 사모 ABS를 발행해 자금을 충당하기로 했다.

동부팜한농

사모 ABS는 현대증권이 인수 확약을 맺어 무조건 재원을 마련해 줘야 한다. 실질적인 현대증권의 우발채무로 유사시 현실화 위험이 크다. 이같이 강도높은 신용공여로 ABSTB는 현대증권의 신용도에 기초해 기업어음 최고 등급인 A1을 받을 수 있었다.

당연히 현대증권의 관련 익스포져 위험은 크게 높아졌다. 하지만 현대증권은 당장의 고수익을 보장받을 수 있게 됐다.

ABSTB의 최초 매출금리는 3.5%다. 기초자산인 사모사채 금리(6.00%)와의 차이에 상응하는 높은 차익이 예상된다. 또 신용공여에 따른 대가로 받을 수수료도 여느 유동화 이상으로 기대할 수 있다.

현대증권은 최근 SK건설·KCC건설 PF와 두산인프라코어 대출채권을 기초로 한 유동화증권에 대해서도 동일한 형태의 신용보강 계약을 맺었다.

◇고위험 업종, 관련 유동화 늘까

현재 동부팜한농의 미상환 회사채는 4400억 원어치에 달한다. 이중 연내에만 1000억 원의 만기가 도래한다. 7월에만 700억 원어치가 상환을 기다리고 있어 유사한 형태의 조달에 나설 가능성도 있다. 동부그룹의 평판 저하를 감안할 때 사실상 자체 신용으로 조달이 쉽지 않기 때문이다.

지난해 두 차례에 걸쳐 공장부지를 담보로 제공해 회사채 신용등급을 끌어올리는 등의 노력을 기울인 것도 이 때문이다. 하지만 담보부 사채 이후 기발행 채권의 후순위성이 커졌고 재무여력 또한 줄어 자본시장 접근성을 더욱 제약받게 됐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그룹 핵심인 동부제철 등이 신속인수제로 차환을 가까스로 이어가고 있는 상황이어서 타 계열사 역시 자체 신용으로 투자자를 모으기 쉽지 않다"라며 "이번 동부팜한농의 경우는 고위험 고수익을 노리는 증권사와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진 것으로 앞으로 유사한 조달이 늘어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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