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에너지-GS칼텍스,만기 채권 대응전략 '눈길' 오는 5월 만기 도래분 GS칼텍스 차환, SK에너지 상환
이승연 기자공개 2014-05-09 14:59:42
이 기사는 2014년 05월 07일 18:3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국내 정유업계 라이벌 GS칼텍스와 SK에너지는 같은 업종, 같은 신용등급이라는 점에서 수요예측 결과, 발행 조건 등이 늘 비교가 돼 왔다. 하지만 올 상반기 만기 회사채에 대해 각자 다른 전략을 제시하면서 두 회사의 치열한 금리 경쟁은 다음 기회로 넘어갔다. GS칼텍스는 차환을, SK에너지는 상환을 결정했다.7일 금융투자 업계에 따르면 GS칼텍스(AA+)는 이달 8일 만기 도래하는 2000억 원 회사채를 차환하기로 결정했다. 지난 4월 3000억 원의 7년물 회사채를 발행, 2000억 원은 차환하는 데 사용하고 남은 1000억 원은 원유 결제 대금 등 운영자금으로 투입했다.
GS칼텍스는 수요예측에서 공모액을 웃도는 3050억 원의 수요를 모았지만 금리 밴드(7년 개별민평-0.18%p ~+ 0.02%p) 안에는 2950억 원의 수요만 들어왔다. 50억 원의 미배정 물량이 발생한 것이다.
소액에 불과하지만 GS칼텍스는 올해 첫 AA급 수요예측 실패로 남게 됐다. 당시 회사채 시장은 AA급에서 이어진 증액 열풍이 A급으로 이어질 만큼 환경이 우호적이었다. 여기에 GS계열사인 GS이앤알이 A급에도 불구하고 오버부킹을 기록해, GS칼텍스의 부진은 상대적으로 부각됐다.
GS칼텍스의 수요예측 실패는 예삿일이 아니다. 지난해도 3000억 원 규모의 회사채 수요예측을 실시했지만 희망금리 밴드 안에 수요의사를 밝힌 투자자는 아무도 없었다. 같은 시기 회사채 발행에 나섰던 동종 업계 라이벌 SK에너지에 비해 금리 밴드가 공격적이었던 탓이다.
올해의 경우 연초 발생한 기름 유출 사고와 국제 신용등급 하락 등이 화근이 됐다. 국제신용평가사 무디스는 GS칼텍스 신용등급을 Baa2에서 Baa3로 강등했다. 핵심 사업 분야인 석유와 파라자일렌 사업 부문이 구조적으로 악화됐으며 중동 국가와의 경쟁 심화 등 사업 환경이 불리하다는 판단에서다. Baa3는 국내 신용평가사 기준으로 BBB-에 해당하는 수준이다.
하반기 대규모 회사채 만기를 앞둔 상황에서 부담이 될 수 밖에 없다. GS칼텍스는 오는 8월 25일 3000억 원 규모의 원화채 만기와 3억 달러 외화채 만기가 동시에 예정돼 있다.
다만 국내 정유 업계가 잇따라 적자를 보이고 있는 가운데 GS칼텍스의 실적이 홀로 개선세를 보이고 있다는 점은 호재다. GS칼텍스의 지난해 매출은 45조 6597억 원으로 전년 대비 2조 원 가까이 줄었지만 영업이익은 9000억 원으로 같은 기간 43% 가까이 상승했다. 석유화학과 윤활유 사업이 호조를 보인 덕분이다. GS칼텍스의 자기등급 대비 스프레드가 축소세를 보이고 있다는 점도 주목할 만한 부분이다.
반면 같은 시기 스프레드 축소세가 확연한 SK에너지는 오는 9일 만기 도래하는 회사채를 상환하기로 결정했다. 만기 분이 500억 원에 불과한 데다 최근 실적 악화에 따른 국제 신용평가사들의 경고가 부담으로 작용한 듯 보인다.
무디스는 지난 달 28일 SK에너지 모회사 SK이노베이션의 부진한 실적이 신용도에 부정적이라고 평가했다. SK이노베이션의 지난해 연결 매출액은 66조 원으로 전년 대비 7조 원 정도 감소했다. 영업이익도 1조 3828억 원으로 같은 기간 4000억 원 가까이 감소했다.
SK에너지의 부진이 그 원인이다. SK에너지는 정제 마진 약세와 환율 하락의 여파로 지난해 870억 원 규모의 손실을 일으키며 적자로 돌아섰다.
SK에너지의 현금성 자산은 5534억 원으로 전년보다 2000억 원 가까이 감소했지만 회사채 상환에는 문제가 없는 상황이다. 하지만 SK에너지가 올해 갚아야 할 만기 회사채가 3000억 원에 달하는 만큼 회사채 발행이 불가피하다. SK에너지의 완충 역할을 해온 SK이노베이션의 부진과 어두운 업황은 악재가 될 전망이다.
증권사 관계자는 "정유업계 시장 점유율 1위의 SK에너지가 적자로 돌아섰다는 점은 의미하는 바가 크다"라며 "캐시카우인 석유화학 부문의 부진이 두드러졌고 중동 국가들의 정제시설 증설에 따른 공급량 증가로 경쟁력 마저 심화되는 등 올해 역시 업황이 어두워 예전과 같은 반응을 기대하기 힘들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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