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서치 강화하되 매니저 재량 최대 존중" [thebell interview]전정우 KTB자산운용 CIO, "올해 중소형주·자산배분펀드에 주력"
박시진 기자공개 2014-06-02 18:35:20
[편집자주]
머니투데이더벨이 국내 자산운용사 최고투자책임자(CIO) 및 주식운용본부장을 대상으로 '테마 인터뷰' 시리즈를 시작한다. 천편일률적인 시장 전망 중심의 인터뷰를 지양하고, 사전 서베이에 근거해 강세장, 약세장 등 테마를 정해 개성있는 인터뷰를 기획했다. 급변하는 국내외 투자환경에서 전략을 책임지는 CIO의 솔직담백한 이야기를 들을 수 있는 기회가 되기를 바란다.
이 기사는 2014년 05월 23일 17시47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전정우 KTB자산운용 주식운용본부장(CIO)은 조재민 대표 취임 후 첫 외부 영입 사례다. 조 대표는 전 본부장과 일면식이 없었지만 오래 전부터 상당한 호의를 갖고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전 본부장의 이직은 전격적이고 일사천리로 이루어졌다. 조 대표를 만난 후 불과 일주일만에 러브콜을 받아들였다. 전 CIO는 "처음 만나 대화를 나눠 보니 시장 전망, 운용조직의 바람직한 발전방향, 장기투자에 대한 선호 등이 신기할 정도로 일치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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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 대표가 원하는 건 고객의 성향에 부합하되 긴 호흡으로 펀드를 운용하는 것이었다. 운용역의 재량권이 중요하다는 점도 강조했다. 전 CIO의 생각과 배치되지 않았다. KTB자산운용의 강점을 살리되, 시스템을 도입해 구성원들의 소통을 강화하는 작업에 착수했다.
KTB자산운용은 15년의 업력을 갖고 있다. 하지만 이렇다 할 스타펀드가 없었다. 현재 운용규모(AUM)를 살펴보면 주식형 펀드 운용규모(2조 4000억 원) 중 70%가 사모로 운용되고 있다.
전 CIO는 공모펀드 시장에서 입지를 강화할 계획을 세웠다. 최우선적으로 리서치센터 강화에 돌입했다. 주식운용본부 14명의 인력 중 7명이 리서치팀에 소속, 섹터별로 리서치업무를 전담하고 있다. 주식운용팀 2명도 리서치업무를 겸하고 있다. 이들은 평균 업력이 10년 이상으로 약 30여 개 산업을 할당받아 데이터 베이스를 구축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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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CIO는 베이스 포트폴리오(Base portfolio·BP)란 투자 풀(POOL) 개념을 사용해서 운용전략을 설명했다. BP란 가장 약한 의미의 모델 포트폴리오(Model Portfolio·MP)로 일반 운용사에서는 거의 사용되지 않는 용어다. 전체 유니버스(universe)가 450종목을 커버한다면 그 중 실질적 포트폴리오 구성대상이 되는 종목, 시가총액 상위종목 및 업종내 의미있는 투자종목을 대상으로 250개를 선정해 BP에 포함시켰다.
각 섹터 애널리스트들이 MP를 선정하기 전 주 3회 기업탐방, 주 1회 전체 미팅 등을 통해 종목을 고른다. 이렇게 선정된 종목을 토대로 40~60종목을 추려 MP를 만들고 60~70%를 복제해 실제 포트폴리오(Actual portfolio·AP)를 구성, 투자를 집행한다. BP는 MP와 AP보다 구속력이 가장 낮은 단계인 셈이다.
타 운용사들처럼 일반적으로 MP를 무리하게 강조하고 매매회전율을 낮추다 보면 매니저의 재량권이 최소화돼 역량을 발휘하기 힘든 면이 있다. 전 CIO는 이 점을 극복하기 위해 BP 풀을 도입, 매니저 재량권을 최대로 인정해주겠다고 설명했다. 그는 "각 리서치 인원들은 자신의 담당섹터를 전문화시켜 베이스 포트폴리오에 담을 종목들을 매일 모니터링하게 된다"며 "AP의 복제율을 완화하는 대신 BP를 엄격하게 관리하다 보면 투자 집행 후 실패를 줄일 수 있다"고 말했다.
전 CIO는 BP 풀(pool) 도입 등 매니저들의 재량권을 확대하는 이유에 대해 "시황을 정확히 예측할 수 없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최근 2~3년동안 박스권이 지속되며 롱숏펀드 등이 새로운 투자모델로 자리잡았지만, 정확히 증시가 상승할 것인지 하락할 것인지 혹은 종목간 주가의 흐름이 어떻게 변할 것인지 예상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이에 따라 운용매니저들은 어떤 근거를 갖고 방향성을 예측했는지가 중요하고 섹터에 대한 전문적인 이해가 필요하다.
그는 "주식투자는 불확실성과의 싸움이고, 변화의 본질을 파악하려면 이 현상이 얼마나 지속될 수 있을 지 아는 게 중요하다"며 "리서치를 통해 변화의 지속가능성을 아는 게 주식운용의 핵심"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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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B자산운용의 하반기 목표는 최근 내놓은 중소형주펀드와 중위험·중수익의 투자처로 떠오르고 있는 자산배분형펀드에 집중하는 것이다. KTB자산운용은 2008년 3월 KTB액티브자산배분형증권펀드를 출시했고, 5년간 수익률이 39%를 상회했다. 설정했을 당시에는 시장의 상황과 맞지 않아 관심을 받지 못했지만, 최근 자산배분이 화두로 떠오르며 설정액이 점차 증가해 지난 21일 기준 245억 원을 기록했다. 이달 말에는 이사급 매니저를 영입해 운용을 전담하도록 할 계획이다.
전 CIO는 "성장에 초점을 맞춘 중소형주 펀드를 4월에 출시해 주식형 펀드 라인업은 어느 정도 갖춘 상태"라며 "자산배분형 펀드와 중소형주 펀드 등을 통해 트랙레코드를 쌓아 시장의 신뢰를 얻겠다"고 밝혔다.
부임한 지 3개월 차에 접어드는 전 CIO가 가장 강조하는 것은 좋은 성과를 일관되게 내는데 바탕이 되는 운용조직의 문화를 만드는 것이다. 그는 "운용본부 구성원들의 아이디어를 모아서 투자로 연결되는 성과가 나타나기 위해서는 개방적인 분위기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서로의 생각을 자연스럽게 공유하기 위해서는 스킨십이 제일이다. 매일 12명의 본부 인원들이 모여 미팅을 하고, 일주일에 한 차례는 저녁식사와 동반한 미팅을 갖는다. 시간 제한 없이 서로의 생각을 교류하는 자리다. 전 CIO는 "우리 본부는 맨파워에 강점이 있어 더 이상의 인력보강은 필요없다"며 "각자 전문성을 살려 팀플레이를 할 수 있도록 주식운용에 적합한 조직문화를 만들겠다"고 말했다.
◆전정우 KTB자산운용 주식운용본부장
△ 연세대학교 경제학과
△ 대한투자신탁
△ 하나UBS자산운용 주식운용본부장
△ 삼성자산운용 주식운용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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