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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물나온 금호고속, '핫딜' 예고 원매자 물색 어렵지 않아‥8000억 원 상회할 수도

이동훈 기자공개 2014-06-27 11:06:27

이 기사는 2014년 06월 25일 11:0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금호고속이 2년 만에 인수합병(M&A) 매물로 나왔다는 소식에 시장이 들썩이고 있다. 안정적인 현금창출력에 선도적 시장 지위까지 갖춘 매물로, 벌써부터 치열한 인수 경쟁을 예고하고 있다.

24일 M&A업계에 따르면 금호고속 매각 절차가 본격화되면 인수 경쟁에 나설 의향을 가진 잠재 인수후보들이 의외로 많은 것으로 파악됐다. 당초 시장에서는 금호아시아나가 그룹의 모태인 금호고속을 펀드 컨소시엄(IBK-케이스톤)에 넘길 때 추후 돌려 받기로 미리 약정을 해놨기 때문에 원매자들이 나서기 어려울 것으로 판단했다.

시장의 이같은 관점이라면 금호고속은 국내 재벌 그룹들이 탐내기 어려운 매물이다. 일종의 '재벌간의 의리'가 작용, 다른 재벌이 되찾기를 원하는 모태사업을 탐하려 하지 않을 것이란 분석이다. 엄밀히 말하면 금호고속은 파킹 약정 때문에 '사고싶어도 살수 없는 매물'이 아니라 정서상 '인수하기 부담스러운' 매물이다.

금호고속 원매자들이 한가지 걸리는 게 있다면 금호터미널이 보유하고 있는 우선매수청구권(Right of First Refusal) 정도다. 매각 측이 경쟁입찰을 통해 선정한 우선협상대상자의 제안 가격으로 금호터미널이 금호고속 인수 의사를 표시하면 금호터미널에 우선적으로 인수할 수 있는 권리가 생긴다. 하지만 이를 위해서는 금호터미널이 권리를 행사할 만한 자금력이 전제돼야 한다. 금호고속 원매자들이 제시한 인수금액이 일정 수준 이상 올라가게 되면 권리 행사가 만만치 않을 수 있다.

반면 대규모 약정액을 쌓아놓고도 적당한 매물을 찾지 못하고 있는 국내외 사모투자 운용사들이나 안정적인 신사업으로의 확장을 꿈꾸는 중견기업들의 관심은 상당히 높을 것으로 판단된다. 매물 자체의 매력이 크기 때문이다.

일각에서는 금호고속의 매각 가치가 6000억~8000억 원 이상을 호가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안정적인 현금흐름 창출력과 금호고속이 가진 숨겨진 가치가 반영되면 이 이상의 금액도 가능하다는 판단이다.

금호고속의 2013년 상각전 영업이익(EBITDA)는 718억 원이었다. 회사의 현금창출력이 매년 4~5% 성장하고 있는 점을 감안하면 2014년 말 EBITDA는 750억 원을 넘을 것으로 예상된다.

49%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해외 자회사의 존재도 호재다. 해외 자회사들로부터 매년 받는 배당금만 60억~70억 원 수준이다. 금호고속은 국내 운송회사 중에 유일하게 해외 진출에 성공했다. 중국이나 베트남 사업은 향후 성장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금호고속이 보유하고 있는 금호리조트 지분 50%도 가격 상승을 유발할 수 있는 숨은 가치로 평가받는다. 올 초 금호아시아나그룹은 CJ대한통운으로부터 금호리조트 지분 50%를 되사오며 695억 원을 지불했다. 하지만 이는 공정거래법상 CJ그룹이 금호리조트 지분을 매각할 수 밖에 없는 상황에서 책정된 가격이라 실제 가치는 더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CJ그룹이 2009년 금호산업으로부터 금호리조트 지분 50%를 인수했을 당시 매겼던 가격은 827억 원이다. 당시보다 매출액이나 EBITDA가 늘어난 상황으로, 금호리조트의 지분 매각 가격은 더 높게 평가 받아야 한다는 것이 중론이다.

투자펀드들이 탐낼 만한 여러 조건을 갖췄다는 점도 포인트다. 금호고속은 무엇보다 현금창출력이 좋고 안정적인데다, 자산도 비교적 많은 편이다. 투자수익 극대화를 목표로 하는 펀드들로서는 차입매수 전략을 펼치기 좋은 매물에 상대적으로 더 끌리는 법인데, 현재 나온 매물 중에서는 금호고속 만한 매물이 없다. 은행권에서는 금호고속의 경우 EBITDA 5~6배 수준의 인수금융 조달이 가능한 매물로 보고 있다.

국내 고속버스 시장이 매년 4% 내외로 꾸준히 성장하는 점 역시 투자펀드들이 관심을 가지는 이유다. 국내 고속버스 운용사업자들은 2년에 한 번 꼴로 운임비를 올리고 있다. 고속버스 이용 승객의 절대수가 증가하기는 어렵지만, 국가 기반산업이자, 서민 여객 수단인 고속버스 운수업의 존립을 보장하기 위해 국가가 2년에 한번 적정 수준의 운임을 인상할 수 있도록 용인하고 있다. 업계 1위인 금호고속은 당연히 이 운임 인상의 가장 큰 수혜를 입게 된다. 실제로 금호고속은 지난해에도 매출액과 EBITDA가 전년 대비 4.6% 상승했다.

금호고속은 ADT캡스 이후 가장 거래 규모가 큰 매물로 평가받고 있다. 모처럼의 대규모 M&A가 시작됨에 따라 인수자들 뿐만 아니라 자문사들도 유력 인수 후보를 선점하기 위해 발 빠르게 나설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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