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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홈쇼핑, 급여와 부패의 상관 관계는? [thebell note]

문병선 기자공개 2014-07-03 09:41:36

이 기사는 2014년 07월 02일 09시45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지난달 24일 서울 양평동 롯데제과 사옥 7층 대강당에서 롯데그룹 사장단 회의가 열렸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을 비롯해 42개 계열사의 대표이사와 그룹 정책본부 임원 등 60여명이 참석했다.

신 회장은 이 자리에서 "롯데홈쇼핑 사건은 충격과 실망 그 자체였다. 그간 온 정성을 다해 쌓아왔던 공든 탑이 무너지는 느낌을 받았다. 이번 일을 그룹 내 부정과 비리를 발본색원하는 계기로 삼아야 한다"고 말했다. 신 회장은 또 "각 사 대표이사들의 책임 하에 내부 시스템에 허점은 없었는지 철저히 점검하고, 각 사 실정에 맞게 부정·비리 재발방지 대책을 다시 한 번 보완하라"고 지시했다.

신 회장이 한국롯데의 실권을 잡은 뒤 롯데그룹은 많은 게 변했다. 눈에 띄는 것 중 하나는 급여 체계 손질이다. 그 이전까지 롯데그룹 유통 계열사들은 유통업계 전체 연봉테이블을 낮추는 데 큰 기여를 해 왔다. 급여가 적다보니 부족한 급여를 다른 곳에서 챙겨 보충하려던 관례도 적지 않았다. '롯데홈쇼핑 납품 비리' 사건도 서로의 비리를 어느정도 묵인해 주는 급여 시스템에 기인한 문제로 보는 시각이 없지 않다고 한다.

물론 급여와 부패의 상관관계가 있는지는 확실치 않다. 부패는 주로 공적영역에서 자주 나타나던 비리다. 그래서 공무원급여와 부패의 상관관계에 대해서는 꽤 많은 논문이 작성돼 왔으나 기업 임직원의 급여 체계와 부정부패의 상관관계는 잘 알려져 있지 않다.

다만 한 논문에 따르면 리더가 부하와의 관계에 있어 업무에 중점을 둔다면 별다른 업무외 관리비용이 들지 않는데 비해 관계를 중요시한다면 리더는 각종 회식, 접대, 포상비 등 업무 외 비용을 필요로 하게 되며 이는 리더의 부패 의존 가능성을 높이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최근에는 공적 영역의 부패보다 기업 비즈니스 영역의 부패가 광범위하게 발생하고 적발되는 추세다.

신 회장이 실권을 잡은 이후부터 롯데 유통 계열사의 연봉은 꾸준히 상승곡선을 그려왔고 얼추 업계 평균을 넘어서게 됐다. 그러나 아직 유통 1위 명성에는 부족한 감이 없지 않다. 특히 임원 연봉은 공정거래위원회 집계 자산순위 국내 5위라는 위상과 걸맞지 않게 국내 대기업 평균을 한참 밑도는 수준이다.

그래서 업계에서는 내부시스템에 허점이 있는지를 파악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부패를 서로 눈감아주게 하는 원천을 찾아 없애는 게 중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특히 급여 시스템과 인사 시스템의 손질이 필요하다는 지적을 자주 한다. 신헌 전 롯데쇼핑 대표의 경우 롯데홈쇼핑 대표 재직 시절 현대홈쇼핑과 비교해 매년 비슷한 매출액(약 8000억원)을 올리고도 영업익은 절반 밖에 올리지 못한 경영자였으나 롯데쇼핑 대표로 영전되는 등 승승장구해 온 인물이다.

국내 대기업 대관업무 관계자는 "롯데그룹은 임원이 되어도 쥐꼬리 연봉을 받는 것으로 재계에서 유명하다"며 "직원 뿐 아니라 임원 연봉이 너무 적어 비리가 생기기 쉬운 시스템"이라고 지적했다. 홈쇼핑 업계 한 관계자는 "경영 실패로 생각되는 실적에도 해당 경영자가 승승장구하는 구조에 문제가 있다고 본다"며 "초경쟁의 시대에 걸맞지 않은 시스템"이라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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