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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vs해외 평가사, 코코본드 신용등급 시각차 '뚜렷' [바젤III & 평가방법론 이슈]③노칭 다운 편차 확연…정부지원가능성 적용 등 차이

민경문 기자공개 2014-07-18 11:37:30

이 기사는 2014년 07월 15일 16:3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최근 금융권을 중심으로 확산 기미를 보이고 있는 코코본드(조건부 자본증권)에 대한 국내외 신용평가사의 시각차가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다. 국내 신용평가사들이 전반적으로 글로벌 평가사에 비해 상대적으로 높은 신용도를 인정해주고있다.

최근 제시한 평가방법론 기준으로 보면 조건부 후순위채의 경우 선순위채에 대한 노칭다운(notching down) 폭이 글로벌 평가사보다 1노치 정도 작았다. 은행에 대한 정부 지원 가능성을 높게 보고 있다는 점과 금융지주사에 대한 등급 강등의 부담감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했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해외 신평사 3곳 모두 독자신용등급이 '노칭다운' 기준점

지난해 말 바젤III 도입 이후 국내 금융사 가운데 처음으로 코코본드를 찍은 곳은 우리은행이었다. 4월 해외금융시장에서 후순위채 발행으로 10억 달러를 조달했다. 당시만 해도 국내 신용평가사들이 코코본드에 대한 평가방법론조차 제시하지 못했던 상황이라 해외 신용평가사들의 등급 평정에 관심이 쏠렸다.

우리은행은 피치(Fitch), 스탠다드앤푸어스(S&P), 무디스(Moody's) 세 곳에서 신용등급을 받았다. 피치는 독자생존 신용등급(VR·Viability Ratings)을 기준으로 두 노치 떨어뜨려 BB+로 평가했다. 경영개선명령 또는 부실금융기관 지정 시 전액상각방식 적용 등에 따른 손실가능성을 반영한 결과였다.

S&P 역시 독자신용등급(SACP)인 'BBB'보다 2노치 낮은 BB+를 부여했다. 정부가 시중은행의 후순위채에 특별 지원할 가능성이 낮다는 점을 고려했다는 점에서 피치와 큰 차이가 없었다. 무디스의 경우 독자신용등급(BCA)인 Baa2를 기준으로 Baa3로 한 노치를 낮췄지만 등급 전망을 '부정적'으로 매겨 추가 강등의 여지를 남겼다.

일단 세 곳 모두 독자신용등급을 노칭다운의 기준점으로 삼았다는 점은 국내 신용평가사들과 비교되는 부분이다. 국내에서는 한국기업평가만이 사실상 독자신용등급과 같은 '정부지원 가능성을 배제한 신용등급'을 적용했다. NICE신용평가는 기업신용등급(ICR)을 기준으로 했으며 한국신용평가는 정부 대신 법적·제도적 차원의 지원을 더한 '은행자생력 등급'이라는 개념을 새로 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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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외 신평사간 우리은행 후순위채 등급차 '최대 8노치' 전망

가장 큰 차이는 노칭다운의 '폭'이다. 우리은행만 놓고 보면 해외 신평사 세 곳 중 두 곳이 독자신용등급 대비 두 노치를 떨어뜨렸다. 한국기업평가가 바젤III 기준으로 조건부 후순위채에 대해 '정부지원 배제 등급' 대비 1노치를 떨어뜨리는 것과는 대조적이다. 우리은행이 국내에서 이를 발행했다면 AA(독자신용등급 AA+가정)까지 받을 수 있었다는 얘기다.

NICE신용평가 역시 기존 등급 대비 1노치 하향 방안을 확정한 바 있다. 한국신용평가는 아직 확정하진 않았지만 후순위채(Tier-2)의 경우 은행자생력등급과 동일 또는 1노치 하향하겠다는 입장을 가이드라인에서 밝히고 있다. 결과적으로 해외 신평사들의 노칭다운 폭이 국내 신용평가사보다 한 노치 이상 더 낮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국내 신평사, 정부지원 가능성 배제 못한 듯…금융지주사 '눈치' 봤을 가능성도

다수의 시장 전문가들은 해외 신용평가사들이 바젤III 이후 은행들에 대한 정부 지원 가능성을 국내 업체보다 낮게 보고 있다는 데서 주된 원인을 찾고 있다.

한 증권사 크레딧 애널리스트는 "기본적으로 해외 3사 모두 독자신용등급을 노칭다운의 기준점으로 삼은 점에서 증명되는 부분"이라며 "바젤III 이후에도 여전히 은행에 대한 정부 지원 가능성을 높게 보는 국내 평가사와는 달리 해외 업체는 이를 최대한 배제하려는 입장을 드러낸 것"이라고 설명했다.

독자신용등급 자체의 차이에서 비롯됐다는 해석도 있다. 한국기업평가 기준대로라면 우리은행의 독자신용등급은 선순위채(AAA) 대비 1노치 낮은 AA+일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해외 신평 3사가 제시한 독자신용등급은 모두 BBB로 무려 7노치의 차이를 보이고 있다. 기준점이 되는 신용등급 자체가 워낙 낮다보니 노칭다운의 폭도 더 컸다는 분석이다.

일각에서는 국내 신용평가사가 우리은행을 포함해 AAA급이 대부분인 국내 은행들의 노칭다운 자체를 부담스러워 한 것 아니냐는 의견도 나온다. 국내 은행지주사들의 신용등급을 일정 수준이상으로 떨어뜨릴 경우 초래할 수 있는 비즈니스 상의 불이익을 우려했을 것이라는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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