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14년 07월 23일 07시58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삼성증권이 주가연계증권(ELS)을 판매한 이후 1차 평가일에 조기상환이 되면 해당 상품을 판 PB에게 높은 평가를 주는 제도를 도입했다. '고객중심 성과 평가 제도'의 일환인데 제도의 성공여부에 따라 전 금융투자업계에 미칠 영향이 적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2%대 수준의 저금리시대에 주식시장은 박스권에 갇힌지 오래다. ELS는 마땅히 투자할 곳이 없는 일반 투자자들에게 그나마 투자할 만 하다는 심리가 살아있는 금융상품 중 하나다. 그럼에도 번번히 녹인(knock in, 원금손실구간)구간에 진입하는 등 투자자들의 불안감을 높여왔다. 녹인 진입 가능성을 줄이고 수익성을 높인 신상품을 개발해 금융투자협회로부터 배타적 사용권을 획득하더라도 실제 판매가 원활하게 이어지는 경우는 없었다.
잊을 만 하면 재발하는 '녹인공포'나 배타적사용권을 획득한 ELS가 잘 팔리지 않는 원인은 여러가지다. 기초자산을 다양하게 편입시키지 않은 공급 측면, 상품 구조가 지나치게 복잡하게 설계된 개발 측면, 높은 수익률만 제시하며 투자자를 유인하는 판매 측면 등 복합적인 원인이 있다. 삼성증권이 1차 조기상환이 된 ELS판매 PB에게 가산점을 주기로 한 것은 이 가운데 '판매 측면'을 개선하겠다는 의지다.
그동안 판매 건수와 규모로 직원 성과를 평가하다 보니, 직원은 투자자에겐 수익률이 높다는 점만 내세워 판매에 열을 올려왔다. 2011년 발행규모를 늘린 종목형 ELS가 올해 만기를 맞으며 대부분 원금손실을 기록한 점도 판매건수로 직원을 평가한 부작용 사례로 꼽을 만 하다. 당시 글로벌금융위기 이후 회복되는 주식시장과 맞물려 종목형 수익률이 높게 나왔다. 쉽게 말해 '많이 팔면 장땡'인데, 투자 위험을 체크하고 투자자에게 수익률이 낮은 지수형을 권할 겨를이 없었다.
지금도 마찬가지다. 지수형이 종목형의 전철을 밟지 않으리란 보장도 없는데, 종목형의 녹인 이슈를 피하자고 이젠 지수형만 팔고 있는 형국이다. OTC부서가 우수한 상품을 개발해도 관심을 갖는 PB는 많지 않다. 판매 시간과 비용을 신상품에 들이기보단 대세에 지장없는 상품을 많이 파는 게 우선이란 인식이 뿌리깊다.
아울러 기자가 만난 증권사 OTC부서 관계자들은 경쟁사가 신상품을 개발해 판매흥행으로 이어지면 이런 상품을 고스란히 베끼는 편이 유리하다는 입장을 보이기도 했다. 시간과 비용을 들여 신상품을 개발해도 판매 직원이 이를 받아들이지 않고 유행하는 상품만 투자자들에게 권유하는 현실이 상품개발 의욕까지 떨어뜨릴 수 밖에 없는 현실이다.
삼성증권 ELS판매 실험은 상당히 중요하다. 이 제도가 정착되면 지점의 PB는 조기상환의 가능성이 높은 안정적인 주식을 기초자산으로 하거나 행사가가 낮은 ELS를 선별해 추천하는 등 고객의 조기상환률을 높이는데 더욱 집중하게 된다. 안정성을 강화한 상품개발도 동시에 진행될 수 있다. '많이 팔면 장땡'인 후진적인 금융시장을 바꿔놓을 혁신적인 실험이 삼성증권에서 시작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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