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진그룹, 레저·호텔 사업 집중 투자 의미는 장녀 조현아 담당사업체에 자금집중…후계 입지 넓어질수도
이경주 기자공개 2014-09-22 10:17:00
이 기사는 2014년 09월 16일 15시32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한진그룹이 조양호(65) 한진그룹 회장의 장녀인 조현아 칼호텔네트워크 사장이 맡고 있는 사업체에 집중적으로 자금을 지원하고 있어 관심이 쏠린다.
조 회장의 자녀들이 계열사 지분을 똑같이 나눠 갖고 경영평가를 받고 있는 상황에서 조 사장이 그룹의 자금지원으로 경영보폭을 넓히며 후계 입지를 조금씩 확대하고 있다는 관측이다.
16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한진그룹의 주력 계열사인 대한항공은 조 사장이 대표이사로 있는 왕산레저개발의 유상증자에 참여하는 방식으로 300억 원을 출자한다고 지난 12일 공시했다.
왕산레저개발의 사업 시행을 위한 자금조달이 목적이다. 왕산레저개발은 인천광역시 등의 '왕산마리나 조성사업'을 위해 지난 2011년 3월 대한항공의 100% 출자로 설립된 회사다.
앞서 대한항공은 지난 3월 1조2000억 원 수준의 LA호텔 건립사업의 자금마련을 위해 유상증자 방식으로 1075억 원 수준을 지원했다.
한진그룹의 호텔과 레저 사업은 그룹의 신성장동력으로 조 사장이 주도하고 있다. 이 사업에 대해 거액의 투자금이 집중되고 있다.
주목되는 점은 한진그룹이 자금사정이 어려운 상황에서 조 사장을 밀어 주고 있다는 점이다.
우선 자금줄인 대한항공은 채권단과 함께 3조5000억 원 수준의 재무구조 개선 자구안을 이행 중이다. S-Oil 지분을 약 2조 원가량에 매각해 일부 성과를 냈지만 잇따른 투자와 한진해운 지원으로 재무구조가 크게 개선되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올해 상반기 기준 대한항공은 부채비율이 696%에 달한다. 특히 부실회사인 한진해운을 올해 6월 인수한 데 따라 이 회사의 경영정상화를 위해 추가적인 자금지원 가능성이 높다.
이 때문에 한국기업평가와 NICE신용평가는 올해 상반기 정기평가에서 대한항공(A-)과 최대주주인 한진(A-)의 신용등급 전망을 '부정적'으로 바꾸기도 했다.
한진그룹이 이같은 사정에도 호텔·레저 사업에 대한 투자고삐를 늦추지 않는 이유는 주력사업 부진 때문이다. 대한항공은 올해 상반기 매출이 5조7944억 원으로 지난해 같은기간에 비해 1.9% 증가에 그쳤으며 지난해 매출은 전년에 비해 되레 2% 감소했다.
결과적으로 조 회장은 자금리스크를 감수하고 신성장동력을 모색하는 '정면돌파' 전략을 취하고 있고 그 중심에 조 사장이 있다.
한진그룹의 후계구도는 현재 지분율로는 불투명한 상황이다. 조 사장과 장남인 조원태(38) 대한항공 부사장과 차녀인 조현민(32) 대한항공 전무는 계열사 보유지분율이 모두 같다. 세 남매는 각각 지주회사인 한진칼 1.08%, 정석기업 1.28%, 한진 0.03%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조원태 부사장이 올해 3월 지주회사인 한진칼 대표이사로 취임하며 차기 후계자로 점쳐졌지만 지분율 변동이 동반되지 않아 변수가 존재하는 상황이다.
반면 조원태 부사장이 주력사업인 대한항공을, 조 사장이 호텔사업을, 조현민 전무가 저가항공사업을 가져가는 계열분리를 택할 수 있다는 관측도 있다.
한 재계 관계자는 "재벌가에서는 증여세문제 때문에 일찌감치 후계자를 정하고 서서히 지분승계를 진행해 세부담을 낮추는 경우가 많다"며 "한진그룹이 세 자녀 지분율을 동일하게 가져가고 있는 것은 아직도 후계구도에 대해 고민하고 있기 때문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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