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14년 09월 19일 18:0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포스코건설이 서울시와 강남구의 갈등 탓에 파국으로 치달은 구룡마을 프로젝트파이낸싱(PF)대출을 결국 떠안기로 했다. 도시개발구역 지정이 해지되면서 단기간 내에 개발사업이 이뤄지기 어렵다고 판단한 것으로 풀이된다.

19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포스코건설은 구룡마을 개발 시행사 중원이 특수목적회사(SPC)인 우리도시개발피에프제일차로부터 차입한 1690억 원의 채무를 인수키로 했다고 밝혔다. 포스코건설은 1690억 원을 대위 변제하는 대신 부동산신탁수익권을 양도받게 된다.

구룡마을 개발사업은 서울 강남구 개포동 567의 2번지 일원에 아파트를 신축, 분양하는 사업이다. 지난 2012년 8월 도시개발구역으로 지정됐다. 환지와 수용 등 개발 방식을 놓고, 서울시와 주민, 강남구청 등의 이해관계가 갈리면서 사업이 수년째 지연되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구룡마을 대토지주인 중원은 1400억 원의 최초 대출을 실시해 토지를 매입했지만 개발이 지연되면서 최근까지 대출금은 이자비용을 포함해 1690억 원으로 늘어났다.

이에 따라 PF 대출에 신용을 보강한 포스코건설의 부담도 커져갔다. 포스코건설은 사업 지연으로 해마다 금융비용이 누적되면서 우발채무 부담이 크게 늘었다. 구룡마을 시공권 획득을 조건으로 보증을 섰으나, 사업이 장기간 표류하면서 발이 묶였다.

엎친데 덮친격으로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새누리당 의원 14명이 구룡마을 개발 특혜 의혹을 제기하고, 박원순 서울시장과 중원을 운영 중인 A 씨 등을 검찰에 고발했다. 포스코건설 지급 보증으로 자금을 조달한 A씨가 공직자를 상대로 로비를 시도한 의혹에 휘말렸다.

결국 지난 8월까지 구룡마을 개발사업의 이해관계자들이 합의점을 찾지 못해 도시개발구역 지정이 자동 해제됐다. 사실상 원점에서 사업을 다시 시작해야 하는 셈이다.

포스코건설 관계자는 "도시개발구역 지정이 해지되면서 당분간 개발사업 이행이 어렵다고 판단했다"며 "금융비용 부담을 줄이기 위해 채무인수를 결정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