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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부특수강, 현대제철로 흡수?…떨고있는 화스너업계 인수후보 부각에 영세업체들 불만..제조원가 노출에 가격조정 '우려'

김장환 기자공개 2014-10-02 08:12:20

이 기사는 2014년 10월 01일 13:4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현대제철이 동부특수강의 유력한 인수 후보로 떠오르면서 국내 화스너업체(볼트, 너트 등 제조)들이 불안감을 보이고 있다. 현대·기아차로 이어지는 납품 거래를 주요 매출로 삼고 있는 상황에서 현대제철-동부특수강 연합은 제조원가를 고스란히 노출시킬 수 있는 요인이다.


1일 인수합병(M&A) 업계에 따르면 이번주 초부터 동부특수강 실사가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매각 주간사인 산업은행과 딜로이트안진은 인수의향서(LOI) 접수 결과 현대제철, 세아홀딩스, 동일산업 3곳을 인수적격대상자로 선정했다. 이들 업체는 향후 4주간 실사를 거쳐 10월 말 본입찰에 뛰어들지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동부특수강 매각전에서 가장 유력한 인수 대상자로 떠오르고 있는 곳은 물론 현대제철이다. 국내 2위권 철강업체로서 우월한 유동성, 재무구조, 자금조달 여력 등을 확보한 곳이다. 6월 말 연결기준 보유 중인 현금성자산(단기금융상품 포함)만 1조354억 원. 최대 3500억 원대가 예상되는 동부특수강 인수를 유보자금만으로도 충분히 해소할 수 있다. 여타 후보자들과는 확연히 다른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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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현대제철이 동부특수강을 인수하기 위한 과정에 부담이 되는 문제가 하나 있다. 바로 중소형 화스너업체들의 원가가 노출되는 결과가 나오는 결합이 될 수도 있다는 점이다. 현대·기아차에 집중돼 있는 국내 자동차 산업 생태계를 고려할 때 야기되는 문제다.

동부특수강은 포스코 등으로부터 선재를 공급받아 이를 가공해 되파는 2차가공 사업자다. 특수강 부문 주요 생산품은 냉간압조용 선재(CHQ WIRE), 시디바(CD BAR), 바투바(BAR TO BAR) 등이다. 화스너업체들은 이를 납품받아 볼트, 너트 등을 제조해 최종 납품처인 자동차업체로 되판다. 국내 최대 규모 화스너업체는 태양금속이며 뒤를 이어 진합, 선일다이파스, 풍강 등 다양한 업체들이 자리잡고 있다. 대다수가 영세한 곳들이다.

현대제철이 동부특수강 인수에 의지를 보이고 있는 이유는 최근 추진하기 시작한 자동차용 특수강 사업에서 수직계열화를 이루기 위한 목적이 크다. 당진제철소에 100만 톤 규모의 자동차용 특수강 공장 설립을 시작한 현대제철은 오는 2016년부터 60만 톤 봉강과 40만 톤 선재를 본격적으로 생산할 예정이다.

이런 상황에서 현대제철 자동차용 특수강을 받아갈만한 납품처는 찾기가 쉽지 않다. 국내 선재 시장은 사실상 포스코 앞마당이다. 자동차 특수강 분야의 독보적 사업자인 세아특수강과 2위권 동부특수강 모두 포스코로부터 선재를 대량 공급받는다. 포스코가 연간 생산하는 270만 톤 선재 중 동부특수강으로 들어가는 비중만 50만 톤. 세아특수강은 이보다 더 많은 물량을 받아가고 있다.

현대제철이 동부특수강을 인수하게 되면 납품처 고갈 문제는 쉽사리 해결할 수 있다. 현대제철→동부특수강→화스너→현대·기아차로 이어지는 밸류체인을 구축할 수 있게 된다. 동부특수강이 받아가는 포스코 공급물량을 현대제철 몫으로 빠르게 돌리면 된다. 박승하 현대제철 부회장은 이를 두고 "특수강 사업의 완성은 하공정(2차 가공) 없이 얘기하기 힘들다"는 뜻을 밝히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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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는 이 같은 밸류체인이 완성되면 화스너업체들의 제조원가가 고스란히 노출될 수도 있다는 점이다. 현대제철과 동부특수강, 현대·기아차가 한 식구가 된다는 점이 부담이다. 납품 고리에서 중간에 끼게 되는 화스너업체들은 동부특수강에서 받아가는 선재 가격이 곧 제조원가다. 그룹으로 묶이게 되면 최종납품처인 현대·기아차에 원가 정보가 그대로 공개될 수 있는 셈이다.

화스너업체들은 이 경우 최종납품처인 현대·기아차에서 가격조정 움직임이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를 내놓고 있다. 그렇다고 다른 자동차업체로 활로를 모색하기도 힘들다. 영세하고 국내 시장에 국한된 화스너업체들의 특성상 국내 시장 점유율 65%대를 보이고 있는 현대·기아차를 빼놓고 영업을 이어나가는 것은 생각하기 어려운 문제다.

화스너업체의 한 관계자는 "'을'의 입장에서 지금도 말하기가 조심스러운 상황이지만 동부특수강을 현대제철이 가져가게 되면 원가가 고스란히 공개될 우려가 크다"고 전했다.

이에 대해 현대제철 관계자는 "특수강 시장에 경쟁구도가 형성되면 소재의 고급화와 제품가격의 안정화를 촉진할 것"이라며 "이는 결국 부품업체와 자동차 산업의 경쟁력 상승으로 이어져 국가경쟁력 강화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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