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태희 동희그룹 사장의 자금력 원천 '증여주식' 핵심 지주 계열사 지분 대거 물려 받아..작년 장부가만 2150억
박창현 기자공개 2014-10-20 09:05:00
이 기사는 2014년 10월 13일 10시45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이태희 동희그룹 사장이 수 년 전 아버지인 이동호 회장으로부터 증여받은 지분의 가치가 현재 수 천억 원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핵심 계열사 지분을 대거 확보하면서 그룹 지배력을 높이는 동시에 향후 승계 후속 절차 진행을 위한 재원도 마련했다는 평가다.13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이 사장의 100% 개인회사인 동희하이테크는 지난해 기준으로 2111억 원에 달하는 투자자산을 보유하고 있다. 투자 자산은 베바스토동희홀딩스와 DH홀딩스 등 모두 지분법적용 계열사 주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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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바스토동희홀딩스는 선루프 전문 제조업체인 베바스토동희와 그 해외 계열사를 지배하고 있는 지주사다. 동희하이테크는 지난 2009년 베바스토동희홀딩스 지분 25%를 취득했다. 당시 동희하이테크가 책정한 취득원가(기초가액)는 114억 원이었다. 이후 베바스토동희홀딩스가 꾸준히 지분법 이익을 내면서 작년 말 기준으로 장부가액은 382억 원까지 올랐다.
DH홀딩스의 장부가액 상승폭은 더 컸다. 지난 2010년 지분 49%를 취득한 이후 DH홀딩스 지분 평가액은 매년 수 백억 원씩 증가했다. DH홀딩스 지분 취득원가는 900억 원 수준이었다. 당장 지분 매수가 이뤄진 첫 해부터 528억 원의 지분법 이익이 발생하면서 해당 지분의 기말 평가액은 1405억 원으로 집계됐다. 이후에도 매년 평균 140억 원 대의 지분법 이익이 나면서 지난해에는 장부가액이 1780억 원을 넘어섰다. 계열사 지분을 취득한지 3~4년 만에 취득원가(1015억 원) 대비 장부가액(2111억 원)이 배 이상 오른 셈이다.
이목을 끄는 것은 동희하이테크의 계열사 지분 취득 배경이다. 이 사장이 알짜 자회사 지분을 대거 확보할 수 있었던 데는 아버지인 이동호 회장의 역할이 컸다. 현재 동희하이테크가 보유하고 있는 베바스토홀딩스와 DH홀딩스 지분의 대부분이 이 회장으로부터 증여받은 자산이기 때문이다.
동희하이테크는 지난 2009년 9월 베바스토동희 홀딩스를, 이듬해인 2010년에는 DH홀딩스 주식을 특수관계자로부터 수증받아 취득했다고 밝히고 있다.
베바스토동희홀딩스의 경우, 2008년 말까지 이 회장은 47.5%의 지분(1만 9100주)을 보유하고 있었다. 하지만 2009년 말 이 회장 지분은 25%(1만 주)로 줄고, 대신 동희하이테크가 새롭게 25% 지분(1만 주)을 확보했다. 조인트벤처 파트너 주주였던 베바스토재팬(45%, 1만 8000주)과 베바스토AG(5%, 2000주)의 지분율은 변동이 없었다는 점에서, 이 회장이 파트너사 지분을 제외한 잔여 지분을 모두 취득한 후 보유 주식의 절반을 이 사장 개인회사에 증여한 것으로 보인다.
DH홀딩스는 주주 변동이 있기 전 이 회장 지분율이 58.67%였다. 2대 주주는 핵심 계열사인 동희정공으로 지분 38.75%를 갖고 있었다. 하지만 증여가 이뤄진 뒤 주주구성이 이 회장 51%, 동희하이테크 49%로 단순해졌다.
2009년과 2010년의 발행 주식수가 동일하다는 점을 감안할 때, 기존 주주들이 보유 주식을 대거 동희하이테크에 처분한 것으로 파악된다. 우선 이 회장이 51%를 제외한 나머지 지분을 동희하이테크에 증여하고, 동희하이테크는 증여 주식 외에도 동희정공 등 다른 계열사들로부터 DH홀딩스 지분을 모두 사들여 총 49% 지분을 확보했을 가능성이 높다.
실제 동희하이테크는 2010년에만 동희정공과 726억 원 규모의 내부 매입 거래를 했다. 동희정공은 투자자산을 처분해 그 해에만 163억 원을 벌어들이기도 했다. 또 관계사 대주주와도 167억 원의 매입 거래가 이뤄졌다. 대주주 거래액은 동희하이테크가 그 해 지분 증여를 받아 거둬들인 이익인 '자산수증이익' 금액과 정확히 일치한다.
증여 후 이들 계열사 주식 가치가 크게 오르면서 이 사장 개인회사인 동희하이테크의 자금력도 커졌다. DH홀딩스와 베바스토동희 홀딩스지분이 가져다 준 지분법 이익만 1160억 원에 달한다. 이익이 차곡차곡 쌓인 탓에 동희하이테크의 이익 잉여금은 지난해 1620억 원을 넘어섰다.
업계 관계자는 "동희그룹의 경우 계열사간 분할과 합병 등 사업 재편과 함께 지분 증여 등 2세 승계 절차가 동시에 이뤄진 것으로 보인다"며 "큰 틀에서 보면 아버지가 아들에게 그룹 핵심 지주회사 2곳을 모두 물려주는 거래였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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