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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엔지, 합병비용 추가 조달 나설까 주가 약세 지속, 반대 매수청구 몰려…국민연금 등 기관 행보 주목

김시목 기자공개 2014-10-29 14:02:12

이 기사는 2014년 10월 28일 16:2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삼성중공업과 합병을 결의한 삼성엔지니어링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주주들의 주식매수청구권 행사가 이어지면서 당초 책정한 합병 비용을 훌쩍 넘어설 수 있기 때문이다. 예상치를 넘는 과도한 합병 비용은 재무구조가 취약해진 삼성엔지니어링 입장에선 적잖은 부담요인이다.

삼성중공업과 삼성엔지니어링은 27일 임시 주주총회를 열고 합병을 승인했다. 기관투자자, 소액주주 등 주주들의 주식매수청구권(삼성중공업 2만 7003원, 삼성엔지니어링 6만 5439원) 행사에 따른 대금지급만 마무리하면 오는 12월 합병법인 등기를 위한 대부분의 절차를 마친다.

하지만 주주들의 주식매수청구권 행사가 속출하면 양사는 적잖은 부담을 떠안게 된다. 실제로 잇단 주가 하락 탓에 합병비용 증가에 대한 우려가 확산되고 있다. 특히 실적 회복에도 불구 자본 축소 등으로 인한 여진이 남아있는 삼성엔지니어링의 경우 부담이 가중될 전망이다.

국민연금이 지분 전량에 대해 주주매수청구권을 행사하면, 삼성중공업과 삼성엔지니어링은 각각 3145억 원, 1544억 원을 지급해야 한다. 다른 기관투자자와 소액주주가 청구권 행렬에 합류하면 양 사가 지급해야 할 비용은 눈덩이처럼 불어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삼성엔지니어링의 올 상반기 기준 부채비율은 손실 직전인 2012년(236%) 대비 2배 이상 높은 531%다. 지난해 1조 원 이상의 손실을 반영한 탓에 자본이 급감한 가운데 차입금이 크게 불어났기 때문이다. 올 들어 소폭의 흑자 기조를 이어오고 있지만, 중동 프로젝트에 대한 불씨는 사그라지지 않았다.

업계는 삼성엔지니어링이 부족자금을 외부 차입을 통해 조달할 것으로 보고 있다. 삼성엔지니어링의 현금성자산은 6월 말 현재 3388억 원으로 예상 합병비용 4100억 원에 못 미친다. 주식매수청구권 행사가 속출할 경우 외부차입 등을 통해 자금을 조달할 수 밖에 없다는 관측이 나온다. 실제로 주주들로부터 합병반대매수를 접수한 삼성엔지니어링 내부에서는 크레딧 라인을 통한 자금 확보를 검토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신용평가사 관계자는 "삼성엔지니어링은 어닝쇼크 탓에 재무구조가 상당히 악화된 상태에서 올해 낮은 수준의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며 "이 같은 상황에서 일시적인 (합병) 비용이 추가로 반영되면 상당히 부담스러운 부분"이라고 설명했다.

삼성엔지니어링 관계자는 "합병 비용에 대한 자금 조달 계획은 내부적으로 있지만, 아직 주식매수청구권 행사 이틀 밖에 안된 시점에서 추가 비용을 언급하긴 이르다"고 설명했다. 삼성중공업 관계자 역시 "자금 조달 계획에 대해 말할 단계가 아니다"고 말했다.

양사의 주가는 합병 발표일인 지난 9월 1일 이후 지속적으로 하락하면서 암초로 등장했다. 실제 삼성엔지니어링은 지난 24일 종가 기준 1주당 5만 4400원으로 당시 대비 24.5%가량 하락했다. 주식매수청구권 가격(6만 5439원) 보다 무려 17%가량 낮은 수준이다.

삼성중공업 역시 상황은 별반 다르지 않다. 합병 발표일 당시 2만 8950원이던 주가는 지난 24일 2만 2800원으로 21.2% 떨어졌다. 이 역시 삼성중공업이 제시한 주식매수청구권 행사 가격(2만 7003원) 대비 16% 하락한 수치다.

물론 마지노선으로 책정한 합병비용(삼성중공업 9500억 원, 삼성엔지니어링 4100억 원)을 훌쩍 넘어서도 합병이 철회될 가능성은 낮다. 삼성중공업과 삼성엔지니어링에 미칠 대외신인도와 시장 혼란 등을 고려하면 현실적으로 철회 결정은 어렵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삼성엔지니어링의 경우 삼성 관계사(지분율 22%)를 제외한 주주 가운데 가장 많은 지분율을 가진 국민연금(5.9%)의 결정이 미치는 영향이 적지 않을 것"이라며 "소액 주주(55%)들이 이탈하기 시작하면 합병비용은 급격히 늘어날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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