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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일철강 오너家 형제, 하이스틸 지분확보 왜? 父 작고 후 차남 엄정헌, 삼남 엄정근 지분율 '엎치락 뒤치락'

김장환 기자공개 2014-11-12 08:57:41

이 기사는 2014년 11월 10일 10:2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한일철강 오너일가 형제가 계열사 하이스틸 지분을 경쟁적으로 매입하고 있다. 차남 엄정헌 한일철강 대표와 삼남 엄정근 하이스틸 대표가 올해 장내에서 잇따라 주식을 매입하며 지분율이 앞서거니 뒤서거니를 반복 중이다. 창업주 엄춘보 회장이 작고한 직후 빚어지고 있는 일이어서 주목된다.

10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하이스틸은 올해 들어 엄정근 하이스틸 대표와 엄정헌 한일철강 대표로 개인 최대주주가 잇따라 뒤바뀌고 있다. 올해 6월 이후 양측이 지분 매입을 번갈아 반복하면서 발생한 현상이다.

최근 승기를 잡은 쪽은 동생 엄정근 대표다. 엄 대표는 지난 10월 23일 장내에서 1000주를 추가 매입해 형 엄 대표의 지분율(9.94%)을 넘어섰다. 7일 기준 엄정근 대표의 지분율은 10.02%까지 올라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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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스틸 지분율에 갑작스러운 변화가 생기기 시작한 것은 지난 6월경이다. 엄춘보 회장이 올해 2월 작고하면서 그가 보유하고 있던 하이스틸 주식 9만4811주는 자제들에게 골고루 상속됐다. 당시 엄정헌·정근 형제는 1만3168주씩 동등하게 주식을 받았다. 이에 따라 엄정헌 대표는 9.89%, 엄정근 대표는 9.91% 지분을 보유하게 됐다.

하지만 이후 형 엄정헌 대표가 지분을 추가 매입하며 최대주주 자리를 꿰찼다. 10월 1일 주식 1000주를 장내에서 매입해 지분율을 9.94%까지 올렸다. 엄정근 대표는 개인 2대 주주(지분율 9.91%)로 내려앉게 됐다.

곧이어 동생 엄정근 대표의 반격이 시작됐다. 엄 대표는 10월 8일부터 이달 7일까지 장내에서 하이스틸 주식을 잇따라 사들이기 시작했다. 10월 24일 마침내 지분율 9.99%를 만들며 형 엄 대표 지분율(9.94%)을 앞질렀고 최종 10.02%를 보유한 개인 최대주주 자리에 올라섰다.

다만 양측의 차이가 불과 0.08%에 그치는 수준이기 때문에 앞으로도 언제든지 최대주주 자리가 바뀔 가능성이 있다.

결론적으로 이들 형제의 지분 경쟁은 하이스틸 경영권을 둘러싼 '이전투구'일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 나온다. 아버지 고 엄춘보 회장이 작고한 직후 갑작스럽게 생긴 움직임이란 점이 이같은 시각의 배경이다. 올해 들어 이들을 중심으로 한 지분율 변동 내역은 눈에 띄게 늘었다.

특히 하이스틸에 대한 한일철강의 지배력이 그리 견고한 편이 아니란 점도 이 같은 해석에 힘을 싣는다. 하이스틸의 최대주주는 한일철강으로 형 엄정헌 대표가 지분 13.87%를 보유한 최대주주 자리를 차지하고 있는 곳이다. 동생 엄정근 대표의 지분율은 8.59%에 그쳐 아직까지는 형의 지배력을 넘보기가 어려운 수준이다.

하지만 한일철강이 보유하고 있는 하이스틸 지분율은 14.97%에 불과하다. 보유 주식수로 보면 동생 엄정근 대표 주식(20만627주)과 한일철강이 갖고 있는 하이스틸 주식수(29만9479주) 차이는 9만8852주에 그친다.

만약 엄정근 대표가 한일철강과 지분율 차이를 동등하게 맞추는 선까지만이라도 주식 매입을 시도한다고 보면 필요한 자금은 16억 원 정도에 불과하다. 7일 종가 기준(1만6250원)으로 봤을 때다. 개인으로 적은 돈은 아니겠지만 금액적으로 볼 때 한일철강과 형 엄 대표의 지분율을 넘어서기 위한 장벽이 그리 높지는 않은 셈이다.

결국 엄 대표의 최근 하이스틸 주식 매입은 상당히 의미심장한 여운을 남긴다. 최대주주로 올라선 후 하이스틸을 독자적인 지배력 하에 둔 회사로 만들기 위해 지분 매입에 나서는 것일 수도 있기 때문이다. 계열분리를 염두에 둔 지분율 확대일 수 있다는 얘기다.

여기에 한일철강이 최근 하이스틸 지분을 꾸준히 추가 매입하는 것도 비슷한 맥락으로 해석될 수 있다. 한일철강은 올해 들어서만 20여 차례가 넘게 하이스틸 지분을 매입하고 나섰다. 형 엄정근 대표가 개인 지배력을 늘리는 대신 자신이 거느리고 있는 한일철강을 통해 하이스틸 지배구조를 방어하는 모습으로 비쳐진다.

이에 대해 하이스틸 관계자는 형제 경영에는 아무런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한일철강 그룹은 형 엄정헌 대표 체제를 이미 구축했고 두 형제간 무리없이 경영권이 이어져오고 있다는 설명이다.

아울러 최근 있었던 지분 매입은 주가 부양을 위한 오너 일가의 책임경영 차원에서 빚어진 일일 뿐이란 입장이다.

하이스틸 관계자는 "과거 1만9000원에 유상증자를 했는데 이후 주가가 지속적으로 떨어지면서 주주들 사이에서 주가 관리에 대한 대외적인 압박이 있었다"며 "경영권과 관련 없이 책임경영 차원에서 오너일가가 지분을 사들이고 있는 것일뿐"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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