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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류'를 명품브랜드로 만들려면 [thebell desk]

이승호 차장(벤처투자팀장)공개 2014-11-27 08:22:35

이 기사는 2014년 11월 26일 08:3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중국을 중심으로 아시아지역 내 한류 열풍이 거세지고 있다. 한류를 실물경제에 적용하려는 스마트한 차이나머니의 한국기업에 대한 러브콜 행렬도 이어지고 있어 주목된다.

올해 들어 중국 게임회사 텐센트가 CJ게임즈에 투자한데 이어 화책미디어그룹이 영화배급사 NEW의 주요주주로 합류했다. 소후닷컴이 키이스트에 투자한 데 이어 주나인터내셔널은 초록뱀미디어의 경영권을 인수했다.

최근에는 세계 최대 전자상거래 업체인 알리바바가 한류를 주도하고 있는 한국 대표 엔터테인먼트 회사인 SM엔터테인먼트에 1000억원 이상을 투자해 2대 주주로 올라설 것이라는 이야기도 들린다. 중국 기업들이 한국기업에 수 조원 이상을 투자할 것이란 말도 들린다. 이미 차이나머니의 한국행은 큰 흐름으로 자리잡았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경제전문가들은 한국과 중국간 자유무역협정(FTA) 협상 타결 이후 양국간 문화콘텐츠 분야 뿐 아니라 화장품과 패션 등 한류스타를 활용한 전방위 산업에 대한 투자가 급물살을 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대표적인 사례가 YG엔터테인먼트다. 이 회사는 지난해 화장품 전문업체 코스온에 투자해 얻은 이익을 코스온의 중국 자회사 코드코스메 지분 인수에 재투자하며 중국 화장품 시장 진출을 시도하고 있다. 코드코스메는 코스온의 중국 진출을 위한 법인이다. 코스온의 화장품 연구개발 및 제조기술과 중국 환야그룹 유통망의 결합으로 시너지 효과가 기대되고 있다.

엔터테인먼트 업계는 알리바바와 손을 잡는 SM엔터테인먼트도 YG엔터테인먼트의 행보와 유사할 것으로 보고 있다. 중국내 합작법인을 만들고 알리바바의 중국내 네트워크와 SM의 한류 스타를 활용한 마케팅전략이 그것이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증권업계, 특히 투자은행(IB) 전문가들은 2015년 주요 테마로 '한류'를 꼽고 있다.

이미 수천억원 규모의 사모투자회사(PEF)를 만들어 한류 관련 회사에 투자하겠다는 곳들이 급속히 늘어나고 있다.

PEF 설립을 추진하고 있는 한 관계자는 "서울 명동에서 보여주고 있는 요우커(중국인 관광객)들의 위력은 더이상 설명할 필요가 없을 정도"라며 "요우커를 기다리기 보다 중국 본토로 진출해 보다 공격적인 한류 마케팅을 펼칠 시기가 됐다"고 강조했다.

한류 마케팅을 활용한 중국 진출은 거스를 수 없는 대세가 되고 있는 듯 하다. 다만 치밀한 준비가 필요해 보인다.

국내 굴지의 대기업들이 앞 다퉈 중국 진출을 시도했지만 상당수가 아직도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대기업들이 자본력이 없어서일까 아니면 중국 내 네트워크가 부족해서 일까. 근본 이유를 찾아봐야 한다.

최근 급속도로 위축되고 있는 일본내 한류 관련 산업도 눈여겨 볼 필요가 있다.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치솟던 한류열풍이 한·일 양국간 불편 관계로 인해 잦아 들고 있다.

중국전문가들은 '최종소비재에 집중하라'는 말로 중국진출 전략을 요약하고 있다. 중국의 산업 고도화와 소득 증가로 소비재 수요가 급증할 것으로 보기 때문이다.

그나마 화장품과 패션, 생활가전 등은 아직 중국기업들을 압도하고 있어 다행이다. 한류 스타 마케팅을 통해 승부를 볼 수 있는 분야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유념할 것이 있다. 지나친 자신감은 독이다. "중국 인구 13억 명에게 볼펜 한 자루, 화장품 하나만 팔아도…"라는 낙관적인 생각을 버려야 한다. 한류를 통해 중국을 뛰어넘고, 전 세계로 수출할 수 있는 경쟁력 있는 소비재 산업을 육성해야 한다. 그래야 한류라는 명품 브랜드가 탄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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