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벤처캐피탈 운용자산 늘리기 '꼼수' [thebell note]

이윤재 기자공개 2014-12-08 07:39:03

이 기사는 2014년 12월 04일 08:3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벤처캐피탈이 수익을 얻는 방법은 크게 두 가지다. 조합을 운용하는 대가인 관리보수와 높은 투자수익률을 기록해 받게 되는 성과보수다. 예측불가능한 성과보수와 달리 관리보수는 기대 수익에 대한 예측이 가능하다.

자연스럽게 벤처캐피탈은 안정적 경영체계 구축을 위해 관리보수를 확보해야 한다는 과제에 직면한다. 동일한 자본금을 갖춘 상태에서 많은 운용자산을 확보한다면 얻게 될 관리보수도 커진다. 일부 벤처캐피탈들 사이에서 운용자산을 늘리기 위한 편법들이 심심찮게 나타나는 이유다.

A사가 관리보수율 2%, 업무집행조합원(GP) 의무출자비율 10%, 의무투자비율 60%가 적용되는 100억 원 규모의 벤처조합을 운용한다고 가정하자. 해당 조합 결성을 위해서 GP인 벤처캐피탈이 납입해야 할 금액은 10억 원이다. 벤처캐피탈의 최소 설립자본금이 50억 원인 점을 감안하면 A사가 순수하게 자본금만으로 운용할 수 있는 자산의 최대규모는 500억 원이 한계인 셈이다.

하지만 조합 결성시 규약으로 정한 의무투자비율만 달성하고, 투자를 중단하는 편법을 이용하면 결과는 확연하게 달라진다. 대부분의 조합이 일정 투자금 소진시 추가 자금을 요청하는 캐피탈콜 방식으로 운용되고 있어 A사는 6억 원만 출자금으로 납부하면 된다. 이렇게 확보한 자금은 다른 조합 결성에 활용할 수 있어 더 많은 규모의 자산운용이 가능해진다.

물론 영세한 벤처캐피탈이 살기 위해 택한 전략이라 말할 수도 있다. 하지만 벤처캐피탈의 설립 목적과는 거리가 있어보이는 것이 사실이다. 국내 벤처캐피탈은 금융수익의 추구도 있지만 산업 육성이라는 정책적 목표 달성을 위해 출발했다. 특별한 사유가 없이 정해진 약정총액을 소진하지 않고 투자를 멈추는 것은 시장과의 약속을 저버리는 행동이다.

벤처캐피탈업계는 그동안 유사 형태 투자기구와 비교할 때 적절치 못했던 보수체계가 합리적으로 조정될 것이라는 기대감에 부풀어있다. 일부 벤처캐피탈의 운용자산을 늘리기를 위한 '꼼수'가 보수 체계 개선에 찬물을 끼얹지 않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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