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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파즈한라, '새 먹거리' 안찾나, 못찾나 [시멘트업 리포트]재무구조·실적 개선으로 '실탄' 쌓아놓고 투자 안 해

장지현 기자공개 2014-12-15 13:45:00

이 기사는 2014년 12월 11일 16:54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라파즈한라시멘트(이하 라파즈한라)는 올해 부채비율을 40% 초반대로 끌어내리고 이익잉여금도 100억 원 이상 쌓는 등 착실하게 재무구조를 개선했다. 지난 2012년 말 산사태로 인해 생산 차질을 빚었던 옥계공장이 올해부터 본격적으로 정상 가동되면서 외형도 10% 이상 늘었다.

하지만 탄탄한 재무구조와 실적개선에도 불구하고 사업 다각화 등 장기적 관점의 투자는 전혀 이뤄지지 않고 있다. 특히 최근 미셸 푸셔코스 라파즈한라 사장이 업계 1위를 달성하겠다고 포부를 밝혔지만 정작 쌍용양회나 동양시멘트 인수전 참여에는 미온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어 주목된다.

◇재무건전성·실적 두 마리 토끼 잡았다

라파즈한라에서 가장 눈길을 끄는 부문은 재무건전성 개선 추세다. 2011년 말 별도기준 52.2%였던 부채비율이 올해 9월 말 41.2%까지 줄었다. 같은 기간 자산 자체가 크게 늘었고 부채는 줄어든 덕분이다. 여기에 2011년 말 188억 원에 그쳤던 미처분 이익잉여금을 1169억 원까지 늘여 자본총액을 증가시킨 것도 부채비율 감소에 도움을 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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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 흑자전환에 성공한 이후 실적 역시 순풍을 타고 있다. 올해 3분기 누적기준 매출은 3229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0.3% 증가했다. 영업이익은 193억 원으로 5.4%가량 감소했지만 불안한 건설경기 속에서도 불구하고 비교적 안정적인 실적을 내놨다는 평가다. 아울러 과거 부진했던 수익성과는 확연히 달라진 모습이다.

라파즈한라는 지난 2005년 처음으로 순손실을 기록한 이후 7년 연속 적자에서 벗어나지 못하며 수익 확보에 어려움을 겪었다. 전방산업인 건설경기의 불황으로 시멘트수요가 크게 줄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2010년부터 건설경기가 점차 회복 국면에 들어서면서 부진을 점차 털어내기 시작했다. 특히 시멘트 가격 인상에 성공한 것이 수익성에 큰 도움을 줬다는 평가다.

실적이 안정화되면서 라파즈한라는 장기 목표를 '국내 시멘트 1위 도약'으로 설정했다. 2009년 라파즈한라 사장에 부임한 미셸 푸셔코스 대표는 최근 "한때 어려운 시기를 겪었지만 앞으로의 목표는 국내 시멘트 시장 1위다"라고 밝혔다. 라파즈한라는 3분기 누적 매출 기준 국내 4위권 업체에 머물러 있는 상태다.

◇국내 시멘트 1위 도약 목표 불구 사업다각화 '미온적'

문제는 목표 설정은 큰데 반해 특별한 행보를 보이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외형상 시멘트 업계 1위로 도약하는 가장 빠른 길은 현재 매물로 나와있는 동양시멘트나 쌍용양회를 인수하는 방안이다. 하지만 라파즈한라는 쌍용양회나 동양시멘트 인수에 대해 별다른 움직임은 보이지 않고 있다. 업계에서도 라파즈한라의 인수 참여에 대해서는 가능성을 낮게 점치고 있다.

다만 쌍용양회-동양시멘트 인수 의향을 묻는 질문에 미셸 푸셔코스 사장은 "노코멘트" 라고만 답했다. 프랑스 라파즈 본사에서 결정할 부분이라는 설명이다. 프랑스 라파즈는 세계 시멘트 1위 기업으로 2000년 한라그룹 부도 당시 매물로 나온 한라시멘트를 인수해 지금의 회사를 만들었다.

타 시멘트 업체처럼 수직계열화나 비(非)시멘트 사업에 관심을 쏟고 있는 것도 아니다. 라파즈한라는 시멘트 매출 외에 골재와 운항 매출도 있지만 운항 매출의 경우 지난해 선박을 매각하면서 올해는 없고 골재 매출 역시 20억 원 안팎에 불과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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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울러 수직계열화를 위해 레미콘 등으로 사업을 확장하겠다는 계획도 없다. 라파즈한라 관계자는 "본사의 핵심 비즈니스는 시멘트로, 시멘트 관련 제품 개발과 생산 효율성 제고를 통해 시멘트 사업을 강화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결국 업계 1위 수성을 목표로 세웠지만 실제 특별한 구상안이나 행보는 전혀 뒷받침되지 않고 있다.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과거 라파즈그룹이 라파즈한라 매각을 추진했던 사례까지 재조명 되고 있다. 라파즈는 지난 2009년과 2012년 라파즈한라 매각을 두 차례 진행하며 한국 시장에서 철수하려고 한 바 있다. 이를 볼 때 라파즈가 굳이 무리해서 사업을 확장하지는 않을 것이라는 평가다.

시멘트 업계 관계자는 "라파즈는 이미 두 차례 라파즈한라를 매물로 내놓은 바 있다"며 "시장 1위로 올라서겠다는 목표가 있다면 당연히 동양시멘트나 쌍용양회 인수전에 참여하겠다는 의사를 밝혀야 하는 데 특별한 언급은 전혀 없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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