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14년 12월 23일 11시02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전자부품 제조회사인 필코전자가 내년 4월 1일자로 푸마, 아디다스 등의 라이선스를 보유하고 있는 코웰패션을 흡수합병한다. 의류 사업 진출을 통해 IT사업의 부진을 만회하기 위해서다.합병작업은 비교적 순조롭다. 합병비율이 1대 256으로 높지만 걱정은 없다. 영앤진회계법인을 통해 공정한 합병가액을 산출, 합병가액이 높아 발생할 수 있는 논란을 원천 차단했다.
우회상장 이슈도 해결했다. 한국거래소는 비상장사인 코웰패션의 우회상장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지난 12일 주권매매를 정지했다. 그러나 다음 거래일(15일)에 바로 해제했다. 필코전자와 코웰패션의 최대주주가 케이지아이로 동일해 우회상장 요건에 해당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필코전자는 내년 2월 12일부터 한 달 동안 채권자 이의 신청을 접수받은 뒤 문제가 없을 경우 신주권을 상장해 합병작업을 마무리할 예정이다.
알짜 비상장기업인 코웰패션의 안정적인 실적을 기반으로 상장사인 필코전자가 다시 기술기업으로 도약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하게 되는 것이다.
하지만 필코전자와 코웰패션의 합병이 마냥 반갑지는 않다. 표면적으로 보이는 양사의 합병이전에 대주주간 석연찮은 거래가 많았기 때문이다.
우선 필코전자의 최대주주인 케이지아이는 코웰패션의 대주주인 엠디리테일(옛 AT벤처스)을 양사의 합병을 발표하기 하루 전에 미리 흡수 합병했다. 최대주주가 달라 발생할 수 있는 우회상장의 형식적인 요건을 회피하기 위한 목적이 컸다.
엠디리테일은 코웰패션의 지분을 55.67% 보유하고 있던 최대주주다. 케이지아이가 보유하고 있는 28.33% 보다 두 배 가량 많았다. 대주주간 합병이 없었다면 필코전자와 코웰패션의 합병이후 대주주가 케이지아이에서 엠디리테일로 바뀌어 우회상장 심사를 받아야 했던 것이다.
합병으로 케이지아이는 코웰패션 지분 84%를 보유하게 됐고 최대주주 변동은 발생하지 않았다.
케이지아이와 엠디리테일의 합병가격도 문제다. 회사에서는 정확한 합병비율을 밝히고 있지 않다. 그러나 등기부 등본에 기재된 주식수만을 단순계산했을 경우, 합병비율은 5대 1로 나온다. 엠디리테일 주식 5주를 케이지아이 주식 1주로 교환했다. 현금으로 매매차익을 계산하거나 중복 보유하고 있는 지분에 대한 거래금액은 제외한 규모다.
엠디리테일이 케이아이지가 보유한 필코전자보다 256배 높은 코웰패션 지분을 50% 이상 보유하고 있었지만 되레 제대로 자산가치를 평가 받지 못한 채 합병한 것이다.
이유는 있다. 엠디리테일의 최대주주는 케이지아이와 동일한 권오일 회장 측이다. 여기에 코웰패션의 가치를 반감시키는 다른 투자 자산을 보유하고 있어 기업가치가 낮아질 수 있다.
그러나 역시 제대로 설명은 되지 않는다. 대주주가 달랐다면 필코전자보다 256배 가치가 높은 코웰패션 지분을 매각해 이익을 극대화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현재로서는 케이지아이와 엠디리테일의 거래 문제를 명확하게 밝히기는 어렵다. 우회상장 이슈를 공시 하루전에 회피했지만 실질적인 대주주가 같아 자본시장법을 위반하지도 않았다. 엠디리테일의 자산가치 역시 하나하나 계산해 봐야 한다.
케이지아이와 엠디리테일이 다른 의도를 가지고 필코전자와 코웰패션을 합병한 것은 아닌지 관련 감독당국의 냉철한 판단이 필요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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