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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석래 효성 회장, 장남의 '갤럭시아그룹' 살리기 부실 계열사 갤럭시아디바이스 지분 전량 인수…조현준 사장 경영 행보 힘 실어

강철 기자공개 2015-01-07 08:52:00

이 기사는 2015년 01월 05일 09:1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조석래 효성그룹 회장(사진)이 갤럭시아커뮤니케이션즈(갤럭시아컴즈)가 가지고 있던 갤럭시아디바이스 지분 100%를 인수했다. 갤럭시아컴즈의 실적 저하를 막기 위한 조치다. 장남인 조현준 효성 사장이 중점 사업으로 추진해온 속칭 '갤럭시아그룹'의 계열사들을 지원하겠다는 의도도 내포된 것으로 관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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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일 효성에 따르면 조 회장은 갤럭시아컴즈로부터 갤럭시아디바이스 주식 447만 2000주(100%)를 9억 원에 인수했다. 지난해 3분기 말 기준 갤럭시아디바이스의 자본총액인 5억 원에 4억 원을 얹어 지분 전량을 매입한 셈이다.

조 회장의 갤럭시아디바이스 지분 매입은 모회사인 갤럭시아컴즈의 실적 저하를 막기 위한 조치로 볼 수 있다. 조 회장이 갤럭시아디바이스를 인수함으로써 갤럭시아컴즈는 매년 적자를 내던 골칫거리 계열사를 연결 실적에서 제외하게 됐다.

2009년 10월 갤럭시아컴즈와 함께 효성그룹에 편입된 갤럭시아디바이스는 2010년부터 매년 적자를 내고 있다. 특히 2011년과 2013년 각각 253억 원, 107억 원의 대규모 순손실을 냈고, 이는 모회사의 연결 실적과 재무상태를 급격하게 악화시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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갤럭시아디바이스는 주력 제품인 휴대폰(피처폰) 키패드(Keypad)를 중심으로 2009년까지 안정적인 매출을 올렸다. 그러나 2010년부터 스마트폰 시장이 빠르게 성장하면서 피처폰에 대한 수요가 사실상 사라졌고, 갤럭시아디바이스의 매출액과 수익성도 급격한 내리막길을 걸었다.

특히 삼성전자의 중국 시장 공략에 맞춰 칭다오(Qingdao)와 톈진(Tianjin), 웨이하이(Weihai) 등에 설립한 생산법인에서의 손실이 심각했다. 갤럭시아디바이스는 결국 2013년 웨이하이법인을 중국 현지법인에 3억 원이라는 헐값에 매각했다. 나머지 법인들에 대한 구조조정도 진행하고 있다.

갤럭시아컴즈는 2013년 초부터 효성ITX 등 다른 계열사와 함께 갤럭시아디바이스 지원에 나섰다. 2013년 1월부터 지난해 말까지 부동산 매입과 대여, 채무연장을 포함한 총 지원금은 약 100억 원에 달한다. 하지만 갤럭시아디바이스는 이 같은 지원에도 불구하고 누적되는 결손금으로 인해 2013년 말 기준 완전자본잠식에 빠졌다.

갤럭시아컴즈는 연결 실적의 저하가 지속되는 상황에서 부실 자회사에 대한 추가적인 자금 지원이 무의미하다고 판단하고 지난해 하반기 그룹에 인수를 요청했다. 조 회장은 이를 받아들이고 직접 인수에 나서기로 했다. 당초 지난해 10월 말 인수를 마무리 지으려 했으나 내부 사정으로 인해 시점이 2개월가량 연기됐다.

업계 관계자는 "상장사인 갤럭시아컴즈 입장에서는 지속되는 연결 손실로 인한 주가의 부진이 부담스러울 수 밖에 없다"며 "신규 사업으로 추진했던 소셜커머스의 중단으로 인한 후유증이 아직 남아있는 상황에서 자회사까지 신경 쓸 여력이 없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속칭 '갤럭시아그룹'으로 통하는 갤럭시아 계열사들은 조현준 사장에게 있어 자식과도 같은 존재다. 조 사장은 2008년부터 갤럭시아컴즈와 효성ITX를 중심으로 그룹 내 소그룹이라 할 수 있는 '갤럭시아그룹'을 키워왔다. 이를 통해 화학, 섬유 등 제조업에 국한된 그룹의 사업 영역을 IT로 확장하고자 했다. 확실한 경영 능력을 검증받는다는 의미도 있었다.

그러나 기대와 달리 갤럭시아디바이스를 포함한 대부분의 계열사들은 경영 정상화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LED조명 제조사인 갤럭시아일렉트로닉스는 2012년을 기점으로 수익성이 급격하게 저하되고 있다. 이로 인해 조 사장은 2013년 홍콩계 재무적투자자(FI)로부터 풋옵션 청구를 당하기도 했다. LED 부품업체인 갤럭시아포토닉스는 지난해 3분기 말 기준 완전자본잠식 상태에 놓여 있다. 갤럭시아디스플레이는 사실상 무늬만 회사인 상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조 회장이 직접 갤럭시아디바이스 지분을 인수하며 백기사로 나선 데는 향후 장남의 경영 행보에 적극적으로 힘을 실어주겠다는 뜻이 담긴 것으로 해석된다. 조 사장이 야심차게 추진한 신규 사업들이 사실상 실패 수순을 밟고 있으나 중장기적으로 회복할 수 있는 기회를 주는 동시에 재기의 발판을 마련해주겠다는 의도도 있는 것으로 보인다.

효성그룹의 차기 회장으로 거론되는 조 사장은 동생인 조현문 법무법인 현 변호사가 2013년 초 경영 일선에서 물러난 이후 후계자로서의 입지를 더욱 굳히고 있다. 지난해 7월에는 효성 지분을 10.4%까지 늘리며 조 회장을 제치고 최대주주에 오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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