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15년 01월 19일 07:0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연초 보험업계의 가장 큰 화두 중 하나는 IFRS4 2단계 연착륙 문제다. IFRS4 2단계는 국제회계기준위원회(IASB)에서 발표한 보험계약과 관련한 국제회계기준으로, 보험 부채에 대한 공정가치 평가 등이 골자다. 국내에서 로컬 룰로 시행하고 있는 부채평가 등을 국제적 기준과 일치시켜야 하는 것. 이 때문에 각 회사별로 부채평가에 추가적인 인력과 비용을 들여야 하는 상황이다.최근 김수봉 보험개발원장은 IFRS4 2단계가 도입되면서 보험사 한 곳당 계리사 40명씩, 업계 전체로 1600여명이 필요할 것으로 추산했다. 보험 부채평가 모델 등 적합한 시스템을 완전히 마련하기까지 총 400억~450억 원의 비용이 들어갈 것으로 예상했다.
금융당국이 IASB 권고 사항을 바탕으로 2018년까지 해마다 해야 할 일을 명시한 '재무건전성제도 선진화 종합로드맵'을 발표한 것은 IFRS4 2단계 적응이 결코 쉽지 않다는 방증이다.
하지만 보험사들의 준비는 크게 미흡한 실정이다. 지난해 말 더벨이 국내 보험사 15곳의 CRO를 대상으로 실시한 '2015년 더벨 리스크매니저 서베이' 결과 올해부터 시행되는 종합로드맵에 대한 회사들의 평균 준비 수준은 59%에 불과했다. 아예 일부 보험사들은 필요한 비용의 10%밖에 준비하지 못했다고 답하기도 했다.
그러나 보험사 CRO들은 아직 느긋한 모습이었다. 업계가 자발적으로 나서서 해야 할 일을 묻는 질문에 원칙론 수준의 답변만 나왔다. 한 보험사 관계자는 "각 회사 상황에 맞는 리스크관리를 실행하면 적정할 것"이라고 답변하기도 했다.
동시에 종합로드맵에 대해서 당국이 너무 서두르고 있다는 타박이 다수였다. 대형 보험사 중 한 곳은 "당국이 도입 시기와 그에 대한 분석 없이 너무 서두르고 있다"며 "당국 자신은 부채평가 모형을 검증할 만한 전문가 등 준비가 다 됐는지 반문하고 싶다"고 말하기도 했다.
보험업은 시장논리로 결정될 보험금마저 당국의 허락을 받아야 할 정도의 규제산업이다. 특히 최근 금융소비자 보호라는 글로벌 트렌드 때문에 보험사들이 금융당국으로부터 상당한 압박을 받은것을 모르는 바는 아니다.
그러나 이번 종합로드맵의 시기는 당국 임의로 설정한 것이 아니라 국제적 기준인 IFRS4 2단계를 맞추기 위한 것이다. 항상 규제 당사자였던 금융당국도 이번 만큼은 국내 보험사들이 일정에 맞추고 있는지 체크하는 페이스 메이커 역할에 불과하다. 선수들이 페이스메이커를 천천히 달리도록 한다면 남는 것은 팀 전원이 탈락하는 것뿐이다.
수입보험료 기준 세계 8위 규모로 도약한 우리 보험 산업이 국제적으로 인정받을 수 있는지 여부가 이번 IFRS4 2단계 준비에 달렸다. 금융당국이 쉼 없이 보험사들을 재촉하는 이유도 이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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