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씨소프트 소액주주, 경영권 분쟁 '변수' 될까? 공개서한 통해 윤송이 부사장 퇴진, 야구단 매각 등 제안
박제언 기자공개 2015-02-11 11:06:42
이 기사는 2015년 02월 10일 17시32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엔씨소프트가 최대주주인 넥슨과 불협화음을 일으키고 있는 가운데 소액주주들도 목소리를 내며 변수로 등장했다.10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엔씨소프트 주식 100억 원 규모를 보유한 한 소액주주는 김택진 엔씨소프트 대표에게 공개서한을 보내 △윤송이 부사장 퇴진 △NC다이노스 야구단 매각 등을 제안했다.
해당 소액주주는 지분율로 따지면 0.2% 정도에도 못 미친다. 하지만 해당 소액주주를 포함해 최소 50억 원어치 이상 엔씨소프트 주식을 보유한 소액주주들이 뜻을 모아 소액주주 운동을 전개할 계획으로 알려졌다.
해당 소액주주는 "(김택진 대표가) 과거의 재벌들이 반복했던 족벌체제를 강화하고 현실에 안주한다면 주주들은 지켜만 보고 있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윤송이 부사장의 사장 발령은 국내 일반 재벌의 구태의연한 행태라는 설명이다. 이번 윤 부사장에 대한 인사가 성과에 따른 적절한 인사인지 짚어봐야 한다는 것이다.
그는 서한을 통해 "엔씨소프트는 대표의 가족이면 그동안 경영 성과에 상관없이 사장에 오를 수 있는 회사로 전락했다"고 꼬집었다. 윤 부사장이 임원으로 입사한 후 탁월한 경영 성과가 있었던 것도 아니고 게임 산업의 흐름, 즉 모바일 게임 트렌드도 제대로 쫓아가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엔씨소프트는 윤 부사장의 사장 승진 배경에 대해 2012년 엔씨소프트 북미법인을 맡은 뒤 경영수완을 발휘해 지난해 흑자로 돌렸던 공을 인정받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윤 부사장이 대표로 있던 미국 엔씨웨스트홀딩스는 엔씨인터랙티브 등 3개 자회사를 연결대상으로 작년 3분기까지 1530억 원의 매출을 달성했다. 2012년 8월 출시한 게임 '길드워2'가 북미·유럽 시장에서 수익을 거둬들였기 때문이다. 같은 기간 순이익도 146억 원으로 집계됐다.
넥슨이 엔씨소프트에 요구한 주주제안에도 윤 부사장 등과 관련한 내용이 있다. 김택진 대표의 특수관계인 중 비등기 임원으로 재직 중인 자가 5억 원 이상의 연간 보수를 받는다면 이에 대한 보수 내역과 산정 기준을 공개하라는 내용이다. 해당 주주제안은 윤송이 부사장과 김택헌 전무를 대상으로 한 내용이라고 업계에서는 보고 있다.
엔씨소프트 소액주주의 공개서한에는 지난 2011년 창단한 야구단에 대한 지적도 있다. 김택진 대표가 야구단 운영을 하고 싶다면 개인 자금으로 운영하라고 서한을 통해 일갈하고 있다.
엔씨소프트 소액주주는 "야구단을 운영하는 데 한해 운영비만 300억 원 정도 들어가는 것으로 안다"며 "이 때문에 대부분의 프로 야구단은 국내 굴지의 대기업이 운영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엔씨소프트가 야구단을 운영하며 발생하는 홍보효과가 수 백억 원을 쏟아부을 만큼 대단한지 의문스럽다는 것이다.
실제로 엔씨소프트는 작년 3분기까지 광고선전비 명목으로 프로야구단인 엔씨다이노스에 131억 원가량을 지불했다. 엔씨소프트가 3분기까지 지출한 171억 원 광고선전비 중 75% 정도를 야구단으로 지급했다. 야구단을 통한 광고 효과가 쏠쏠하다고 엔씨소프트에서 판단한 모습이다.
엔씨소프트 소액주주는 "모래알처럼 흩어진 소액주주들이 모여 엔씨소프트를 대상으로 소액주주 운동을 전개할 계획"이라며 "10% 지분을 보유한 김택진 대표는 나머지 90%를 가진 주주들의 목소리에도 귀를 기울여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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