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플랜텍 유증 효과, 얼마나 갈까 [Company Watch]2900억 지원, 부채비율 245.7%..불안한 실적, 퇴직비용 겹쳐 '회귀' 불가피
김장환 기자공개 2015-03-05 08:39:00
이 기사는 2015년 03월 04일 15:04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포스코플랜텍의 재무구조가 크게 개선됐다. 포스코와 포스코건설이 대규모 유상증자를 통한 자금 지원에 나서준 덕분이다. 무엇보다 부채비율이 단번에 크게 줄면서 한숨을 돌리게 됐다.하지만 아직까지는 안심하기 어려운 수준의 재무건전성이란 평가다. 건전성 지표가 개선됐다고 하더라도 부진한 수준이기는 마찬가지인데다, 올해 수익성 전망 역시 긍정적이라고 말하기는 어려운 상태이기 때문이다.
4일 포스코에 따르면 지난해 말 연결기준 포스코플랜텍의 부채비율은 245.7%로 9월 말(736.6%) 대비 491.1%포인트 감소했다. 부채가 5304억 원으로 같은 기간 대폭 줄었고, 자본은 2159억 원으로 1100억 원 넘게 증가하면서 부채비율이 큰 폭으로 낮아졌다.
부채비율을 이처럼 줄일 수 있었던 것은 모기업 포스코와 주요 주주로 올라 있는 포스코건설이 지난해 말 자금 지원에 나서준 덕분이다. 포스코플랜텍은 지난해 12월 24일 포스코와 포스코건설을 대상으로 한 2900억 원대 제3자배정 유상증자를 단행했다.
여타 주주를 배제하고 포스코와 포스코건설이 자금을 지원하는 유상증자를 벌이면서 이들 기업의 포스코플랜텍 보유 지분율은 크게 늘었다. 유증 전 각각 34.5%, 7.4%를 보였던 포스코와 포스코건설의 포스코플랜텍 지분율은 유상증자를 거쳐 60.8%, 13.1%까지 확대됐다.
이처럼 지배력을 강화하기는 했지만 이를 긍정적인 면으로 해석하기에는 아직까지 어려움이 엿보인다. 기본적으로 포스코플랜텍이 대규모 순손실을 장기간 이어온 탓에 지분율 확대가 오히려 부정적 영향으로 이어질 것이란 관측이 우세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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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코의 경우 그동안 포스코플랜텍을 관계기업으로 순이익만 지분법손실을 통해 적용해왔지만 50% 지분율을 넘어선 탓에 이제는 실적 전체를 연결기준으로 잡아야 한다. 부진한 재무건전성 역시 마찬가지다. 포스코플랜텍이 보유한 대규모 부채와 차입금도 포스코의 연결기준 재무제표에 고스란히 반영시켜야 한다.
포스코건설 역시 지분이 증가하면서 그만큼 부담이 커졌다. 포스코플랜텍이 지난 몇 년 동안 단 한 번도 순이익을 기록한 적이 없고 매년 적자를 키우고 있다는 점 때문이다. 2013년에는 995억 원, 지난해에는 무려 2797억 원대 순손실을 기록했다. 포스코건설은 지분법손실을 통해 보유 지분율만큼 해당 손실을 떠안아야 한다. 지분율 상승분 만큼 유입되는 손실 비중이 더욱 커진 셈이다.
가장 큰 문제는 올해 역시 불안하기만 한 포스코플랜텍의 실적 전망이다. 철강 설비 엔지니어링 및 해양 플랜트 부품 제조에 주력하고 있는 상황에서 전방산업인 조선 경기의 회복세가 요원하다. 조선·건설업체들이 플랜트 발주 자체를 크게 줄일 것으로 보여 이로 인한 직격탄을 피하기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
이에 따라 그나마 개선된 재무구조가 올해 역시 과거 수준으로 빠르게 회귀할 수밖에 없을 것이란 분석도 있다. 특히 지난 몇 년간 포스코와 포스코건설 등을 대상으로 잇따른 유상증자를 단행해 자금 지원을 받아왔지만 번번이 '반짝 효과'에 그쳐왔다는 점이 이 같은 관측을 키우고 있다.
실제 포스코플랜텍은 지난해 3월 700억 원대 유상증자를 거쳐 부채비율을 565.2%에서 398.8%대까지 낮췄지만 불과 6개월 만에 부채비율이 736.6%대까지 치솟는 모습을 보였다. 누적손실로 결손금이 쌓여 자본총액이 깎여 나간 영향이다. 지난해 포스코가 2900억 원대 자금지원 계획을 세웠을 때 내부에서조차 이 같은 전력을 토대로 '밑 빠진 독에 물 붓기가 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기도 했다.
이를 뒤로하고 포스코플랜텍은 대규모 인력 구조조정 등을 통해 적자 줄이기에 만전을 기하겠다는 방침이다. 지난달 포스코는 포스코플랜텍 포항 본사와 울산사업장 등 전 직원 1000여 명을 대상으로 희망퇴직을 실시해 300여 명 정도를 감축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처럼 대규모 인력 구조조정을 실시하는 것은 1982년 창사 이례 처음이란 평가다.
대규모 희망퇴직은 장기 효과를 떠나서 당장 포스코플랜텍의 올해 1분기 실적과 재무에는 부정적 영향으로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퇴직금과 위로금으로 18개월치 임금을 지급하기로 결정하면서 대규모 비용 지출이 불가피하다. 수주 실적 악화와 더불어 일회성 비용 지출 증대로 3월 말 재무건전성 역시 현재 수준보다 악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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