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경영분석]김주하 농협은행장 '수익성·건전성' 잡다[2014년 4분기]⑧수수료 사업 집중 추진…거액 부실여신 중점관리
안경주 기자공개 2015-03-10 07:36:21
이 기사는 2015년 03월 05일 13:0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지난해 취임한 김주하 농협은행장의 첫 과제는 '수익성' 개선이었다. 2012년 NH농협금융그룹 출범 이후 대내외적인 경영 환경 악화로 인해 2012년과 2013년 농협은행의 실적이 크게 악화됐기 때문이다. 농협중앙회에 내야하는 브랜드사용료나 배당도 부담이 됐지만 저금리 기조에 따른 수익 감소가 가장 뼈아팠다.김 행장은 올해도 '수익성'을 경영화두로 제시했다. 저금리 기조 장기화로 예대마진 축소, 충당금 비용 증가 등 농협은행의 지난해 경영실적이 기대보다 만족스럽지 못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일년 전과 상황이 다르다. 예수금과 원화대출금 증가율이 은행권 1위를 달리고, 펀드와 방카슈랑스 사업 등에서도 우수한 실적을 보이는 등 기반을 다졌다는 평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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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수수료 사업 집중…수익성 개선 견인
농협은행은 지난해 당기순이익 3301억 원을 기록했다. 전년대비 103.3% 증가한 실적이다. 순익 증가율만 비교하면 우리은행(63.9%), 국민은행(17.3%), 신한은행(6.0%)의 증가율을 훨씬 넘어서는 수치다. 더욱 농협은행의 명칭사용료 부담전 당기순이익은 5519억 원으로 신경분리로 농협은행이 출범하기 직전인 2011년 당기순이익과 비슷한 수준이다.
농협은행의 순익이 늘어난 것은 순이자마진(NIM) 하락에도 불구하고 원화대출금을 늘려 이자이익 감소 규모를 줄였기 때문이다. 농협은행의 NIM은 2013년 2.12%에서 지난해 말 2.00%로 0.12%포인트 하락했다. 우리은행만이 같은기간 0.26%포인트 하락했을 뿐 신한은행(-0.02%포인트)과 국민은행(-0.10%포인트)의 하락폭은 더 낮았다.
NIM 감소에도 불구하고 지난해 이자이익 규모는 전년도와 비슷한 수준을 유지했다. 농협은행의 지난해 이자이익은 4조1337억 원으로 전년(4조1582억 원)대비 0.59% 감소하는데 그쳤다. 같은 기간 신한은행의 이자이익은 0.38% 증가했고, 국민은행과 우리은행은 각각 4.54%, 6.54% 감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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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협은행의 수익성 개선은 김주하 행장 취임 후 과감히 추진한 '공격 경영' 전략에 기반한다. 김 행장은 취임 직후 현장경영을 통해 영업력을 강조하고 원화대출금과 원화예수금 확대에 집중했다. 이자이익 증가의 기초 체력을 늘린 것이다.
농협은행의 지난해 원화대출금은 154조4000억 원으로 전년대비 12조4000억 원(8.7%) 증가했다. 같은 기간 신한은행이 13조 원(8.8%) 늘린 것과 큰 차이가 없다. 반면 국민은행은 8조7000억 원(4.6%), 우리은행은 11조5000억 원(7.5%) 증가했다.
원화예수금 증가 규모는 더욱 차이를 보였다. 농협은행의 지난해 원화예수금은 156조7000억 원으로 전년대비 17조2000억 원(12.3%) 증가했다. 같은 기간 신한은행은 12조8000억 원(8.5%) 증가했고, 국민은행과 우리은행도 각각 8조6000억 원(4.4%)과 10조9000억 원(6.7%) 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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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에 펀드와 방카슈랑스 사업 등 수수료 사업에 집중하면서 수익을 늘렸다. 수수료이익 규모는 신한은행 등 주요 시중은행에 비해 절반 이하 수준이지만 성장률은 은행권 1위였다.
농협은행의 지난해 수수료이익은 3883억 원으로 전년대비 13.8%(470억 원) 증가했다. 같은 기간 신한은행의 수수료이익 증가 규모가 540억 원(7.2%)으로 더 컸지만 성장성면에서는 더 낮았다. 오히려 국민은행과 우리은행은 각각 2.4%(267억 원)과 1.1%(100억 원) 감소했다.
농협은행 관계자는 "펀드와 방카슈랑스의 판매 규모는 크지 않지만 성장성은 지난해 은행권 최고로 좋았다"고 말했다.
◇ 건전성 개선, 희망을 보다
농협은행의 최우선 과제 중 하나는 건전성 개선이다. 2013년 분기 적자를 기록했던 것도 STX 등 기업 구조조정에 따른 거액 부실여신 발생으로 대규모 대손충당금을 쌓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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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행장은 원화대출금과 원화예수금을 늘리며 성장 기반을 다지면서 농협은행의 고질적 문제인 건전성 개선도 달성했다는 평가다. 수익성과 건전성이란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았다는 것. 실제로 고공행진을 하던 고정이하여신(NPL)비율과 연체율이 대폭 하락했다.
농협은행 NPL비율은 2013년 1.97%에서 지난해 말 1.62%로 0.35%포인트 하락했다. 같은 기간 연체율도 1.02%에서 0.77%로 0.25%포인트 하락했다. 지난해 대손충당금전입액 역시 9114억 원으로 전년의 1조899억 원보다 1785억 원(16.4%) 줄었다.
농협은행 관계자는 "농협은행의 건전성지표가 신한은행이나 국민은행 등 시중은행에 비해 좋지 않다"며 "타 은행과 달리 일정 수준 이상의 수익을 내야하고 대규모 대손·상각을 할 수 없는 상황에서 건전성이 큰 폭으로 개선된 것은 (농협은행 건전성에) 긍정적 신호"라고 말했다.
다만 농협은행의 총영업이익경비율(CIR)이 높다는 점에서 비용통제는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농협은행의 지난해 CIR은 63.2%를 기록해 신한은행(56.4%), 국민은행(55.7%), 우리은행(55.9%)보다 높았다. 다만 농협은행의 지난해 CIR 상승률은 1.9%포인트로 신한은행(4.1%포인트), 국민은행(2.3%포인트), 우리은행(2.6%포인트) 등보다 낮은 수준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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