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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부팜한농, 화공사업 매각 난항…CFO 교체설 부상 유가하락 여파…'매각여부-CFO 교체' 연관성 없어, 사채 상환여력 충분

강철 기자공개 2015-03-10 08:36:00

이 기사는 2015년 03월 09일 09:3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동부팜한농이 유동성 확보를 위해 지난해부터 추진한 화공사업부 매각이 지연되고 있다. 국제 유가의 하락으로 인산, 질산, 황산 등 주력 제품의 가격 경쟁력 약화가 우려되는 등 우호적이지 않은 시장 상황이 매각 협상 과정에서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

매각이 난항을 겪으면서 일각에서는 최고재무책임자(CFO)인 구자용 부사장의 교체설이 제기되고 있다. 구 부사장은 화공사업부의 매각을 사실상 총괄하고 있다. 성공적인 매각 완료 여부에 따라 구 부사장의 향후 거취도 결정될 것으로 관측된다.

◇ 유가 하락으로 매각가격 산정 이견…'매각 결렬 아니다"

9일 업계에 따르면 동부팜한농이 미국 올브라이트 캐피탈 매니지먼트(ACM)와 협상을 벌이고 있는 화공사업부 매각이 예상 시점보다 지연되고 있다. 당초 업계에서는 동부팜한농이 회사채 만기 도래 등을 고려해 적어도 1월 중에는 매각을 마무리할 것으로 예상했다.

국제 유가의 하락이 매각 협상 과정에서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 동부팜한농과 ACM은 1100억~1200억 원에서 매각금액을 확정하려 했다. 그러나 유가가 하락하면서 ACM에서 금액을 낮추자고 제안했고, 이로 인해 협상은 답보 상태에 빠졌다. ACM에서 제시한 가격은 1000억 원 이하인 것으로 전해졌다.

화공사업부는 납사(Naphtha)를 기초 원재료로 인산, 질산, 황산 등의 화학 제품을 제조하고 있다. 따라서 납사의 가격(국제 유가) 변동이 수익성에 미치는 영향이 크다. 특히 유가가 떨어질 경우 판매 가격 하락에 따른 매출액 저하가 심해진다.

동부팜한농 관계자는 "향후 유가가 반등할 가능성도 있는 만큼 조금 더 시간을 두고 가격 협상을 진행하기로 했다"며 "매각 상대방 측에서 여전히 화공사업부 인수에 높은 관심을 보이고 있으며 일각에서 제기된 협상 결렬은 사실이 아니다"라고 밝혔다.

동부팜한농과 ACM은 지난해 말부터 화공사업부 매각 협상을 벌였다. ACM은 매들린 올브라이트 전 미국 국무장관이 설립한 자산운용사로 아시아 지역에 대한 투자를 늘리고 있다. 매각안에는 △양도 이후 사업부의 상각전영업이익(EBITDA)에 따른 금액 정산 △ 우선매수권 부여 등이 포함됐다.

동부팜한농은 화공사업부 매각으로 확보한 자금을 회사채 상환에 사용할 예정이다. 당장 오는 4월과 10월 각각 600억 원, 300억 원 규모의 회사채 만기가 도래한다. 다만 화공사업부 외에도 현금화가 가능한 자산들이 있기 때문에 이달까지 반드시 매각을 성사시켜야 하는 건 아니다.

◇ 구자용 CFO 거취는

화공사업부의 성공적인 매각은 최고재무책임자(CFO)인 구자용 부사장의 거취와도 연관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 구 부사장은 대상자 선정, 계약 전략 수립, 가격 논의 등 금번 매각 업무 전반을 총괄하고 있다. 사실상 구 부사장의 최종 결정을 토대로 협상을 진행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업계에서는 이달 중으로 매각을 완료하지 못할 경우 CFO가 교체될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다. 동부팜한농 내부에서도 CFO 교체설이 돌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일각에서는 ACM이 원하는 외부 인사를 지목해 새로운 CFO로 세울 수 있다는 관측을 내놓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예전에도 자금 조달 이슈가 부침을 겪을 때마다 책임론에 따른 CFO 교체설이 제기되곤 했다"며 "화공사업부 매각 건이 중대한 사안인 만큼 빠른 시일 내에 본계약 체결을 이끌어 낼 수 있는 전문가를 찾고 싶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같은 CFO 교체설은 2013년 리파이낸싱 자금 3500억 원을 조달하는 과정에서 재무적투자자(FI)들과 맺은 계약 조항에서 비롯된 것으로 관측된다. 동부팜한농과 FI들은 계약서에 현금 흐름을 비롯한 재무 건전성이 나빠질 경우 CFO를 교체할 수 있다는 조항을 넣었다.

FI들과의 계약 당시에는 화공사업부의 매각 자체가 거론되지 않았던 만큼 매각 여부가 구 부사장의 거취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다만 매각 실패로 인한 현금 유동성 저하를 재무 건전성 악화와 연결시키는 경우를 배제할 수는 없다.

ACM 외에 2~3곳의 투자자들이 화공사업부 인수에 관심을 보이고 있는 점은 매각 불발 가능성을 낮추는 요인이다. 한 투자자는 최근 인수의향서를 제출한 것으로 전해졌다. ACM과 결국 이견을 좁히지 못한다 해도 곧바로 다른 투자자와 협상 테이블을 꾸릴 수 있는 셈이다.

동부팜한농 관계자는 "선제적인 자금 조달 차원에서 화공사업부 외에 기타 자산을 담보로 활용한 파이낸싱 계획을 가지고 있다"며 "4월 회사채 만기 전까지 화공사업부 매각을 완료하지 못할 경우 큰 위기에 빠질 거란 분석은 전혀 설득력이 없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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